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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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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20승→MLB 투수 8위 질주… KBO가 이런 선수 품었다니, 헐값 연봉에 트레이드 가치 상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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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KBO리그 무대를 평정하고 1년 만에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에릭 페디(31·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초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제는 연봉이 헐값처럼 느껴질 정도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등 전반적인 성적을 보면 충분히 그런 평가가 나올 만하다. 역설적으로 잘 던질수록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벗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상종가를 칠 기세다.

페디는 10일(한국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8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무볼넷 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고 시즌 세 번째 승리를 거뒀다. 페디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3.46에서 3.00으로 낮추며 다시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을 노리게 됐다.

잘 나가다 직전 등판인 5일 세인트루이스 원정에서 4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던 페디는 최근 기세가 좋은 클리블랜드라는 까다로운 팀을 만나 이날도 만만치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오히려 페디는 안정되고 침착한 투구를 하면서 클리블랜드 타선을 막아냈고, 결국 6이닝을 무실점으로 잡아내며 리드를 만들었다. 팀 불펜이 페디의 승리투수 요건을 잘 지켜 시즌 세 번째 승리가 올라갔고, 올해 리그 최악의 팀 중 하나인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뒤늦게 10승(28패) 고지를 밟았다.

페디는 이날 헛스윙 유도는 7번으로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다. 안타도 적지 않게 맞은 편이었지만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클리블랜드 타선에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 페디의 싱커 평균 구속은 시속 93.1마일(약 150㎞)로 시즌 평균보다 살짝 떨어졌지만 평균 90마일(145㎞) 정도를 기록한 커터가 결정구 몫을 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콘택트가 된 타구가 장타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도 이날 무실점의 주요한 원동력 중 하나였다.

1회와 2회를 삼자범퇴로 잘 풀어나간 페디는 3회 1사 후 타일러 프리먼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고, 이어 안타까지 맞으며 이날 첫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후속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물 오른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4회를 탈삼진 두 개와 함께 삼자범퇴로 넘긴 페디는 5회 위기를 잘 넘기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윌 브레넌과 보 네일러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몰린 페디는 타일러 프리먼을 결정적인 병살타로 잡아낸 것에 이어 카일 만자도를 1루수 땅볼로 요리하고 급한 불을 껐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페디는 팀이 3-0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넘겼다. 화이트삭스가 8회 두 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동점까지는 내주지 않았고, 결국 1점 리드가 끝까지 이어져 페디의 승리가 올라갔다.

워싱턴의 실패한 유망주였던 페디는 2022년 시즌 뒤 팀에서 방출된 이후 KBO리그 무대를 찾았다. 한국에 오기 전 여러 트레이닝 시설에서 강훈련으로 몸을 개조함은 물론 스위퍼를 골자로 한 레퍼토리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며 마지막이라는 각오 속에 모든 것을 준비했다. 다행히 한국 생활에 적응을 잘했고, 자신이 오프시즌에 갈고 닦은 것들을 충분하게 실함할 만한 기회가 있는 땅이었다. 그 결과 페디는 지난해 KBO리그에서 20승을 거뒀고, “페디가 달라졌다”는 소문이 나자 구름 같이 몰려온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기며 1년 만에 미국 무대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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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삭스는 페디에 2년 보장 1500만 달러를 제안했다. 지금까지 성적만 놓고 보면 말 그대로 대박 수준이다. 지금 당장 페디가 시즌을 마친다고 해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보면 충분히 연봉 값을 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에서 페디는 10일까지 1.7을 기록 중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8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페디보다 더 높은 WAR을 기록 중인 투수는 커터 크로포드(보스턴·2.3), 레인저 수아레스(필라델피아·2.2),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2.0), 로넬 블랑코(휴스턴·2.0), 세스 루고(캔자스시티·1.7), 하비에르 아사드(시카고 컵스·1.7), 잭 휠러(필라델피아·1.7)까지 총 7명에 불과하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페디가 안정적으로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성적이다.

올해 우울한 소식으로 가득 찬 화이트삭스지만, 페디의 호투는 위안거리다. 당장 2년 1500만 달러의 계약 원금은 단번에 회수할 기세인데다 시즌 중반 트레이드 카드로도 요긴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삭스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고, 앞으로의 호재도 마땅치 않다.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 건너 간 분위기다. 그렇다면 팀 내 주요 자원들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놔 향후 미래 자원들을 확보할 트레이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페디는 현재 화이트삭스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카드이기도 하다. 2년 계약을 한 페디는 팀이 생각하는 장기 자원은 아니다. 연장 계약을 하지 않는 이상 내년 시즌으로 계약이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발이 필요한 팀에는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에이스급까지는 아니더라도 3선발 정도에서 내년까지 얼마 안 되는 연봉에 활용할 수 있는 선수다. 연봉 부담은 별로 없는데 로테이션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선수다. 당연히 트레이드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페디의 활약이 계속될수록 페디의 이름이 트레이드 시장에서 뜨겁게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페디로서도 트레이드가 손해는 아니다. 페디를 원하는 팀은 포스트시즌을 위해 달릴 팀일 가능성이 크고, 그렇다면 페디도 더 주목받는 팀에서 더 주목받는 무대에 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여기서 좋은 활약을 한다면 2025년 시즌 이후 마지막 대박에 도전할 수 있다. 페디로서는 오히려 트레이드돼 이적하는 게 더 나은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KBO리그 1년이 페디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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