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스포츠’ 프로야구의 뉴미디어 무료 중계 시대가 끝났다. 모바일로 중계를 보기 위해 최소 월 5500원을 내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포츠 유료 중계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큰 분위기 속에 프로야구가 확고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BO는 CJ ENM과 2024∼2026년까지 3시즌간 KBO 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맺고 올해부터 OTT 서비스인 ‘티빙’을 통해 유무선 중계방송을 실시한다고 4일 발표했다. 계약규모는 3년간 1350억원으로 연평균 450억원에 달한다. 이는 종전 뉴미디어 계약인 5년 1100억원(연평균 220억원)을 넘는 국내 스포츠 사상 최대다.

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티빙에서 프로야구를 중계하게 되면서 그동안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무료로 봤던 프로야구는 이제 돈을 내고 시청해야 한다. 티빙은 9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포함해 오는 23일 정규리그 개막전부터 중계를 시작한다. 티빙은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다음 달 30일까지 무료 시청 기회를 줄 계획이다. 단 5월부터는 이용권 구매자만 프로야구를 볼 수 있다.

CJ ENM 관계자는 “월 5500원인 티빙 ‘광고형 스탠더드 요금제’를 통해 KBO리그 모든 경기를 제공한다”며 “이 요금제에 가입하더라도 프리롤 광고(처음 콘텐츠 시청을 눌렀을 때 나오는 광고)는 없고, 또 파라마운트 플러스를 제외한 티빙의 모든 콘텐츠도 시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모든 서비스가 유료화되는 건 아니다. 경기가 끝난 뒤 다시보기와 하이라이트는 무료로 제공된다. 경기 상황을 문자로 알려주는 그래픽 중계 등도 이용권 없이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료화 대신 프로야구 콘텐츠 활용 폭은 넓어졌다. 40초 분량의 영상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KBO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 3사와 1620억원(연평균 540억원) 규모의 TV 중계방송권 계약을 3년 연장한 데 이어 사상 최대 규모의 유무선 중계권 계약으로 산업화 기틀을 닦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저항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유료화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이미 해외에서 유료 시청이 자리 잡는 등 흐름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신규 야구팬의 유입이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야구계 관계자는 “쇼츠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야구의 장벽을 낮췄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야구팬들이 가격 저항선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