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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사보도④] 서울 이랜드-수원 삼성전 등 6경기나 'VAR 룸에 미승인자'…미숙하고 부적합 영상 판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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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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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2024시즌 K리그 개막 후 한 달여 동안 무려 6경기에 '미승인' 영상관리자(RO•Replay operator)가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RO는 비디오 판독 운영실(VOR)에서 즉각적으로 경기 흐름을 읽고, 주심 판정에 관련된 영상을 VAR 심판에게 제공하는 보직이다. 이에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제시한 이론 교육과 실전 테스트를 통해 자격을 부여받아야 실전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스포티비뉴스가 입수한 올해 K리그1과 K리그2 3라운드까지의 RO 배정 현황에 따르면 규정에 어긋난 미승인자가 총 6경기에 투입됐다. 이것도 VAR 기록지가 작성되지 않은 1라운드를 제외한 수치다.

    K리그1의 경우 2라운드에 펼쳐진 포항 스틸러스-대구FC(3-1)가 해당됐다. K리그2에서는 충남아산-부천FC(1-1), 서울 이랜드-수원 삼성(2-1), 천안시티FC-성남FC(0-0), 부천-서울 이랜드(1-0), 충북청주-FC안양(1-1) 등 보다 많은 5경기로 확인됐다.

    1~2부에 걸쳐 FIFA가 제시한 교육 과정을 수료하지 않은 미승인자 RO가 보직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VAR 판독에 있어 미숙하고 최종 판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올 시즌 그라운드 위 주심이 VAR 심판진과 소통하면서 상당한 애를 먹는 걸 심심찮게 보고 있다.

    미승인 RO가 배정되는 이유는 인원이 부족해서다. 올해부터 K리그 VAR 운영을 담당하는 업체가 달라졌다. 바뀐 곳에서 FIFA의 교육 과정을 거쳐 승인받은 RO를 충분하게 보유하지 못해 무자격자가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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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 RO 자격 승인자는 12명으로, 기존 업체에 8명이 소속되어 있다. 새로운 업체가 보유한 RO 자격자는 4명인 셈. K리그 일정은 대체로 토요일과 일요일로 나눠 하루에 1~2부 6경기씩 펼쳐진다. 4명의 정식 RO 인력풀로 대처가 불가능하다.

    대안을 마련할 시간은 충분했다. 한국의 경우 VAR 운영 모범 케이스라 FIFA의 정식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승인 가능하다. FIFA로부터 VAR 전임 강사 자격을 갖춘 2명이 주관하는 이론 및 실전 교육을 이수하면 자체적으로 자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업체의 RO 승인 과정에 필요한 교육은 이뤄지지 않았다. 취재 결과 마지막 VAR 및 RO 교육이 진행된 건 지난해 11월로 기존 업체 주제 하에 울산에서 열렸다. 올해 들어서는 추가 RO 승인 절차가 없었다고 의견이 모였다. 지난달 천안에서 1시간 반가량의 이론 교육이 전부여서 심판들도 개막 전까지 실전 테스트를 거친 RO 승인에 대해 여러 번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규칙서를 보면 VAR로 인해 판정이 늘어지는 건 문제 되지 않는다. 다만 RO가 판정 화면을 빨리 제공하지 못하는 건 절대 안 된다"며 "RO는 판정에 관여만 못 할 뿐이지 전체적인 부분을 담당한다. 방송으로 치면 PD와 같다. 주심은 기계를 만지지 않는 대신 원하는 영상을 요구한다. RO는 판정에 필요한 자료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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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가 미숙하면 판정에 들어가는 시간이 늘어질 뿐만 아니라 알맞은 영상을 띄우지 못할 경우 판정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주심도 경기를 멈추고 마냥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라 경기 진행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자칫 결과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장 분위기를 아는 다른 관계자는 "주심들 사이에서도 RO들에게 특정 장면을 요구했을 때 바로 응답이 오지 않아 딜레이되는 데 불만이 크다. RO들이 주심의 요구를 바로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올 시즌 K리그 인기는 심상치 않다. 1, 2부 합계 300만 관중을 돌파한 지난해 열기를 이어 개막 초기부터 구름 관중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그러나 높은 관심을 유지할 준비 과정은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특히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관리 주체인 VAR과 관련해 기술적인 통신 장애부터 경호 인력 미배치와 같은 시스템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앞서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는 1라운드에서 발생한 VAR 문제점에 관한 공문을 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팀에 보냈다. 프로축구선수협회도 VAR 시스템 논란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인력 운용의 중요성을 간과한 무자격자 RO 투입은 더욱 큰 문제를 낼 수 있다. 더구나 3라운드까지 동행하던 VAR 장비업체 호크아이 외국인 관계자도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프로축구연맹이 무자격 RO 문제를 하루바삐 해결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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