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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토)

길거리에서 올림픽으로…‘브레이킹’ 판 키우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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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브레이킹 크루 배틀 대회 ‘비비고 얼티밋 배틀’에서 우승한 ‘퓨전 MC’. [사진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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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헤드스핀(바닥에 머리를 대고 회전하는 기술)과 윈드밀(어깨와 등을 바닥에 대고 다리를 들어 올려 회전하는 기술)에 탄성이 쏟아진다. 아슬아슬한 프리즈(한 손이나 두 손을 바닥에 짚고 특정 자세로 정지하는 기술)에 관중의 시선이 멈춘다. 월드챔피언 출신인 이세이(이세이 호리)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시게킥스(나카라이 시게유키·이상 일본)가 4강 진출을 놓고 1대 1 연장 승부를 펼치자 열기는 더 고조됐다. 지난 2일 경기 고양시 CJ ENM 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브레이킹 크루 대회 ‘비비고 얼티밋 배틀(Ultimate Battle)’의 풍경이다.

브레이킹은 1970년대 초반 미국 뉴욕에서 힙합 댄스의 한 장르로 태동한 종목이다. 대중에게는 ‘비보잉’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과거엔 자유분방한 젊은이들의 거리 문화로 여겨졌지만, 파리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인식이 달라졌다. 이제는 고난도 기술과 예술성을 접목한 ‘스포츠’로 인정받는다. 세계 정상권의 기량을 자랑하는 한국도 브레이킹의 저변을 넓혀가는 추세다. 지난 9월에는 서울시청과 도봉구청이 실업팀을 창단했다.

외국에선 오래전부터 여러 대기업이 브레이킹 대회를 개최하고 세계적인 댄서들을 후원해왔다. 한국에선 CJ그룹이 새 장을 열었다. 지난해 10월 세계브레이킹선수권을 후원한 데 이어 개인이 아닌 크루가 6 대 6으로 겨루는 ‘비비고 얼티밋 배틀’을 이날 처음으로 개최했다. 크루 배틀 최초로 라운드로빈 방식을 도입했고, 세계선수권 심사를 맡아온 레전드 댄서들을 심사위원으로 초빙했다. 올림픽·아시안게임과 동일한 방식으로 채점해 선수들이 ‘올림픽 기준’에 익숙해지도록 했다.

4시간에 걸친 치열한 대결 끝에 우승을 차지한 팀은 한국의 ‘퓨전 MC’였다. 한국 국가대표 상비군 레온(김종호)이 이끄는 퓨전 MC는 우승 상금 3000만원과 함께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또 다른 상비군 주티주트(박민혁)가 리더를 맡은 ‘베이스 어스’는 준우승(상금 1000만원)을 차지했다.

한국댄스스포츠연맹(KFD)과 함께 개최한 청소년 브레이킹 배틀 ‘퓨처 챌린지’도 의미 있는 행사였다. 연맹에 등록된 18세 이하 선수 중 비보이 12명, 비걸 4명이 참가해 값진 배틀 경험을 쌓았다. 남자부에서는 중학교 1학년인 요미파크(박창희), 여자부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인 민지(송민지)가 고교생들을 제치고 결승에 올라 큰 박수를 받았다.

정형식 브레이킹 국가대표팀 감독은 “훌륭한 유망주들이 많아 인상적이었고, 앞으로 기대가 크다”며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열심히 하면 더 올라갈 수 있다. 한국 브레이킹의 장래가 밝다”고 말했다.

고양=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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