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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설 인터뷰]황소와 두 번째 맞대결 초집중 손흥민 "토트넘에 위협적, 아프면 좀 쉬어" 너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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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이국땅에서 한국인끼리 같은 그라운드 위를 누비는 것은 정말 기분 묘한 일이다. '코리안 더비'라 부르는 한국 축구사(史)에 중요한 잔치가 18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소' 황희찬(울버햄턴)이 만나는 그림이라면 더 그렇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를 통해 올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스포티비(SPOTV) 온(ON)과 OTT 스포티비 나우(SPOTV NOW)가 독점 생중계한다.

양팀의 겨루기는 여러 가지로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지난해 11월 11일 빼빼로 데이에 열린 12라운드에서는 토트넘이 원정을 떠나 전반 3분 만에 페드로 포로의 도움을 받은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로 일찌감치 도망쳤다.

"황희찬과 올 시즌 두 번째 코리안 더비, 책임감 갖고 경기 준비"

하지만, 고무줄처럼 늘어난 추가시간을 울버햄턴이 제대로 활용했다. 압박에 압박을 더한 울버햄턴은 파블로 사라비아와 마리오 레미나의 연속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손흥민과 황희찬 모두 풀타임 소화하며 승패의 희비를 확인했다. 몰리뉴 스타디움의 3만 1,750명의 관중도 희극과 비극의 사이에 서서 즐겼다. 이번에는 수용 규모 두 배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그 무대다. 영국을 여행하는 팬들이 많이 몰릴 것은 자명한 일이다. 승점 47점의 4위 토트넘은 3위 아스널(52점)과의 격차를 좁혀야 하고 32점의 11위 울버햄턴도 8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36점)를 바라 본다.

'코리안 더비'를 앞둔 손흥민은 지난 15일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사인 스포티비뉴스를 포함한 국내 일부 언론사와 화상으로 만났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 후 토트넘으로 복귀해 브라이턴 호브 알비언전에서 교체 출전, 존슨의 결승골에 놀라운 도움으로 실력을 증명했던 캡틴이다.

지난 맞대결의 설욕은 가능할까. 가능하면 많은 한국 팬 앞에서 잔치를 벌이고 싶다는 것이 손흥민의 시나리오다. 특히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은 황희찬과 마주하면 더 그렇다.

"(코리안 더비를) 황희찬과 같이 나눌 수 있다는 것,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특별한 경험이죠. 1년에 두 번, 운이 좋으면 세 번이 될 수도 있고 네 번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 시간 동안에는 정말 소중한 기회를 얻는 것 같아요. 그래서 (황)희찬이가 꼭 부상이 괜찮아져서 나갔으면 좋겠고요. 분명히 보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특별한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축구를 보시는 분들은 코리안 더비는 물론 재미있는 경기를 분명히 보고 싶어 보실 것 같아요. 저희가 또 선수로서 재밌는 경기를 보여 드려야 될 책임감을 느끼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고요."

게리 오닐 울버햄턴 감독은 최근 스포티비와의 원격 인터뷰에서 "(황)희찬이가 아시안컵 4강 탈락의 충격이 커서 브렌트포드전에 나서지 못했다. 심적으로 피곤했다. 이번 토트넘전은 나설 준비가 됐다"라며 출전을 예고했다. 황희찬이 있어야 지난 맞대결 역전승 창조가 가능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그렇다.

손흥민도 역전패의 기억이 생생하다. 승리를 낚지 못하고 급하게 귀국 비행기를 타고 A대표팀에 합류했다.

"사실은 그 당시 A대표팀 소집 직전 경기였고 이른 시간(12시 30분)에 경기를 했어요. 아직도 생생해요. 저에게는 올 시즌에 가장 힘들었던 경기 중에 하나였던 것 같아요. 울버햄턴이 정말 준비도 잘했어요. 토트넘이 이른 시간 골은 넣었지만, 계속 어려운 상황에서 골 기회를 많이 만들지 못했었죠. 마지막까지 계속 밀리면서 결국에는 패해 심적으로 힘들었었어요. 이번에는 홈경기라 잘 준비해서 저번에 당했던 아픔, 패배를 승리로 가져가면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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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이는 토트넘에 위협감 줄 수 있는 선수, 아프면 푹 쉬라고 농담"

