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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문상열의 부시리그'

두 노장 감독 쇼월터와 프랑코나의 엇갈린 퇴장 [문상열의 부시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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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난 시즌 101승을 거둔 뉴욕 메츠 베테랑 벅 쇼월터 감독은 올해 성적 부진으로 해고됐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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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2일 메이저리그 2023년 정규시즌이 마감되는 날 60대의 두 노장 감독은 선수, 팬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그러나 작별 인사의 방법은 달랐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테리 프랑코나 감독(64)은 이미 은퇴를 선언한 터라 원정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팬들로부터 환대받았다. 공교롭게도 이날 홈팀 1루수 미겔 카브레라의 은퇴와 겹쳤다. 클리블랜드 팬들과는 지난달 28일 홈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작별 인사를 고했다.

뉴욕 메츠 벅 쇼월터 감독(67)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이 벌어지기 전날 “2024시즌 야구계로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쇼월터 감독은 전년도에 101승을 거둬 1986년 이후 메츠 최다승을 이끌었다. 3년 계약이 돼 있어 2024시즌에 종료된다.

최종전에서 쇼월터 감독은 선발 라인업 오더를 교환했다. 필리스도 예를 갖춰 롭 톰슨 감독이 오더를 교환했다. 메이저리그는 보통 3연전 첫날 감독이 오더를 교환하고 다른 경기 때는 코치 또는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되면 선수가 나선다.

쇼월터 감독이 오더를 교환하고 돌아오자 메츠 선수단은 덕아웃 앞에서 도열해 강제로 은퇴하는 감독에게 뜨거운 박수로 존경심을 표했다.

프랑코나, 쇼월터 감독 나란히 야구인과, 언론 종사자, 팬들부터 존경받는 지도자다. 60대에도 불구하고 선수들과 소통, 미디어 친화적, 낮은 자세로 임하는 태도, 리더십 등으로 MLB의 손꼽히는 명장으로 꼽힌다. 프랑코나 감독은 집에서 야구장까지 스쿠터를 타고 다닌다. 한때 스쿠터를 잃어버렸다는 기사가 나오자 다음 날 경찰이 바로 찾아줬다.

프랑코나 감독은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86년 이어진 ‘밤비노의 저주’를 풀고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스몰마켓 클리블랜드에서도 2016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을 우승시켰다. 시카고 컵스와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져 두 팀 WS 우승에는 실패했다.

쇼월터 감독은 꼿꼿한 노신사 풍이다. 뉴욕 양키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텍사스 레인저스, 뉴욕 메츠 등에서 3393경기를 지휘했다. 4팀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유일한 지도자다. 월드시리즈를 우승하지 못한 게 흠이다.

그의 해고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으로 임명된 데이비드 스턴스(38) 야구 담당 사장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MLB 네트워크의 ‘하이 히트’ 진행자 크리스 루소와 알라노 릿조는 스턴의 잔머리를 맹렬히 비난했다. 여성 진행자 릿조는 메츠의 쇼월터 감독 해고는 “메츠 구단의 부시 리그(미국에서는 수준 낮은 행위로 표현된다)라며 노장의 퇴장을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올 시즌 최고 연봉에도 성적이 부진한 데는 쇼월터 감독의 책임이 아니라는 게 공통된 견해다. 맥스 셔저, 저스틴 벌랜더 두 최고 연봉자(4333만 달러) 계약은 구단주의 오더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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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8일 홈 구장에서 마지막 경기를 벌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테리 프랑코나 감독이 팬들의 환호에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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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스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이 10월 1일로 해지됐다. 그러나 이미 스턴스의 사장 부임은 예정돼 있었다. 메츠 빌리 에플러 GM이 쇼월터를 해고하고 자신은 이와 무관한 척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새 감독을 임명하려는 시도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턴스는 “자신은 밀워키와 계약이 돼 있어 쇼월터를 해고도 대화도 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자들이 이를 믿을 리 만무다. 루소 진행자와 기자들은 노장 감독의 퇴진에 용퇴가 아닌 해고의 칼을 사용한 데 분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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