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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감독님의 현역 시절 번호를 달아도 될까요?” 삼성화재 이적 후 걸었던 전화 한 통, 이적생은 스승의 14번을 택했다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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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의 번호를 달고 싶습니다.”

아웃사이드 히터 이시몬(32)은 한국전력을 떠나 삼성화재의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화재는 지난 4월 19일 이시몬과 2024-25시즌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한국전력에 내주는 대신 미들블로커 전진선과 2024-25시즌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남성고-홍익대 졸업 후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OK저축은행(現 OK금융그룹) 유니폼을 입은 이시몬은 OK금융그룹에서 쏠쏠한 백업 자원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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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이시몬. 사진(하동)=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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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이시몬. 사진=삼성화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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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20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이시몬은 한국전력으로 팀을 옮겼다. 이적 첫 시즌인 2020-21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리그 전 경기에 출전하며 36경기 181점 공격 성공률 51.09% 리시브 효율 44.57% 세트당 디그 1.980개를 기록했다. 리시브 2위, 디그 5위였다.

2021-22시즌 종료 후 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이시몬은 2023-24시즌 초반 돌아왔지만 임성진과 서재덕에 밀려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이제는 삼성화재의 왕조 재건을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최근 진행된 삼성화재 하동 전지훈련 현장에서 MK스포츠와 만난 이시몬은 “삼성화재 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젊은 선수들이 많아 에너지가 넘친다. 우리가 조금만 더 열심히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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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이시몬. 사진=삼성화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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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국전력에 갈 때도 설레는 마음이었다. FA 계약 후 트레이드를 통해 온 건데, 느낌은 FA를 통해 새로운 팀으로 온 느낌이다. 지금 몸 상태도 나쁘지 않다. 지난 시즌에는 시즌이 끝날 때쯤 몸이 올라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비시즌부터 착실하게 준비를 하고 있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에 있을 때는 박철우, 신영석, 서재덕 등 베테랑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나 삼성화재에서는 아니다. 이적생 조국기 다음으로 노재욱, 손현종과 함께 중고참급이다.

이시몬은 “국기 형 다음으로 최고참이다. 갑자기 이렇게 되어 당황스럽다(웃음). 내가 그동안 형들에게 배웠던 것을, 후배들에게 보여주려고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전력에 있을 때는 7번을 달았던 이시몬은 삼성화재에서 14번을 단다. 삼성화재에서 14번은 의미 있는 번호. 삼성화재의 왕조 시대를 함께 했던 ‘배구도사’ 석진욱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현역 시절 달았던 번호다. OK저축은행 시절 지도를 받았고, 또 평소에도 석진욱 위원에 대한 존경심이 컸던 이시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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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시절 이시몬.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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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몬은 “삼성화재에 와서도 7번을 달아야 하나 생각을 했다. 그러나 새롭게 시작을 한다는 마음으로 등번호를 바꿔보자는 이야기를 와이프와 했었다. 와이프가 ‘삼성화재가 명문 구단이고, 팀의 레전드 선수를 따라간다는 마음으로 등번호를 생각해 보면 어떠냐’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석진욱 감독님이 달았던 14번이 떠올랐다. 와이프도 내가 석진욱 감독님을 향한 존경심을 알고 있기에 너무 좋아하더라. 평소에도 자주 전화를 했었는데, 등번호 정하기 전에도 전화를 해서 ‘감독님 번호를 달고 싶습니다’라고 하니까, ‘네가 알아서 해’라고 하시더라(웃음). 현역 시절 석진욱 감독님처럼 팀을 위해 헌신하고, 뒤에서 잘 받쳐주는 플레이로 삼성화재에 팀이 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시몬은 OK저축은행에서 한국전력으로 이적이 확정된 직후,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석진욱 감독님에게는 정말 감사한 마음이 컸다. 지금까지 믿어주시고 많은 것을 가르쳐주셔서 감사드린다. 어디서든 열심히 할 테니 믿어줬으면 좋겠다”라며 울먹일 정도로 석진욱 위원을 향한 존경심이 컸다.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오직 팀 승리에만 집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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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이시몬. 사진=삼성화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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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라며 “삼성화재에는 실력이 좋은 국내 아웃사이드 히터 선수들이 많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잘한다면 팀의 승리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외인들이 40점 이상을 올려도 팀이 지면 아무 의미가 없지 않냐. 서로 잘 뭉친다면 팀 승리가 따라올 것이다. 다음 시즌에는 승리에 목적을 두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이시몬은 “나의 플레이를 보며 팬분들이 즐거워하셨으면 좋겠다. 항상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삼성화재가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시몬은 오자마자 부주장으로 임명됐다. 이시몬을 향한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의 기대치를 알 수 있다. 배구계에서 이시몬을 향한 평판은 좋았다. ‘성실하고 동료들을 존중할 줄 아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의 표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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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이시몬. 사진=삼성화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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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시즌, 삼성화재의 봄배구 진출에 힘을 더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보자.

하동=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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