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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게임 '풋볼 매니저'로 아프리카팀 도와준 英전력분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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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카를루스 마네(왼쪽)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인기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 '풋볼매니저'를 활용해 아프리카 국가대표팀의 전력 보강을 도운 사례가 실제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서아프리카 기니비사우 축구 국가대표팀에 자발적으로 협조한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 전력분석원 잭 콜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콜스는 풋볼매니저를 즐기던 중 부모의 이민 등 사유로 복수 국적을 갖게 된 세계 각지의 선수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콜스는 가디언에 "처음에는 퀴라소와 네덜란드의 관계를 알아보다가 복수 국적자가 참 많다는 걸 알았다"며 전 세계에 퍼진 선수들을 모으면 가장 이익을 볼 수 있는 국가를 찾다가 기니비사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네덜란드령 퀴라소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복수 국적 제도를 활용해 최근 국가대표팀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 FIFA 규정상 성인 대표팀 출전 이력이 없다면, 조건에 따라 보유한 다른 국적의 축구협회가 꾸린 대표팀 소속으로 뛸 수 있다.

콜스는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트인으로 기니비사우축구협회와 접촉, 자신이 풋볼매니저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와 접촉한 선수들의 명단을 넘겨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기니비사우축구협회는 왜 연고도 없는 영국인 남성이 무료로 도움을 주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을 드러냈으나, 이내 콜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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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시절의 멘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풋볼매니저는 게이머가 감독이 돼 팀을 운영하는 게임이다. 게이머는 선수 선발, 코칭스태프 구성과 훈련은 물론 세세한 부분까지 전술을 만들어 경기를 치른다.

스타 선수나 구단주와 기 싸움, 성적이 떨어지면 분노하는 서포터들과의 소통 등 축구팀 운영의 거의 모든 부분이 게임에 포함돼 1993년 시리즈의 첫 편이 발매된 이래 축구 팬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축구 변방국까지 수만 명의 선수를 국적, 신체조건, 축구 기술 등 수십 가지 능력치로 정확히 구현한 점은 이 게임의 '백미'로 꼽힌다. 콜스는 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것이다.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과거가 있는 인구 200만의 기니비사우의 FIFA 랭킹은 106위다. 1994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부터 2015년까지 예선에서 발길을 돌렸지만, 2017년부터 올해 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 본선행을 이뤘다.

2016·2017년 K리그 울산 현대·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외국인 선수로 뛴 프레데릭 멘디가 기니비사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콜스는 이후 과정은 지난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풋볼매니저로 선수를 확인한 후 링크트인 등을 통해 에이전트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접촉하는 식이다.

대부분 '무응답'이지만, 연락이 닿아 콜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 중 다수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표팀에 합류를 꺼렸으나, 몇몇이 관심을 보이자 이들을 선례 삼아 다른 선수를 설득하는 일도 점차 쉬워졌다는 게 콜스의 설명이다.

콜스가 꼽는 대표 사례는 1994년생 카를루스 마네다. 스포르팅(포르투갈), 슈투트가르트, 우니온 베를린(이상 독일)에서 뛴 그는 포르투갈 연령별 대표로 뛰었으나, 성인 대표팀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결국 기니비사우 대표팀을 선택한 마네는 지난달 12일 시에라리온과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93분을 소화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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