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94.4점 넣으며 13승 1패…필드골·3점·자유투도 1위
선수들 독려하는 김주성 감독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시즌 초반 선두를 질주하는 원주 DB가 '역대급 화력'을 뽐내고 있다.
6연승만 두 번을 해내며 13승 1패를 거둔 DB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무려 94.4점이다. 2위 부산 KCC(84.9점)보다 10점가량 높다.
올 시즌 10팀 평균 득점(82.7점)과 격차도 크다.
DB의 공격력이 얼마나 매서운지는 '과거'와 비교하면 더 뚜렷해진다.
올 시즌 DB의 94.4점은 1997년부터 이어져 온 프로농구 역사에서 한 경기 평균 최다 득점 부문 12위에 해당한다.
1∼11위는 모두 프로농구 초창기인 1997∼2001년 사이 시즌을 치른 팀이다.
프로농구 초기는 다득점이 어렵지 않았다. 원년인 1997시즌 8팀의 정규리그 평균 득점이 무려 95.5점이다.
김태환 감독 체제에서 '신바람 농구'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공격에 치중한 2000-2001시즌 창원 LG(103.3점)는 100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다득점 추세는 프로농구 시즌이 쌓이고 수비 전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둔화했다.
1997시즌에는 2팀을 빼고 모두 평균 90득점을 넘겼으나, 2002-2003시즌에는 한 팀도 90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환호하는 강상재와 알바노 |
DB 이전에 마지막으로 평균 득점 90이라는 고지를 넘은 팀은 2004-2005시즌 대구 오리온스(90.4점)다.
이례적 득점력의 비결은 정교한 슛이다.
DB의 필드골 성공률은 52.4%로, 올 시즌 유일하게 50%를 넘겼다.
세부적으로 뜯어봐도 타 팀과 압도적 격차를 보인다.
2점 성공률(59.4%)은 60%에 육박해 2위권을 이룬 안양 정관장(53.2%)·대구 한국가스공사(53.1%)를 크게 따돌렸다.
팀 전체 3점 성공률(39.7%)도 40%가 코앞이다.
각 팀 간판 슈터가 기록할 만한 수치가 DB의 평균인 셈이다.
게다가 DB는 자유투 성공률(81%)까지 80%를 넘었다.
팀 전체의 자유투 성공률이 80%를 상회한 마지막 팀은 2007-2008시즌 안양 KT&G(현 정관장·80.6%)다.
시즌 초반이지만, 화력이 돋보이는 DB에서도 가장 손끝이 뜨거운 선수는 강상재다.
매 경기 10개가량 슛을 던진 강상재는 필드골 성공률 58.2%, 3점 성공률 47.1%, 자유투 성공률 83.3%를 기록 중이다.
평균 득점(14.6점)도 디드릭 로슨(24.1점), 이선 알바노(15.4점)에 이어 팀 내 3위로 준수하다.
돌파하는 로슨 |
박인웅과 최승욱도 출전 시간은 20분가량이지만, 필드골·3점 성공률이 각각 52.8%·46.3%, 57.4%·50%를 기록하는 등 포워드 라인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지난 2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에 DB가 보여주는 공격력을 설명하며 감탄했다.
전 감독은 "팀 3점 성공률이 40%다. 2점은 60%다. 내가 저번 DB전에서 (선수들에게) '팀이 180클럽이다'라고 했었다"며 "그러니까 득점이 90점 이상이 안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180클럽'이란 원래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필드골 성공률 50%, 3점 성공률 40%, 자유투 성공률 90%를 초과하는 특급 선수들을 일컫는 용어다.
DB의 경우 2점, 3점, 자유투 성공률이 각각 얼추 60, 40, 80%인 만큼 합치면 180%가 된다는 게 전 감독의 설명이다.
180클럽의 일반적 정의와는 맞지 않지만, DB의 가공할 공격력에 대한 전 감독 나름의 찬사인 셈이다.
전 감독은 "DB는 지금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무조건 득점이 90점이 넘을 수밖에 없다. 너무 잘한다. 인정"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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