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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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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골대' 들어갔다면 달랐을까…뮌헨 '안첼로티 매직'에 당했다, 레알전 1-2 충격패+챔스 결승행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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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골대를 강타한 김민재의 헤더가 골로 연결됐다면 결과가 달랐을까.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 레알 마드리드의 수장 안첼로티 감독의 환상적인 용병술로 인해 경기 막바지 연속 실점을 내주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은 9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후반전 알폰소 데이비스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경기 막바지 호셀루에게 멀티골을 허용해 1-2 역전패했다.

앞서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리로이 자네와 해리 케인의 연속골로 레알과 2-2 무승부를 거뒀던 뮌헨은 이날 패배로 합산 스코어에서 3-4로 밀려 결승행이 좌절됐다. 2020년 이후 4년 만에 결승 진출, 그리고 이번 시즌 유일한 우승을 노리던 뮌헨의 계획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반면 경기 막판 교체로 들어간 호셀루의 멀티골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레알은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결승전에 오르며 '챔스 DNA'를 과시했다. 더불어 호셀루를 투입하기로 결정한 안첼로티 감독의 용병술도 빛났다.

이번 시즌 이미 스페인 라리가 우승과 수페르코파(스페인 슈퍼컵) 우승을 달성한 레알은 결승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시즌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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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팀 레알은 리그 우승이 확정된 상황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 반대로 뮌헨은 바이엘 레버쿠젠에 우승을 내준 뒤 유일하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두 팀 모두 총력전을 펼쳤다.

레알은 4-3-1-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안드리 루닌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페를랑 멘디, 나초, 안토니오 뤼디거, 다니 카르바할이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중원에는 토니 크로스, 오렐리앙 추아메니,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배치됐고 주드 벨링엄이 2선에서 호드리구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지원했다.

뮌헨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마누엘 노이어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고 누사이르 마즈라위, 마테이스 더리흐트, 에릭 다이어, 요주아 키미히가 수비를 맡았다.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와 콘라드 라이머가 허리를 책임졌고 세르주 그나브리, 자말 무시알라, 레로이 자네가 2선에 섰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당초 일각에서는 김민재의 선발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더리흐트가 경기 날짜에 맞춰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뮌헨은 토마스 투헬 감독이 신뢰하는 더리흐트-다이어 조합을 가동했다.

투헬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도 "현재 시점에서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다요 우파메카노, 김민재보다 앞서 있다"라며 "그들은 함께 계속 뛸 자격이 있다. (부상을 당했던) 더리흐트는 그린라이트를 받았고 내일 경기에 뛸 수 있다"라며 더리흐트와 다이어의 선발 출전을 예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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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초반 탐색전을 펼치는 와중 뮌헨은 몇 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월드 클래스 골키퍼 노이어가 빛나는 선방쇼로 뮌헨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전반 13분 레알의 오른쪽 측면 공격 때 다이어가 하프라인 뒤로 길게 걷어냈는데 볼이 터치라인 밖으로 벗어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레알 수비수들이 다시 빌드업(공격 작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를 착각한 볼보이가 다른 공을 집어넣어 순간 경기장에 공이 두 개가 된 것이다.

레알 선수들은 새로 들어온 공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재빨리 집어넣었고 비니시우스가 오른발로 때린 대각선 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강타하고 페널티킥 지점으로 흘렀다. 이를 다시 호드리구가 슛으로 연결했는데 노이어가 정면에서 그림 같은 선방으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노이어는 전반 39분에도 레알의 세트피스에 이은 비니시우스의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 크로스가 두 팀 선수들 사이를 지나 절묘하게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갈 때 이를 반사 신경으로 쳐내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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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어의 선방을 넘지 못한 레알은 전반전 동안 5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8개의 슈팅을 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뮌헨은 노이어와 다이어-더리흐트 센터백 듀오의 수비벽을 앞세워 레알의 공세를 철저하게 막아내면서도 2개의 슈팅을 모두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는 효율적인 경기를 펼쳤다.

다만 걱정되는 건 비교적 이른 시간이었던 전반 27분 부상을 당한 그나브리였다. 뮌헨은 그나브리 대신 마땅히 투입할 만한 자원이 없어 공격 재능이 좋은 풀백인 알폰소 데이비스를 측면 공격수 자리에 배치했다.

후반전 역시 레알이 주도했다. 전반전 예열을 마친 비니시우스가 뮌헨의 오른쪽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뮌헨 수비를 흔들었다. 뮌헨의 우측 풀백 키미히는 비니시우스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번번이 돌파를 허용하며 뮌헨의 구멍이 됐다.

