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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불운 딛고, 김연경 넘고’ 현대건설, 13년 만의 통합우승 신고… ‘V3’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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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선수들이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챔피언 결정전' 3차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인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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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게 기다린 ‘최강’ 타이틀, 얻어냈다.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2-25 25-17 23-25 25-23 15-7)로 승리했다. 시리즈 3연승에 성공한 현대건설은 2015~2016시즌 이후, 8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챙기며 ‘V3’ 이정표에 닿았다. 정규리그 1위에 이은 챔프전 승리라는 완벽한 시나리오로 2010~2011시즌 이후 13년 만이자, 구단 역대 2번째 통합우승도 빚었다. 더할 나위 없는 시즌의 완성이었다.

◆거침없는 스윕

결과를 점치기 어려웠던 챔프전이다. 정규리그 1위를 두고 시즌 최종전까지 가는 대혈투를 펼쳤고, 승점 단 1점 차로 운명이 갈렸던 두 팀이 마주친 외나무다리 승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작은 차이가 불러온 나비효과는 강력했다. 뚜껑을 연 현대건설은 한 번의 패배 없이 3전 전승으로 마침표를 찍어버렸다.

강력한 뒷심이 있기에 가능했다. 1차전 짜릿한 ‘패패승승승’을 빚었다. 떨어진 경기감각과 일순 내준 기세에 무너질 수 있었지만, 현대건설은 저력 있는 팀이었다. 단숨에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3점 차로 끌려가던 5세트를 듀스 끝에 따낸 대역전극이 상징적이었다.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세트스코어 1-2 열세 속에서 좀비처럼 살아나 또 뒤집기 승리를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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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선수들이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챔피언 결정전' 3차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인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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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전도 거짓말 같은 역전극이 펼쳐졌다. 퐁당퐁당 승패를 주고 받는 시소게임 양상, 또다시 뒷심이 폭발했다. 세트스코어 1-2로 뒤져 궁지에 몰린 4세트, 모마 바소코와 양효진을 앞세워 기어코 여자부 챔프전 최초 3연속 풀세트 접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표가 찍힌 5세트, 초반 챙긴 승기를 그대로 굳히면서 간절히 바라던 우승을 수놓았다. ‘에이스’ 모마가 3경기 연속 30득점 이상을 뽑는 괴력과 함께 마지막 챔피언십 포인트까지 책임지며 우승 일등공신으로 거듭났다.

◆타는 갈증, 안녕

현대건설은 최근 몇 년간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우승’ 타이틀과 연을 맺지 못하며 빛 좋은 개살구에 그쳤다. 이도희 전 감독이 이끌던 2019~2020시즌, 정규리그 1위를 달리다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리그 조기종료, 포스트시즌(PS) 미개최 불운에 울었다.

시작에 불과했다. 강성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21~2022시즌에 악몽이 되풀이됐다. 여자부 단일시즌 최다 15연승으로 압도적 1위를 달렸지만, 또 코로나19에 멈춰섰다. 개막 15연승을 일군 2022~2023시즌은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에 발목 잡혀 1위를 놓쳤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한국도로공사의 업셋 희생양이 되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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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챔피언 결정전' 3차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인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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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유독 간절했던 이유다. 위기는 있었다. ‘배구여제’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이 초반부터 치고 나갔다. 반면 현대건설은 주축 멤버들이 비시즌 대표팀 소집으로 손발을 맞추지 못하면서 출발이 삐그덕거렸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하며 제 궤도를 찾을 수 있는 팀이었다. 특유의 연승 본능이 발동되며 흥국생명을 앞질렀다. ‘효자 아시아쿼터’ 위파위 시통의 몸상태가 잠시 문제가 됐지만, 이번에는 부상 이슈도 그들을 막지 못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여자배구 황금기를 이끈 ‘베테랑’ 양효진을 필두로 이다현, 정지윤, 김다인, 김연견이라는 국가대표 라인업의 시너지는 대단했다. V리그에서 이미 증명을 마친 모마와 위파위의 공격력까지 더해진 현대건설의 코트 밸런스는 리그 최상급이었다. 김연경이라는 난적이 버티는 흥국생명을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다. ‘원팀’ 현대건설, 그들의 이유 있는 해피엔딩이었다.

인천=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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