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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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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발표] “경기마다 존이 달랐다” 류현진 ABS 불만에 KBO 자료 전격 공개… 0.78㎝ 차이가 판정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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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어제 경기와 존이 달랐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2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 도입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에 대한 의문점을 드러냈다. 골자는 이랬다. 23일 경기의 존과, 24일 경기의 존이 미세하게 달랐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우완 문동주가 나선 23일의 존은 상대적으로 좌타자 바깥쪽, 우타자 몸쪽에 후했다는 판단을 가지고 있다. 한화는 올해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이날 첫 경기를 가졌고, 경기장의 존을 그렇게 판단했다. 이 때문에 24일에는 그 존에 맞춘 전략을 가지고 나왔다. 여기에 컨트롤 아티스트인 류현진이었다. 좌타자 바깥쪽을 조금 더 후하게 줬기에 이쪽을 더 공략한다는 게임 플랜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어쩌면 공 하나, 공 반 개로 존을 활용할 수 있는 제구력을 갖춘 류현진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 플랜은 경기 시작부터 깨졌다. 류현진은 1회 좌타자인 천성호에게 바깥쪽 패스트볼 세 개를 던졌다. 높낮이만 달랐을 뿐 모두 보더라인에 걸친 공으로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공 세 개가 모두 볼 판정을 받았다. 물론 류현진이 3B 카운트에서 천성호를 잡아내기는 했지만 한화의 게임 플랜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류현진은 보더라인 쪽으로 공을 많이 던졌지만 ABS는 잡아주지 않았다. 3회 조용호 타석에서는 류현진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장면이 나왔고, 더그아웃에 ABS 존을 확인해달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결국 존 적응에 실패한 류현진은 조금 더 가운데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kt 타자들이 이를 잘 콘택트해 인플레이타구를 만들 수 있었으며 약간의 운도 따른 타구들이 안타로 이어지고 한화 수비의 실책까지 등에 업으며 3회 3점, 4회 4점을 얻을 수 있었다.

25일 경기를 앞두고 최원호 감독은 다소간 불만을 드러냈다. 선수들 또한 투수와 타자를 가리지 않고 23일과 24일 경기의 존이 다르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홈플레이트가 미묘하게 틀어져 있었다는 진술까지 나왔다. 류현진 또한 25일 경기를 앞두고 경기마다 존이 다른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타자들도 (23일) 좌타자 같으면 바깥쪽, 우타자 같으면 몸쪽 깊숙한 곳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니까 전체적으로 다 그렇게 했다. 그런 것들을 게임 중에 피드백해서 어제(24일) 같은 경우는 좌타자들이 조금 더 (홈플레이트)에 붙어서 치고, 우타자는 조금 더 떨어져서 쳤다. 피칭 디자인 같은 경우도 바깥쪽을 넓게 활용하려고 들어갔는데 또 바뀌었다. 투수도 그렇고, 타자도 그렇고 어제 또 바뀌었다고 막 그랬다”고 더그아웃 분위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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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 이긴 kt 더그아읏에서도 존의 미세한 차이가 있지 않았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이강철 kt 감독도 천성호의 공 세 개에 대한 류현진의 로케이션을 칭찬했다. 포수인 장성우가 이를 영리하게 캐치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KBO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추적 자료에 따르면 천성호의 공 세 개는 예전에 사람이 봤다면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왔다고 볼 수도 있었다. kt 내부에서도 “우리도 스트라이크인 줄 알았는데 볼로 판정이 되더라”는 말이 나왔던 이유다. 트랙맨은 레이더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을 추적한다. ABS 시스템이 활용하는 PTS 시스템은 실측이 아니기에 조금 더 정확한 데이터로 볼 수 있다.

다만 판단이 애매한 것이 스트라이크존 중단과 마지막 부분을 공이 모두 통과해야 한다. 현재까지 분석된 트랙맨의 자료는 마지막 로케이션만 나온다. 그리고 어쨌든 일관성 있게 세 개의 공을 모두 잡아주지 않았다. 23일 문동주의 공과 24일 류현진의 공을 완벽한 비교 선상에 분석할 만한 로케이션은 없었다. 단지 문동주의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줬던 코스에서 살짝 더 빠진 류현진의 공이 볼 판정을 받았던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좌완과 우완의 궤적 차이도 있기에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경기마다 존이 조금 달랐다는 의혹이 나오지만 적어도 해당 경기 내에서의 존은 양쪽 모두에게 일관적이기는 했다.

현재 KBO리그 내에서는 “구장마다 ABS 존이 다르다”는 불만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물론 100% 완벽한 기술은 없으니 그럴 수도 있다. 다만 같은 구장에서 경기마다 존이 다르다면 이것은 큰 문제가 된다. 기술적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KBO가 즉각 데이터를 공개했다. KBO는 현재 ABS 존 판정에 대한 구체적인 통과 데이터를 구단에 실시간으로 제공하지는 않는다. 논란이 있자 이른바 로우 데이터를 공개한 것이다.

KBO는 “한화 류현진 선수의 24일 수원 KT전 특정 투구 및 23일 한화 문동주 선수의 수원 KT전 특정 투구에 대한 ABS 판정 데이터에 대한 문의가 많다”면서 자료를 공개했다. KBO는 “류현진 선수가 등판한 해당 경기 3회말 KT 조용호 선수의 타석 3구째는 ABS 중간 존 하단을 0.15cm위로 통과했으나 ABS 끝면 존 하단을 0.78cm 차이로 통과하지 못해서 볼 판정을 받았다”고 구체적인 예를 설명했다.

이어 “또한 23일 문동주 선수가 투구한 4회말 KT 천성호 선수 타석의 4구(스트라이크 판정), 24일 류현진 선수가 투구한 1회말 KT 천성호 선수 타석의 3구(볼 판정)는 그래픽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것처럼 투구된 위치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KBO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23일 4회말 천성호를 향해 던진 문동주의 4구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좌타자 바깥쪽 코스였다. 투수 정보를 봤을 때 중간면 좌우는 22.60㎝, 중간면 상하는 71.22㎝, 끝면 상하는 69.27㎝로 스트라이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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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24일 1회 천성호의 3구(류현진)는 중간면 좌우 29.60㎝, 중간면 상하 65.35㎝, 끝면 상하 63.10㎝로 볼이었다.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4월 24일 3회 조용호 3구는 중간면 좌우 -8.39㎝, 중간면 상하 44.30㎝, 끝면 상하 41.87㎝로 볼이었다. 이 공은 존 중간면은 0.15㎝ 위로 통과했으나 끝면이 0.78㎝ 미달돼 통과되지 않았다. 조용호와 천성호는 신장의 차이도 있어 존의 상하단이 다르다. 천성호는 상단이 3.437피트, 하단이 1.686피트인 것에 비해 조용호는 상단이 3.195피트, 하단이 1.567피트다.

류현진이 삼진을 잡고도 불만을 내비친 5회 조용호 3구는 중간면 좌우 25.59㎝, 중간면 상하 69.24㎝, 끝면 상하 67.21㎝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KBO가 로우 데이터를 전격적으로 공개하면서 이번 논란이 일단락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왜 이 데이터를 구단에 즉각적으로 전달하지 않느냐는 문제는 또 다른 불씨를 내포하고 있다. 경기 끝나고만 로우 데이터를 전달했어도 한화가 다음 날까지 이런 불만을 터뜨리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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