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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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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문학빨이라고? KBO 홈런 1위 괴력은 그런 것 모른다, 잠실 써도 지금 홈런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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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의 홈구장인 인천SSG랜더스필드는 리그에서 가장 타자친화적인 구장이다. 적어도 홈런 팩터만 보면 그렇다. 중앙 담장까지는 120m로 그렇게 짧은 편은 아니지만, 좌우 담장까지의 거리가 95m다. 좌우 담장에는 홈·원정팀 불펜이 위치하고 있는데 여기로 뚝 떨어지는 공은 외야수들을 허탈하게 한다.

SSG는 이런 구장 환경을 십분 이용해 장타력이 좋은 선수들을 한동안 수집했고, 이는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군단의 면모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구장 탓에 SSG의 홈런 타자들은 항상 과소평가를 받는 부분이 있다. 상대적으로 장타 대비 홈런 비율이 높다는 의식이다. 반대로 ‘문학’을 쓰는 투수들은 평가에서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투수들의 불만이다.

그런데 올 시즌 리그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한유섬(35·SSG)은 그런 평가를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가도 좋을 만큼의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유섬은 2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 더블헤더 1경기에서 3회 상대 선발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호쾌한 우월 투런포를 터뜨리며 시즌 10호 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홈런 고지에 올라선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엔스부터가 고개를 쉽게 돌리지 못했고, LG 야수들도 굳이 움직이지 않았다. 흔히 팬들 사이에서 말하는 ‘문학런’과도 거리가 있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 홈런은 시속 168.9㎞의 속도로 32.5도의 발사각을 그리며 124.5m를 날아갔다. 거의 125m를 날아가는 동안 체공 시간은 5.58초에 불과했다. 잘 맞은 타구였다.

한유섬의 홈런 기록을 홈구장 규모와 연관해 과소평가할 이유는 전혀 없다. 올해 기록한 10개 홈런의 비거리가 이를 증명한다. 한유섬이 10개의 타구를, 모두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 쳤다고 가정해도 딱 한 개를 제외한 9개가 넘어가는 타구였다. 문학런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압도적인 비거리를 확인할 수 있다.

한유섬의 올해 홈런은 우측 혹은 우중간 방향이 8개로 절대적이다. 제대로 잡아 당긴 홈런 타구가 많았다. 중월은 하나, 좌월도 하나다. 비거리는 106.1m에서 최장 142.6m가 나왔다. 106.1m짜리 좌월 홈런은 좌측 폴에 근접한 위치로 좌측 담장까지 100m인 잠실에서도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타구로 측정됐다.

우측으로 향한 홈런은 최소 117.4m를 날아갔고, 잠실이어도 관중석에 떨어질 수 있는 위치였다. 우월 최단 거리 홈런 비거리는 117.4m, 우중월 최단 거리 홈런 비거리는 125.7m가 찍혔다. 130m 이상 비거리를 기록한 홈런은 1호(131.6m), 2호(142.6m), 9호(139.7m)였다. 잠실 기준으로 딱 하나 넘어가지 않은 타구는 4월 9일 키움전에서 기록한 비거리 123m짜리 중월 홈런이었다. 전체 경기를 잠실에서만 다 뛰었다고 해도 현재 리그 홈런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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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섬은 올해 시즌 26경기에서 타율은 0.242로 특별한 편은 아니다. 오히려 리그 평균보다 낮다. 그러나 한유섬의 공격 생산력을 과소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23개의 안타 중 홈런이 10개, 2루타가 4개다. 오히려 단타가 9개로 홈런보다 적다. 장타율은 0.600으로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924다.

ABS 시스템 적용 후 높은 쪽 코스 공략에 다소 애를 먹기는 했지만 현재는 타율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325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 시즌 중반까지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한유섬이 지난 시즌 중반 이후 완전히 살아나더니 올해는 홈런포로 폭발하고 있다. 어차피 타율이 높은 교타자 유형은 아니다. 한 방으로 경기 흐름을 일거에 바꾸는 능력이 더 큰 매력을 가진 선수다. 지금의 장타력이라면 충분하다. ‘문학런’ 따위는 모르는 한유섬의 자존심 회복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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