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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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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이 ‘암묵적 동의’한 에피스톨라의 핸드 체킹, 그걸 뚫어낸 경이로운 ‘The King’ 허훈 [KBL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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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 에피스톨라의 핸드 체킹, 그걸 뚫어낸 허훈은 경이로웠다.

수원 kt는 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89-92로 분패,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밀렸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승패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대접전이 펼쳐졌다. 1만 496명, 2012년 이후 무려 12년 만에 1만명 이상이 운집한 가운데 펼쳐진 진정한 챔피언결정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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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 에피스톨라의 핸드 체킹, 그걸 뚫어낸 허훈은 경이로웠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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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의 마지막 본헤드 플레이성 2점슛으로 경기가 마무리됐으나 이전까지의 과정은 분명 역대급 명승부라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The King’ 허훈이 있었다.

허훈은 패자였으나 패자가 아니었다. 그는 40분 풀타임 출전, 3점슛 4개 포함 37점 2리바운드 6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지난 2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임에도 지칠 줄 모르는 듯한 퍼포먼스였다.

더불어 허훈의 37점은 KBL 출범 후 국내선수의 챔피언결정전 단일경기 최다 득점 공동 2위 기록이다. 그는 2000-01시즌 조성원, 2022-23시즌 김선형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역대 1위는 1997시즌 김영만의 41점).

허훈의 37점이 더욱 대단했던 건 봄 농구 내내 최고의 맨투맨 디펜스를 뽐낸 에피스톨라를 상대로 얻은 대기록이라는 점이다. 에피스톨라는 서울 SK와의 6강, 원주 DB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김선형, 이선 알바노와 매치업을 가져가며 활약한 KCC의 비밀병기. 허훈은 KCC를 넘지 못했으나 에피스톨라를 이겨냈다.

사실 에피스톨라는 갑작스럽게 하드콜로 바뀐 봄 농구에서 대단히 영리한 수비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전까지 엄격하게 불렸던 핸드 체킹이 봄 농구 들어 완화됐고 에피스톨라 역시 이 부분을 적극 활용했다. 물론 단순히 파울성 수비만 하는 것이 아니다. 에피스톨라는 기본적으로 발로 따라가는 수비를 하면서 손을 적극적으로 사용, 그렇기에 위력적이다.

정규리그를 기준으로 보면 파울에 가까운 수비라는 것을 부정하기 힘들다. 그러나 지금은 플레이오프, 아니 챔피언결정전이다. 분명 정규리그와 기준이 다르다. 에피스톨라는 이에 맞춰 손을 많이 쓰는 수비를 펼치고 있고 김선형과 알바노, 그리고 허훈에 이르기까지 상대하는 선수들의 불편함을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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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 에피스톨라는 갑작스럽게 하드콜로 바뀐 봄 농구에서 대단히 영리한 수비 퍼포먼스를 선보인 선수다. 이전까지 엄격하게 불렸던 핸드 체킹이 봄 농구 들어 완화됐고 에피스톨라 역시 이 부분을 적극 활용했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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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핵심은 KBL이 에피스톨라의 수비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피스톨라의 핸드 체킹 파울에 가까운 터프한 수비에 대해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피스톨라는 봄 농구부터 시작된 갑작스러운 하드콜의 이점을 확실히 살리고 있고 이전 소프트했던 콜에 익숙한 선수들은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없다.

정해진 룰만큼 중요한 건 ‘정해진 기준’이다. 그 안에서 선수들은 룰과 기준을 이용해야 하고 빠르게 적응한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에피스톨라의 터프한 수비는 분명 영리한 것이며 KCC가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라올 수 있었던 포인트가 됐다.

그런 점에서 허훈의 37점, 그리고 KCC와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는 경이롭다는 평가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에피스톨라의 터프한 수비에 자주 불편함을 호소했으나 판정에 대한 불만보다 플레이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패자였으나 패자가 아닌 이유다.

KCC는 2승 1패로 시리즈 리드를 되찾았고 kt는 1승 2패로 밀리며 챔피언결정전 4차전 승리가 절실해졌다. 그만큼 중요해진 챔피언결정전 4차전은 시리즈 운명을 가를 승부처가 됐다.

여기에 허훈과 에피스톨라의 매치업은 대표적인 관전 포인트가 됐다. 과연 허훈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보여준 괴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을까. 아니면 에피스톨라의 터프한 수비가 한 번 더 빛날 수 있을까.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반드시 지켜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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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과 캘빈 에피스톨라의 매치업은 대표적인 관전 포인트가 됐다. 과연 허훈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보여준 괴력을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을까. 아니면 에피스톨라의 터프한 수비가 한 번 더 빛날 수 있을까.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반드시 지켜봐야 할 이유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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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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