12골(6도움)로 득점 부문 4위인 손흥민과 10골(3도움)의 황희찬이 서로의 골문을 겨냥하는 것 자체가 몰입도를 높인다. 득점왕을 경험했던 형님 입장에서는 동생의 분전이 너무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황)희찬 선수의 경우 개인적인 능력이야 워낙 좋고 피지컬적으로도 정말 타고난 점이 있어요. 노력으로 만든 부분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정말 좋은 부분에서 타고난 선수인 것 같아요. 경기를 꾸준히 뛰면서 자신감을 쌓는 경기가 많은 느낌이고 (쌓이는) 공격 포인트가 공격수에게는 대단한 자신감을 실어주는, 동기부여도 되고요. 경기장에서 내가 어떻게 뛰어야 하고 그런 것들, 조금 더 경험이 쌓이니 어디서 힘을 쓰고 조금 아껴야 하는 부분을 잘 조절하는 선수가 될 것 같아 뿌듯해요. 지금이 다가 아니고 앞으로 더 장래가 밝은 친구잖아요. 지금처럼 계속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경기를 앞두고 황희찬과 대화를 했을까. 서로에 대한 탐색이기도 하지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은 의무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제(14일) 희찬이와 몸 상태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어요. 아직은 (출전에 대해) 100% 확신하지는 않더라고요. 알아서 몸 관리를 잘하겠지만 따로 그렇게 특별히 얘기 나눈 것보다는 또 서로의 팀 비밀도 있고 그래서 너무 세세히 물어보지는 않았어요. 농담으로 희찬이의 몸이 좋으면 토트넘에 엄청 위협감을 줄 수 있는 선수라 생각해요. '아프면 좀 푹 쉬라'고 말했어요(웃음)."

현시점에서 흥미로운 점은 득점 부문 1위 옐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16골)가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부상으로 재활 중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14골)도 마찬가지다. 몰아치기 능력이 뛰어난 손흥민이라면 추격은 물론 다시 득점왕 욕심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손흥민은 상황을 냉철하게 진단했다.

"사실 이런 기대감은 제가 다시 성장하는 과정에서 대형 선수로 발전시켜 주시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이 기대를 하기 때문에 그 기대치를 꼭 충족시켜야 된다라는 생각도 있고요. 그런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고요.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득점 1위 탈환은) 저에게 중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것을 위해서 축구한다기보다 어떻게 해서든 토트넘이 더 좋은 위치(순위)에 있어야 하고 저도 조금 더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들을 해야 되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 봐요. (득점왕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 본다라기보다 저를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 국민들과 팀원들을 위해서도 한 발 한 발 더 뛰다 보면 그런 성과들도 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저에게 (득점왕 타이틀이)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을 하고 팀을 위해서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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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형이 현역이었다면 코리안 더비 하고파, 브렌트포드 김지수와 미래에 할 듯"

많은 코리안 더비를 해봤던 손흥민이다. 이청용(현 울산 현대), 기성용(현 FC서울)이 프리미어리그를 누빌 당시 그랬다. 이들을 통해 리그 적응력을 더 올렸던 손흥민이다. 기억하면 더 흥미로움도 생긴다.

"지금 맞대결을 해봤던 인물 중에는 (이)청용이 형, (기)성용이 형하고 해봤고 골도 널어 보고 승패도 갈렸던 것 같다. 직접적으로 두 사람이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선택이 어렵지만, (박)지성이 형이 현역이었다면 꼭 해보고 싶은 선수 중 한 명이다. 가장 가까운 미래의 새로운 코리안 더비가 만들어진다면 브렌트포드의 (김)지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미래가 밝은 선수다. 브렌프포드에서 뛰면서 꼭 코리안 더비를 하기 바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융화도 더 좋아지고 있다. 황희찬과 오닐 감독 못지않은 농익은 호흡을 자랑한다.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웠어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5위 이내에서 잘 버텼고 손흥민도 이적생들을 원격 관리하는 등 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놓지 않았다.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축구에 대한 자부심, 자신감이 엄청 높으셔요.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축구에 대한 열정, 사람으로서 배워야 될 부분들을 많이 배우고 있는 것 같고요. 제 입장에서는 많은 감독님들을 거쳤고 좋은 감독님들이 저를 많이 가르쳐주셔서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참 행운이 많다고 생각해요. 감독님은 정말 멋있는 분이시고 어떤 상황이 와도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축구에 큰 자부심을 느끼시고요. 아직 이 옷(=전술, 전략 등)을 완벽하게 입은 게 아니죠. 완벽하게 입으면 더 좋은 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토트넘에 복귀하니 티모 베르너, 라두 드라구신 등 영입생들이 손흥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일주일 조금 넘게 이들을 알아가고 있는 손흥민이다. 주장으로 아우르기 쉽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다 해내려 한다.

