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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최정 빠져도 이기는 팀이 되다니… SSG 루키 듀오 폭발, 이제 '우산'까지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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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 간판 스타이자 핵심 타자인 최정(37)은 13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병원 신세를 졌다.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병원 검진 결과 이석증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스트레스성이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병은 아니지만, 앓아본 사람은 그 심각성을 아는 질환이다. 그냥 누워만 있어도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 다행히 아주 심각한 건 아니었다. 당시 SSG 관계자는 “이석증이 심하면 누워 있어도 어지럽지만 최정은 서 있는 상황에서는 큰 증상이 없다. 다만 움직이면 어지럼증을 느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13일 경기는 아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1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선수단과 동행해 내려왔지만 14일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팀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큰 악재였다. 당장 중심타선이 휑해 보였다. 이숭용 SSG 감독도 걱정이 컸다. 하지만 SSG는 13일 상대 선발이자 리그 최고 투수인 제임스 네일을 일거에 무너뜨리고 7-1로 이겼다. 14일에도 최정은 없었지만 한화를 11-4로 격파했고, 15일 경기에서도 최정이 경기 중간에 다시 더그아웃으로 소환됐음에도 9-1로 이겼다. 사실상 최정 없이 3연승을 했다.

다른 선수들이 고루 최정의 몫을 나눠든 것이 주효했다. 추신수도, 한유섬도, 박성한도, 최지훈도 고루 힘을 냈다. 여기에 두 신인 야수들이 힘을 보탰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 팀의 1라운드 지명자인 박지환(19), 그리고 5라운드 지명자인 정준재(21)를 빼놓고 3연승을 논하는 건 불가능했다. 두 선수가 공·수·주에서 대활약하며 최정의 빈자리를 메웠다. 그리고 최정의 야구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향후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으로 “주축이 휴식을 취해도 경기에서 꼭 지는 게 아니다”는 명제를 확인한 건 코칭스태프에도 중요한 교훈이 될 만했다.

박지환은 그야말로 절정의 컨디션이다. 1군에서 무난히 자리를 잡다 지난 4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손에 공을 맞고 미세골절로 이탈한 박지환은 복귀 후 공격에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11일부터 15일까지 이번 주 5경기에서 매 경기 안타를 때리는 등 총 13안타를 치며 어마어마한 활약을 했다. 지금은 누구를 마운드에 세워놔도 다 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줄 정도로 자유자재로 선배 투수들의 타이밍을 맞추고 있다. ‘극찬’했던 그 재능이 나오며 팀의 2루 자리를 잘 지켰다.

정준재는 숨은 공신을 넘어 일등 공신이었다. 정준재는 2루·유격수·3루를 모두 볼 수 있는 유틸리티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최정이 빠지자 3루 수비에 들어갔고, 비교적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팀의 좌측 내야를 지켰다. 여기에 기대 이상의 공격도 선보였다. 최근 3경기에서 각각 2안타, 총 6안타를 기록했고 여기에 볼넷 4개를 보태며 출루율을 확 끌어올렸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공격에서 기대를 거는 선수는 아니었기에 모두가 놀랄 활약이었다.

박지환의 공격 재능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 괜히 야수 1픽이 아니었다. 그런데 정준재도 야무진 공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끈질기고, 커트와 콘택트 및 작전 수행 능력 모두를 갖췄다. 장타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짧은 스윙으로 강한 타구를 만들어낸다. 근성도 뛰어나다. 단독 도루를 시도할 수 있는 주력 또한 대만 캠프 당시부터 주루 코치들의 군침을 샀다. 그간 ‘홈런의 팀’이었던 SSG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유형의 선수다. 최정이 정상 컨디션을 찾아도 팀 내야에서 감초 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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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캠프부터 평가가 좋았던 두 선수를 1군 코칭스태프가 과감하게 기용했고, 두 선수가 1군 초반 찾아왔던 각각의 위기를 이겨내고 자리를 잡은 선순환의 사례다. 두 선수의 잠재력을 확인한 SSG도 향후 군 복무 기간이 겹치지 않게끔 하며 두 선수를 전략 자산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두 선수가 차례로 내야에 자리를 잡으면 SSG 내야 리빌딩은 거의 완성 단계로 갈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2루·유격수·3루가 가능하다. 팀 사정에 맞게 육성 방향을 잡을 수 있다.

물론 경험이 부족하고 체력도 부족한 만큼 앞으로 고비는 계속 찾아올 것이다. SSG도 성공 확률이 높을 때 두 선수를 투입해 이왕이면 좋은 경험을 쌓게 한다는 생각이지만, 매번 그럴 수는 없다. 그렇게 소나기가 내릴 때 두 선수를 품어줄 ‘우산’도 곧 복귀한다. 부상으로 예상보다 결장 기간이 길었던 베테랑 김성현이 다음 주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다. 경험이 풍부하고 역시 세 포지션을 모두 능수능란하게 볼 수 있는 김성현이 오면 세 선수를 적절하게 돌려쓰며 안정감을 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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