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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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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도전' 안소희→'컴백' 진서연...연극 '클로저', 불륜보단 블랙코미디로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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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면 치정과 불륜, 깊이 보면 사랑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연극 '클로저'다. 결국 중요한 건 연출력과 연기력이겠다.

2일 서울 종로구 플러스씨어터에서 연극 '클로저'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은 김지호 연출과 배우 이상윤, 김다흰, 진서연, 이진희, 최석진, 유현석, 안소희, 김주연이 참석했다.

'클로저'는 현대 런던을 배경으로 앨리스, 댄, 안나, 래리라는 네 명의 남녀가 만나 서로의 삶에 얽혀드는 과정을 좇는 작품이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패트릭 마버의 작품으로, 1997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다.

사랑과 배신에 괴로워하면서도 성장하는 래리 역은 이상윤, 김다흰이 맡는다. 두 번의 운명적 사랑 속에 갈등하는 안나 역은 진서연, 이진희가 출연한다.

앨리스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곧 안나와도 사랑에 빠지고 마는 댄 역은 최석진, 유현석, 사랑을 갈구하지만 운명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당찬 앨리스 역은 안소희, 김주연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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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이후 8년 만의 공연이다. 오랜만에 돌아오는 만큼 현시대의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많은 수정 작업을 거치게 됐다. 최대한 원작에 가깝게 번역하고,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김지호 연출은 "어떻게 하면 원작자의 의도를 2024년 한국에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작품은 사랑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도 많다. 관객들이 표면적인 내용에서 멈추지 않고 그 안에 있는 내용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다소 폭력적이고 음담패설 섞인 상황과 대사가 많은 작품이다. 이에 대해 김 연출은 "자학과 해학의 결합이라고 느꼈다"라며 "보시는 분들이 웃고 나중에는 씁쓸하게 남아야 작품과 우리 삶의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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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도 대사에 담긴 의미의 해석에 집중했다.

최석진은 "댄이 '사랑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를 정말 알고 있을까 싶다. 상대의 상황과 그날의 감정에 따라 달라진다. 그 사랑한다는 표현이 고마워서일 때도, 미안해서일 때도 있는 것 같다. 매번 용도가 다르게 의미를 전달한다"고 전했다.

유현석도 "'사랑해'라는 대사를 할 때마다 객석에서 한숨이 나온다. 주체나 목적이 일반적인 사랑한다는 말과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물론 댄이 진심이 아니라고는 생각 안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주연은 "이 작품을 하면서 공감되는 대사도 많았다. 각색하고 연출 바꾸는 과정에서 점점 좋아지고, 명확히 들어오는 대사도 많았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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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희의 첫 연극 데뷔작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는 "영화를 인상 깊게 봤었다. 시간이 지나서도 생각이 났었다. 반갑고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라며 "다양한 매력 가진 앨리스라서 흥미로웠다. 새로운 모습 해볼 수 있어 좋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진서연은 지난 2008년 '클로저' 공연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에는 안나가 아닌 앨리스 역을 소화했다.

진서연은 "데뷔작이 '클로저'의 앨리스였고, 지금 16년 만에 다시 안나를 하게 됐다. 그동안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겼다"라며 그간의 변화가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렸을 때는 앨리스의 정서밖에 몰랐다. 사랑이 힘들고 고통스럽고 외롭고, 그러나 벗어날 수 없는 무언가였다. 지금은 나이도 먹고 안나 역을 하면서 느끼는 게, 모든 사람은 매 순간 선택을 한다. 안나는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할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언제나 자기감정에 충실했다"라며 "모든 사람이 늘 똑똑한 선택을 하지는 못한다. 관객과 배우들 모두 공통된 마음 아닐까 싶다"라며 공감 포인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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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와 이상윤은 영국 사회에 스며있는 계층에 대한 부분을 언급했다.

이진희는 "안나는 상류층 환경에서 자란 사진작가다"라며 "기본적으로 대본에서 캐릭터 힌트를 찾는데, 가장 많이 나오는 힌트가 래리의 말이다. 우울하다고 하는 말. 인간군상 꿰뚫는 포식자 입장에서 군림하고픈 래리의 말을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공허하고 외롭다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사람을 만나는 방식을 어디서 찾을까 했는데, 사진 찍는 데서 힌트 가져왔다. 앨리스가 말하듯이 버려진 건물을 찍고, 슬픈 사람을 아름답게 찍고, 그 추함 속에서 미를 찾는다"라며 "굉장히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이라고 봤다. 관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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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은 "자기가 갖지 못한 위를 향하는 인물 같다.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영국에서는 아직 신분적인 부분이 남아 있는 영향이 있기에, 윗사람을 만나 그들처럼 되고 싶은 게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국에서는 공공의료 일을 하는 의사는 우리나라만큼의 대우는 못 받는다고 하더라. 그런 입장에서 답답함도 있지 않을까. 안나를 만나 이성적 호감 있으면서도 그의 높은 계급을 갖고 싶어서 그곳을 향하기도 하는 것 같다"라며 "그러나 결국 올라가 봤다가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이란 걸 알고 돌아오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김다흰은 김 연출의 의도에 맞게 코믹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본에 있는 코미디적인 요소를 잘 살릴 수 있을까를 많이 신경 썼던 것 같다. 찾을수록 많이 있다"라며 "전형성을 탈피하고자 한다"고 의도를 밝혔다.

한편 지난 23일 개막한 '클로저'는 오는 7월14일까지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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