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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메이저리그에 새롭게 도전한 '천재 타자'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뒤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22억원)에 계약하며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아시아 야수 역대 최고액 새 역사를 썼기 때문. 종전 기록 보유자는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로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 레드삭스와 5년 9000만 달러(약 1212억원)에 계약했다.
이정후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KBO리그를 완전히 정복했다. 통산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을 기록하면서 역대 1위(3000타수 이상 기준)에 올랐다. 워낙 콘택트 능력이 빼어나 상대적으로 장타력이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KBO 통산 출루율이 0.407에 이르는 만큼 팀에 필요한 리드오프가 되기 충분하다고 판단해 과감히 투자했다.
미국 언론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빼어난 타자인 것은 증명됐으나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데 너무 큰 돈을 쓴 것이 아니냐는 논리였다. 샌프란시스코가 올겨울 FA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영입전에서 다저스와 똑같이 10년 7억 달러(약 9432억원)를 베팅하고도 참패해 이정후를 '패닉바이'를 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KBO리그는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와 더블A 사이 수준이기에 이정후의 기록을 더 깎아서 봐야 한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이정후는 무대를 가리지 않는 천재 타자였다. 지난달 31일 기준 3경기에서 타율 0.333(12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 OPS 0.869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빅리그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시속 150㎞를 훨씬 웃도는 빠른 공도 가리지 않았고, 변화구는 변화구대로 공략해 나갔다. 얼마나 철저히 빅리그 진출을 준비했는지 느껴질 정도로 조금도 삐걱거리지 않고 연착륙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이정후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서 데뷔 3경기 만에 첫 홈런을 신고하며 상승세를 이어 갔다.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는데, 안타 하나가 홈런이었다.
이정후는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데뷔 홈런을 터트렸다. 샌디에이고 투수는 좌완 톰 코스그로브였다. 코스그로브는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해 54경기에서 7홀드, 1세이브, 51⅓이닝,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한 영건이었다. 이정후는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시속 77.8마일짜리 스위퍼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 104.4마일(약 168㎞), 비거리 406피트(약 123m), 발사각 32도를 기록했다. 4-1로 거리를 벌리는 한 방이었다. 이정후의 홈런에 탄력을 받은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8회초에만 대거 6점을 뽑으면서 9-6으로 승리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이정후의 데뷔 홈런을 조명하며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홈런으로 빅이닝의 신호탄을 쐈다. 이정후는 베이스를 다 돌자마자 즉시 관중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KBO 전설인 그의 아버지 이종범을 비롯한 그의 가족이 있는 곳이었다. 아버지 이종범은 자랑스러워하며 주먹을 하늘로 뻗었고, 가족과 포옹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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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KBO에서 나는 2루타나 3루타를 많이 쳤다. 그냥 공을 쳐내는 것만 생각해다. 리그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고, 모든 건 팀 동료들 덕분"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은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정후의 데뷔 첫 홈런 이야기에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큰돈을 주는데 선수 체크를 안 하고 그 큰돈을 주는 게 말이 안 된다. 충분히 (타율) 3할 이상 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데뷔 첫 홈런보다 더 놀라운 건 콘택트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어제(지난달 30일) 안타 칠 때 김하성(샌디에이고) 옆으로 빠지는 안타를 칠 때 그 높이에 오는 공을 그렇게 늦은 타이밍에 배트를 빼내기가 어렵다. 그 공을 라인드라이브로 친다는 게. 그정도 높이에 그 정도 궤적에서 맞으면 뜬공이 나와야 하는데 그것을 몸을 딱 빼면서 누르는데, 그건 미국에서 어느 정도 톱클래스 투수들 공도 충분히 칠 수 있다는 방증이 되는 모습이라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직접 분석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메이저리그 적응 여부에 홈런은 중요하지 않다고 바라봤다. 이 감독은 "홈런을 안 쳐도 아마 편했을 것이다. 본인은 홈런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타율만 머릿속에 있었을 것이다. 솔직히 스즈키 이치로도 홈런을 치려고 마음먹은 것은 친다고 하지 않나. 그만큼 본인이 어떤 야구를 해야 할지 알고 야구를 하니까. 그 타이밍만 잘 맞으면 홈런이 나오니까. 홈런도 한 10개 이상은 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정도면 충분히 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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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내가 KIA에 왔을 때(2011년) (이종범의) 은퇴식에도 왔었고, 경기할 때도 초등학생일 때 와서 그 기억이 있다. 키움 가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나 생각했다. 나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에 왔지만, 저렇게 빨리 올라가기가 참 어렵다. 그런 것을 보면 진짜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배 황재균(kt 위즈)은 이정후의 성공을 예상했다고 한다. 황재균은 "(이)정후는 워낙 잘하는 선수고, 한국에서도 진짜 잘했다. 정후 같은 스타일이 빠른 공을 못 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나는 정후가 미국에 가기 전부터 "너는 진짜 잘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아니나 다를까 시범경기부터 첫 경기에 안타를 치더라. 정후는 진짜 잘할 것 같다. 성격도 진짜 좋고 그러니까. (안 풀려도) 깊게 빠지는 스타일도 아니라 엄청 잘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샌프란시스코 동료들은 KBO 선배들처럼 빠르게 이정후의 실력과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는 MLB.com에 "엄청난 불꽃을 피우고 있다. 이정후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랍다. 우리는 그가 안타 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정후가 타석에 서면 모두가 지켜본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정후의 훈련, 타석에서 선구안, 공을 지켜보는 능력 등을 다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그가 약간의 파워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공을 제대로만 맞히면 엄청난 파워가 생긴다. 우리는 이정후를 계속 1번타자로 두고 팀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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