후반 8분 비니시우스가 왼쪽 골라인을 따라 치고 들어간 뒤 슈팅을 시도했지만 더리흐트가 몸을 던져 막았다. 뮌헨은 곧바로 최전방 스트라이커 케인을 앞세워 반격을 시도했다. 케인이 수비 사이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엔 루닌 골키퍼가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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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10분엔 레알이 천금 같은 선제골 찬스를 놓쳤다. 비니시우스의 패스를 받은 호드리구가 다이어 다리 사이로 오른발 방향 바꾸는 슛을 연결했는데 이게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이후엔 노이어의 두 차례 선방이 불을 뿜었다. 호드리구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뚝 떨어지는 오른발 프리킥을 쐈으나 노이어가 쳐냈다.

이어 후반 15분엔 비니시우스가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치고 들어가 뮌헨 선수 4명 사이를 뚫고 회심의 오른발 대각선 슛을 쐈으나 노이어가 다시 한 번 걷어냈다. 노이어가 오른손 손바닥 바깥쪽으로 쳐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운집한 9만 관중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가 탄식하며 주저 앉는 순간이었다.

경기는 순식간에 기울었다. 후반 23분 뮌헨의 역습 상황에서 케인이 공격 방향을 크게 돌려놓는 패스를 데이비스에게 연결했고, 데이비스가 공을 잡은 뒤 오른발로 날카롭게 감아 레알 골망을 갈랐다.

이후 선수 교체 등으로 즉각 공세를 취한 레알은 후반 28분 동점골을 넣었으나 취소되면서 한숨을 쉬었다. 세트피스에서 더리흐트가 자책골을 넣었으나 볼 경합 과정에서 레알 수비수 나초가 키미히를 두 팔로 밀어 넘어트린것이 드러났다. 주심이 비디오 판독(VAR) 끝에 레알 반칙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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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30분까지 리드가 이어지자 투헬 감독은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기 위해 수비에 교체카드를 투자했다. 후반 31분 측면 공격수 자네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센터백 김민재를 내보내 최후방에 세 명의 센터백을 배치하는 전형으로 변화를 줬다.

김민재는 후반 37분 존재감을 발휘했다. 코너킥 때 공격에 가담한 김민재는 공이 자신에게 오는 걸 놓치지 않고 높게 뛰어올라 헤더를 시도했는데 이게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이후 투헬 감독은 케인과 무시알라를 에릭 막심 추포-모팅과 토마스 뮐러로 교체하며 마무리를 준비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안일한 교체가 됐다.

레알이 동점골을 넣기 위해 투입된 호셀루가 후반 43분과 후반 추가시간 47분에 연속골을 집어넣으면서 대역전극을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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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셀루는 후반 43분 비니시우스의 중거리슛을 노이어가 제대로 잡지 못하자 달려들면서 이를 밀어넣어 동점골 주인공이 되더니 후반 추가시간 2분엔 뤼디거의 패스를 골문 앞에서 밀어넣었다. 처음엔 오프사이드 판정이 났으나 VAR 끝에 온사이드로 판정되면서 골로 인정됐다.

김민재의 헤더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짙어진 경기 막바지였다.

만약이라는 건 없지만 김민재의 헤더가 들어갔다면 뮌헨의 리드는 2점 차로 늘어나 더욱 여유로운 경기를 펼칠 수 있었을 터다. 그러나 김민재의 헤더가 골대에 맞고 나오면서 득점에 실패,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뮌헨은 결국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또한 이 헤더가 들어갔다면 김민재도 선수로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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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지난 1일 레알과의 준결승 1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실점으로 이어지는 두 번의 결정적인 실책을 범해 평판이 바닥에 꽂힌 상태였다.

당시 김민재는 전반 24분경 비니시우스를 견제하기 위해 자리를 비우고 올라갔다가 비니시우스에게 뒷공간을 허용, 크로스의 패스를 받은 비니시우스가 일대일 상황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실점의 원흉이 됐다.

이어 후반 36분에는 페널티 지역에서 호드리구를 견제하는 도중 손을 사용해 호드리구를 넘어뜨렸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김민재에게 경고를 줬다. 여기서 내준 페널티킥으로 뮌헨의 승리는 무승부로 바뀌었다.

물론 공이 골대를 때린 게 김민재의 탓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단지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다만 김민재의 헤더가 뮌헨이 역전골로 패배하면서 이번 시즌을 무관으로 마치게 된 상황에서 경기를 돌아보며 떠오르는 장면 중 하나라는 건 확실하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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