"제가 (그들을) 관리해야 하는 부분은 없어요. 축구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선수들이 있고 또 들어오는 선수들이 있죠.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 전혀 어색하지 않았어요. 베르너는 독일어로도 대화가 가능해서 조금 더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편안하게 해주려고 하고 있고요. 드라구신은 일단 저도 무서워요. 몸이 너무 커서 정말 무서워요. 그렇지만, 정말 착하고 몇 번 대화도 했지만, 재능이 엄청나요. 제가 공격수니까 그 입장에서 수비수들이 어떻게 하면 더 공격수들을 괴롭힐 수 있는지에 대해 대화했으면 좋겠어요. 팀 복귀 기간이 오래되지 않아서 세세한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했지만, 그래도 잘 지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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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통합 '캡틴 손' 열살 아래 사르와 깊은 대화 마음 놓고 해…드라구신 무서워요

'원팀'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토트넘에서도 손흥민은 현재 선수 중 나이가 가장 많다. 1992년생으로 1993년생 절친 벤 데이비스가 뒤를 따른다. 이번 울버햄턴전은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가장 많은 나이로 출전하게 되는 셈이다. 동시에 2002년생 '애착 인형' 파페 사르, 데스티니 우도기 등 세대 차이가 있는 후배들도 끌고 가야 한다. 주장으로 통합하려 애쓰는 손흥민이다. 토트넘의 좋은 분위기 5할은 분명 손흥민의 리더십에서 나온다.

"(나이를 먹는 것이) 그래도 어차피 현실이니까 지금까지 많은 경험을 쌓았고 선수 생활을 하면서 재밌는 것들, 좋은 것들, 슬픈 것들을 배우면서 축구 선수, 사람으로서 성장했어요. 정말 어린 친구들이 편안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저희 팀에 있는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훈련하고 이런 것들에 있어서 제가 특별히 도와줄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이 친구들이 항상 훈련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요. 이런 부분들을, 경기장에서 능력을 더 끌어낼 수 있을지를 생각하다 보니 선수들과 항상 많은 얘기를 나눠요. 깊은 대화도 마음놓고 하다 보니까 시너지 효과가 잘 나오는 것 같아요. 물론 앞으로 저에게도 분명히 해야 될 숙제들이 있어요. 선수들에게 더 잘 해줘야 되는 부분들이 있지만, 다들 분명히 책임감을 가지고 토트넘에서 뛰고 있으니까요. 앞으로 더 단단한 팀을 만드는 일은 제가 해야 할 숙제인 것 같아요."

이런 깊은 고민과 성찰은 손흥민을 더 발전으로 이끄는 원동력, 토대가 된다. 그래서 울버햄턴전을 꼭 승리로 정리하고 싶은 욕심이 강하다. 많은 한국 팬 앞에서 다시 황희찬과 '좋은 경기'를 약속한 손흥민이다.

"멀리까지 오시고, 축구가 주목적인 여행을 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유럽 여행을 오셔서 경기 시간에 맞춰서 오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런 분들 덕분에 저희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대한민국을 널리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신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많은 축구팬 덕분에 정말 재미있게 축구하고 있고 축구로 받은 아픈 상처들, 경기 후 취재진과도 얘기했을 때처럼 많은 분의 위로가 됐다고 생각해요. 다시 웃음을 찾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여러분 덕분이고 또 축구 덕분입니다. 경기장에 와주셔서 응원해 주시면 저는 물론 희찬 선수도 많은 책임감을 갖고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리려 노력하겠습니다. 영국에 와서 보시는 분들은 생각보다 조금 추울 것이니 옷 따뜻하게 입고 오시고 한국에서 TV로 보시는 분들은 늦은 시간이니 재미있게 경기할 수 있도록 항상 응원해 주셨던 것처럼 응원해 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두 명 모두 대한민국 축구 선수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멋있는 경기를 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받은 사랑 꼭 보답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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