찌르고 박혜진(오른쪽)이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53㎏ 이하급 결승전에서 대만의 린웨이준을 꺾고 금메달을 확정한 뒤 포효하고 있다. 항저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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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지고 윤지수가 26일 중국 항저우의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중국의 사오야치를 꺾고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항저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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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여자 53㎏급 짜릿한 뒤집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 ‘우뚝’

여자 유도 김하윤, 중 쉬스옌 꺾고
78㎏ 이상 최중량급 사상 첫 우승

사격 러닝타깃 10m 혼합 단체 ‘금’
펜싱 여자 사브르 윤지수 ‘금메달’

항저우에서 무명의 미생이 완생의 꿈을 이뤘다. 박혜진(24·고양시청)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생애 첫 국제대회 정상에 올랐다.

박혜진은 26일 중국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여자 53㎏급 결승에서 대만의 린웨이준을 상대로 라운드 점수 2-1(7-6 7-9 12-9)로 승리했다.

국제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박혜진은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금빛 발차기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한국 태권도는 전날 장준(23·한국가스공사)에 이어 이틀 연속 겨루기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박혜진은 린웨이준을 상대로 짜릿한 뒤집기로 이겼다. 1라운드에서 경기 종료 1초를 남기고 두 차례 몸통 공격에 성공하면서 7-6으로 승리했다. 박혜진은 2라운드를 7-9로 내줬으나 마지막 3라운드에선 상대의 큰 키를 감안해 몸통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다 막바지 상단 공격이 성공하면서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날 박혜진의 금메달은 자신을 따라다니던 불운을 떼어냈다는 의미가 있다. 실업 2년차인 그는 조선대 시절부터 상대를 몰아붙이는 공격력과 체력이 일품이지만 큰 무대에선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혜진은 국내에선 성과를 냈다. 지난해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태권도 겨루기 여자 53㎏급에서 우승하고, 지난해 3월 세계대학경기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박혜진은 2019년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16강)와 2022년 과달라하라 세계선수권(8강) 그리고 올해 청두 유니버시아드(16강)까지 메달권에 오르지 못했다.

함준 고양시청 감독은 “메달에 대한 갈망으로 다쳐도 쉬는 법을 모르던 선수”라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도 긴장을 많이 했는데, 마침내 큰 무대에서도 이기는 법을 깨쳤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사격 러닝타깃 10m 혼합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정유진(청주시청), 하광철(부산시청), 곽용빈(충남체육회)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1116점을 기록, 5개 참가국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이들은 전날 남자 10m 러닝타깃 정상 단체전에서 한국 사격의 첫 금메달을 수확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또 금빛 총성을 울렸다. 러닝타깃은 국내 등록선수가 8명에 불과할 정도로 저변이 열악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털고 활짝 웃었다.

유도에서도 의미 있는 첫 금메달이 나왔다. 여자 최중량급 간판 김하윤(안산시청)이 78㎏ 이상급 결승전에서 쉬스옌(중국)을 밭다리 후리기 절반으로 꺾고 우승했다. 김하윤은 이번 대회 한국 유도 첫 금메달이자 아시안게임 여자 최중량급 사상 첫 우승 기록도 세웠다.

펜싱에서도 금메달이 이어졌다. 프로야구 롯데 에이스 투수였던 윤학길의 딸로도 잘 알려진 윤지수(서울특별시청)가 여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윤지수는 결승전에서 사오야치(중국)를 15-1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앞선 두 번의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 멤버로 활약했던 윤지수는 개인전 첫 입상을 금메달로 장식했다.

10회 연속 단체전 결승에 올랐던 한국 남자 탁구는 최강 중국을 맞아 0-3으로 져 은메달을 땄다.

항저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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