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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NC의 반전 호투, 비결은 ‘높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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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24시즌 4월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여준 NC 국내 선발 3인방. 왼쪽부터 신민혁, 이재학, 김시훈. 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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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신민혁·이재학·김시훈
구창모 빈자리 확실히 채워

ABS 맞춤형 ‘하이코스’ 공략
한 달 평균자책점 3.17 ‘1위’

시즌 전만 해도 NC를 5강 후보로 꼽는 이는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 MVP 에릭 페디가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교체됐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선발이었다. 좌완 구창모가 상무 입대하면서 ‘건강한 구창모’를 상상해볼 여지조차 사라졌다. 신민혁을 제외하고 남은 두 자리를 누구로 채울지 불명확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발 전환을 준비하던 김영규가 전지훈련 중 부상으로 이탈했다. 결국 신민혁·이재학·김시훈으로 국내 선발진을 꾸렸는데 높은 점수를 매기기는 어려웠다.

개막 한 달이 지났다. 대반전이다. 하위권으로 평가받던 NC 선발진은 4월 한 달 동안 31경기에서 도합 170.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했다. 2위 KIA(3.97)를 멀찍이 제치며 평균자책점 1위를 달렸다.

새로 영입한 대니얼 카스타노와 카일 하트가 호투 중이다. 더 눈에 띄는 건 국내 선발 세 명이다. 평균자책점 기준 1일 현재 신민혁이 3.22로 리그 5위, 이재학이 3.98로 9위다. 5선발 김시훈은 이들보다 더 좋은 2.79를 기록 중이지만 규정이닝(31이닝)에서 2이닝이 모자라 순위에서 빠졌다.

기대 이상 호투 중인 세 사람의 공통점이 보인다. 높은 쪽 공략에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신민혁이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해 신민혁은 스트라이크존 안 높은 쪽 세 코스(몸쪽·가운데·바깥쪽)로 들어간 공이 전체 투구 중 12.1%였다. 존 바깥까지 합하면 전체 투구 중 높은 쪽 투구가 30.4%였다. 올해는 존 안 높은 쪽이 15%, 벗어난 높은 쪽까지 합하면 37.8%까지 올랐다. 1경기 공 100개를 던진다고 치면, 높은 쪽 공이 8개 정도 더 늘었다는 얘기다. 김시훈도 높은 쪽 전체 투구가 지난해 28.3%에서 33.4%로 올랐다.

이재학은 올 시즌 하이코스 비율이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전체 투구 중 33%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비마다 높은 쪽을 공략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전날 LG전 5회초 무사 1·2루 위기가 대표적인 장면이다. 오지환을 상대로 높은 쪽 체인지업으로 투 스트라이크째를 잡으며 타자 시선을 흐트러뜨린 뒤 5구째 아주 낮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뒤 타자 박동원을 상대로는 높은 쪽 공만 세 개를 던져 3구 삼진을 잡았다. 1구 커터, 2구 직구, 3구 체인지업이 모두 높은 쪽을 향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도입된 2024시즌, 스트라이크존 상단은 리그의 화두다. ‘칠 수 없는 공’이 스트라이크로 잡힌다는 타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달리 말하면, 투수 입장에선 높은 쪽이 새로운 활로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높은 쪽 승부가 일방적으로 투수에게만 유리한 건 아니다. 밋밋하게 들어간 높은 공은 언제든 장타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

현재까지 NC 국내 선발 3인방의 높은 쪽 공략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홈런 억제는 시즌 마지막까지 신경 써야 할 과제가 될 수 있다. 시즌 초 타고투저 바람 속에 세 사람 모두 지난해에 비해 피홈런 비율이 늘었다. 높은 쪽 공략으로 이득을 얻는 만큼 치러야 하는 비용도 없지 않은 셈이다.

경향신문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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