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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 메츠 떠날 것” 허탈한 최지만, 방망이에 힘 빠진다… 계산에 결정적 오류, 갑부 구단 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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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최지만(33뉴욕 메츠)은 2023년이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울 법한 시즌이었다. 2023년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던 최지만이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제대로 된 활약을 못했다. 지난해 최지만은 피츠버그와 샌디에이고를 거치며 39경기 출전에 그쳤다.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뒤 이렇게 부상에 고생한 적은 없었다.

사실 기회는 많았다. 시즌 전 피츠버그는 최지만이 우완 상대 주전 1루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그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무조건 쓰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2022년 시즌 뒤 받은 팔꿈치 수술 여파로 고전하더니, 결국 피츠버그에서는 부상 때문에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몸이 아픈데 좋은 활약이 나올 리 없었다. 샌디에이고도 주전 1루수 자리가 비어 최지만의 타격에 기대했지만 역시 부상 탓에 최지만은 이 기회도 놓쳤다.

최지만은 지난해 39경기에서 타율 0.163, OPS(출루율+장타율) 0.624에 그쳤다. 이 성적을 낸 1루수에게 좋은 대우를 할 팀은 없었다. FA 자격을 얻은 최지만의 겨울이 꽤 추웠던 이유다. 최지만은 1년 100만 달러 수준의 보장 계약도 제안 받았고, 일본 구단들로부터도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의 안정성만 놓고 보면 이 카드를 받고 1년 뒤를 노려보는 게 옳었다. 하지만 최지만은 부상만 없다면 잘할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스플릿 계약도 마다하지 않았다. 많은 팀들과 협상을 한 끝에 뉴욕 메츠와 350만 달러의 스플릿 계약을 했다. 스플릿 계약은 마이너리그 계약이 기본이고, 만약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되면 약속된 연봉을 주는 방식이다. 최지만은 만약 메츠의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등록될 경우 인센티브를 모두 포함해 최대 35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대신 안정된 신분은 아니다. 언제 메이저리그에 올라갈지는 모른다.

최지만은 자신감이 있었다. 메츠의 선수단 구성을 봤다. 주전 1루수는 피트 알론소가 있었다. 확실한 선수였다. 리그 홈런왕 출신이다. 하지만 지명타자 자리는 경쟁이었다. 확실한 선수가 없었다. 경쟁하는 선수들은 다 고만고만했다. 최지만이 건강하다면 뒤질 게 없었다. 여기에 알론소가 매일 선발로 나갈 수도 없고, 우타자다. 좌타자이자 1루수인 최지만은 자리가 있다고 봤다. 최지만은 여기에 도박을 걸었다. 이길 자신이 있는 판이었다.

시범경기 중반까지는 페이스도 나쁘지 않았다. 타율이 아주 높은 건 아니었지만 장타를 더하며 OPS(출루율+장타율) 페이스가 좋았다. 최지만 특유의 장점이었다. 반대로 경쟁자인 마크 비엔토스, DJ 스튜어트, 루크 보이트의 타율은 바닥을 기었다. 최지만이 무난하게 승리하는 듯했다. 개막 엔트리도 눈에 보였다. 최지만에게 가장 보수적인 시선의 현지 언론도 비엔토스의 승선, 그리고 스튜어트와 최지만의 마지막 한 자리 경쟁이라고 봤다. 그런데 개막을 일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 갑부 구단 뉴욕 메츠의 변심이었다.

뉴욕 메츠는 22일 베테랑 강타자 JD 마르티네스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간 혁혁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소속팀을 찾지 못한 마르티네스는 공격력 강화를 위해 빅뱃을 찾고 있었던 메츠와 협상한 끝에 1년 1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마르티네스는 지난해 다저스와 1년 1000만 달러에 계약했는데 올해 어려운 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연봉이 오른 이유가 있었다. 지불유예 계약을 했다. 마르티네스는 올해 450만 달러를 받고, 남은 750만 달러는 2034년부터 2038년까지 나눠 받기로 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메츠는 마르티네스를 1000만 달러 아래로 영입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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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티네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13시즌 동안 1522경기를 뛰며 무려 여섯 차례나 실버슬러거를 수상한 강타자다. 메이저리그 통산 1522경기에서 타율 0.287, 출루율 0.350, 장타율 0.524, OPS 0.874를 기록했고 315홈런, 1002타점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3년 성적도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삼진은 많아졌지만 여전히 강한 타구를 날린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3년간 400경기에서 타율 0.278, 출루율 0.338, 장타율 0.509, OPS 0.847, 77홈런, 264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33개의 홈런을 쳤다.

이런 마르티네스는 팀의 지명타자로 고정될 것으로 보인다. 마르티네스는 이제 수비 공헌도가 거의 0인 선수다. 이에 따라 기존 지명타자 경쟁을 벌이던 선수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최지만도 마찬가지다. 현지 언론에서는 당초 주전 지명타자로 예상했던 마크 비엔토스가 벤치로 내려올 것으로 본다. 최지만, 보이트, 스튜이트 모두 탈락이 예상된다. 최지만의 계산에 마르티네스라는 심각한 오류가 생긴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른 팀을 제쳐두고 메츠를 선택한 이유가 하나도 없어진다. 비엔토스를 제치고 들어가는 방법이 유일한 상황인데, 이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현지 언론에서도 최지만이 결국 팀을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유력 매체 중 하나인 ‘뉴스데이’는 ‘32세의 최지만은 메츠에 (메이저리그 로스터) 잔류하려고 노력했다. 이번 주말 그의 첫 옵트아웃 날짜가 다가오면서 그는 팀 의사 결정권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메츠는 최지만을 26명의 선수 명단에 추가할지 아니면 떠날 위험을 감수할지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츠가 최지만에게 26인 엔트리 승선이 불가하다고 통보하면 ‘최지만은 떠날 것’이라 덧붙였다. 최지만의 목표는 트리플A가 아니다. 메이저리그다. 그리고 최지만은 옵트아웃(잔여계약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 조항을 가지고 있다. ‘뉴스데이’는 ‘최지만은 시즌 동안 두 번의 추가 옵트아웃 기회가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것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베테랑에게는 정상적인 일’이라면서 최지만이 이 권리를 행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방망이에 힘이 빠졌다. 최지만은 23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 시범경기에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고, 경기 중반 들어가 두 타석을 소화했다. 그러나 안타는 없었다. 최지만은 팀이 3-2로 앞선 6회 2사 후 마크 비엔토스 대신 대타로 들어갔다. 양키스 핵심 불펜 투수인 워렌과 상대했다. 하지만 2B-1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받아친 4구째 체인지업이 잘 맞았음에도 1루수 정면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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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9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섰지만 역시 워렌을 상대로 안타를 치지 못했다. 최지만은 7구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7구째 싱커를 받아쳤음에도 타구가 3루수 쪽으로 갔고, 결국 아웃되며 이날도 무안타에 그쳤다. 메츠는 양키스에 3-5로 역전패했다.

최지만의 근래 타격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때 3할을 넘었던 타율은 최근 계속된 부진 속에 어느덧 0.171까지 내려왔다. 최근 7경기 중 안타를 친 경기는 딱 한 경기고, 그나마 1안타에 그쳤다. 마지막 힘을 내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타격감이 떨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세 경기에서는 모두 무안타다. 최지만이 다른 팀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것이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이제 향후 계약도 관심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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