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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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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받은 다음 류현진 등번호 꿀꺽… 유쾌한 시작, 명예회복도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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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 등번호를 17번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17번을 달고 메이저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현대 야구에서는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투타 겸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 과정에서 2021년, 그리고 2023년 두 번이나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주가가 치솟았다. 그 결과는 세계 스포츠 역사에 충격적인 계약의 탄생이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그리고 북미스포츠 역사상 첫 총액 5억 달러 이상의 계약이 확실시된다는 평가 속에 2023년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결과는 그 이상이었다. 지난 12월, LA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역사적인 계약에 서명했다.

물론 연간 200만 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6억8000만 달러는 10년 계약이 끝난 뒤 받는다. 이른바 지불 유예 조항이다. 이 때문에 향후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제 계약 가치는 4억6000만 달러에서 5억 달러 정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타니는 당분간은 깨지기 어려울 상징성을 잡았고, 다저스는 실리는 잡은 셈이다.

그런데 하나의 고민이 있었다. 바로 배번이었다. 오타니는 당연히 17번을 원했다. 그런데 다저스에는 임자가 있었다. 베테랑 우완 불펜 조 켈리(35)가 그 주인공이었다. 오타니가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양보가 필요했다. 심지어 켈리는 구단이나 오타니가 그냥 찍어 누를 수 있는 선수도 아니었다. 나름 경력이 화려한 베테랑 불펜 투수였기 때문이다. 만약 켈리가 ‘NO’를 외친다면, 오타니는 훗날 켈리가 팀을 떠난 뒤에야 배번을 이어받을 수 있었다.

2012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켈리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450경기(선발 81경기)에 나가 53승37패90홀드7세이브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한 베테랑 선수다. 나름대로 자신의 영역이 확실한 선수였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켈 리가 자존심을 내세울지, 아니면 양보를 할지에 관심이 몰렸다. 다저스가 정중하게 의사를 묻자, 켈리는 흔쾌히 배번을 양보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17번 문제는 잘 풀렸다.

실제 켈리의 아내는 오타니 계약 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Ohtake17 캠페인’ 동영상을 올려 다저스 팬들로부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말 그대로 오타니가 다저스에 입단해 17번을 가져가라는 것이었다. 켈리의 아내인 에슐리는 “(유니폼 등 상품에) 이름이 적힌 것은 오타니로 바꾸면 된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감동한 오타니는 켈리의 아내에게 고가의 포르쉐 자동차를 선물하는 것으로 배번 수여식(?)을 마무리했다. 아직 2024년 다저스의 공식적인 배번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오타니가 내년 17번을 달고, 켈리는 99번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켈리는 지금까지 58번, 56번, 17번을 달았던 선수인데 58번과 56번도 임자가 있었다. 99번은 류현진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달았던 등번호다. 류현진은 나름대로 다저스에서 큰 성공을 거둔 투수였고, 어쩌면 켈리도 이런 기운을 노렸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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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게 오프시즌을 마무리하는 켈리지만, 2024년은 그의 경력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즌이기도 하다. 켈리는 지난 시즌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다저스로 트레이드됐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다저스에서 뛴 경력이 있던 켈리인데 다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것이다.

다저스와 비교적 궁합이 잘 맞는지 활약상은 괜찮았다. 켈리의 메이저리그 통산 평균자책점은 3.95다. 그런데 자신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보스턴에서의 5년간은 4.33이었고, 화이트삭스 이적 후 2년간은 2승8패 평균자책점 5.59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다저스 이적 후에는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4로 반등하는 등 다저스 소속으로 평균자책점은 3.42로 좋은 편이다.

결국 다저스도 켈리와 1년 8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불펜 필승조로서의 몫은 확신할 수 없지만, 어쨌든 있으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묻어나는 금액이다. 아무리 인플레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불펜 투수에게 800만 달러는 적은 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오타니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그리고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쓸어 담으며 선발진을 조정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2025년부터 선발 출격이 가능하지만, 일단 야마모토와 글래스나우, 그리고 워커 뷸러로 이어지는 나름 강력한 스리펀치를 구성했다. 여기에 라이언 야브로, 바비 밀러 등 다른 선수들이 뒤를 받친다. 하지만 불펜은 아직 특별한 보강이 없다. 다저스 불펜은 2022년 막강한 위용을 뽐냈으나 2023년은 하락세를 걸었다. 켈리의 활약이 필요하다. 류현진의 기운을 이어 받은 켈리가 특유의 강력한 패스트볼로 팀을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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