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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스타와의 인터뷰

[단독]이하늘 "데뷔 30주년…갱년기 래퍼 됐지만 더 재밌게 음악할 것"(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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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의 힙합은 멋져]10번째 주인공 DJ DOC 이하늘

이데일리

(사진=펑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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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열심히 해보고는 있는데 예전만큼 속도는 잘 안 나네요. 하하.”

신곡 작업을 위해 다시 음악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그룹 DJ DOC 멤버 이하늘(53)의 말이다. 최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작업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한 이하늘은 DJ DOC 앨범이 아닌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는 근황을 밝히면서 뼈대까지 다져놓은 미완성 신곡들을 들려줬다.

그러면서 그는 “예전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성공이라고 해도 괜찮다. 열심히 준비 중인 새 앨범을 내놓은 뒤 이전보다 더 재미있게 놀아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DJ 출신인 이하늘은 혼성듀오 철이와 미애 출신이자 ‘DJ 처리’로 잘 알려진 신철의 눈에 띄어 DJ DOC 멤버로 발탁됐다. 1994년부터 DJ DOC 멤버로 활동하며 ‘수퍼맨의 비애’, ‘머피의 법칙’, ‘겨울이야기’, ‘여름이야기’, ‘DOC와 춤을’, ‘런 투 유’(Run To You), ‘아이 워너’(I Wanna), ‘스트릿 라이프’(Street Life), ‘나 이런사람이야’ 등 다수의 곡으로 인기를 끌었다.

DJ DOC는 초창기엔 댄스 그룹에 가까웠으나 점차 힙합 그룹으로 변모하며 힙합 음악 대중화 선봉에 섰다. 그 중심에 있던 멤버인 이하늘은 한때 힙합 레이블 부다사운드를 이끄는 등 후배 래퍼들을 양성하는 데에도 힘 썼다.

DJ DOC는 올해 데뷔 3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를 맞았으나 활동이 멈춰있는 상태다. 가장 마지막으로 선보인 정규작은 2010년 발매한 정규 7집 ‘풍류’. 어느덧 14년째 공백기다. 멤버 간 감정의 골이 완전히 메워진 상태가 아니라는 점은 신작을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는 지점이다.

이 가운데 이하늘이 준비하고 있는 솔로 앨범에 이목이 쏠린다.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것이 데뷔 후 이번이라 더욱 눈길이 가는 행보. 올해 처음으로 정식 언론 인터뷰에 나선 이하늘과 나눈 대화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 공유한다.

(일문일답 내용은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앨범 작업기를 공개하고 있다. 이 같은 기획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앨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고 싶었다. DJ DOC가 다시 뭉치게 되든, 안 뭉치게 되든 과정을 리얼하게 담아내면 어떻게 결과가 나오더라도 해명하기도 쉽고, 사람들의 오해도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었다. 유튜브가 매달리는 것 중 하나이고 재미도 느끼고 있는데, 파워 유튜버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건 아니다.

-반응은 어떤가.

△한동안 아무것도 안하면서 너무 조용하게 살았던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유튜브하면서 외로움을 덜 타기도 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 사람들과 라이브 방송으로 소통을 하면 긍정적인 힘이 생겨서 좋더라.

-비록 활동이 멈춰 있지만 DJ DOC 음악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30년이란 긴 시간 동안 사랑받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DJ 출신들이다 보니 흐름을 잘 읽었던 것 같다. ‘지금 이런 음악을 하면 사람들이 좋아하겠다’는 생각으로 앨범을 만들었는데 결과적으로 반응이 좋았다. 물론 운도 좀 따라줬던 것 같고. 또 하나는 오버하지 않고 못하는 걸 잘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 점도 좋은 성과를 불러왔던 것 같다.

-대중의 니즈와 흐름을 파악하는 감각은 아직 살아 있나.

△아직 그런 감각을 2~3년 정도는 더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을 유지하기 위해 TV는 잘 안 보지만 음악은 꾸준히 듣는 편인데, 주로 외힙(외국 힙합)을 많이 듣는다. 국힙(국내 힙합)의 경우엔 리스펙트 하는 아티스트들도 있고 랩 장인들도 많지만, 몇몇 빼곤 가사가 취향과 맞지 않아서 즐겨듣기가 어렵더라.

이데일리

(사진=펑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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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DOC 앨범 중 가장 애정하는 앨범이 있다면.

△5집(The Life... DOC Blues 5%)이다. 열심히 만들기도 했고, 나름의 만족도도 높은 앨범이다. 그만한 앨범을 다시 못 뽑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7집(풍류) 또한 재미있게 작업하긴 했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열성팬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나.

△아니다. 안티 팬만 많다. (웃음). 제가 어디서 뭐만 하면 나타나서 긁어댄다. 팬들 같은 경우엔 다들 나이가 어느 정도 드시지 않았나. 아무래도 먹고 살기 바쁠 나이들이라 활동이 활발하진 않다.

-유튜브 콘텐츠 타이틀을 ‘갱년기 래퍼의 삶’이지 않나. 약간 짠한 느낌도 드는데 요즘 실제 삶은 어떤가.

△예전에는 표현하고 싶은거 다 표현하고 살았는데 요즘은 귀찮다. 휘말리는 것도 귀찮고. 요즘 제일 많이 드는 생각은 ‘그러려니’나 ‘그렇구나’이다. 어떻게 보면 허무주의자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미소).

-최근 온라인상에서 디스곡 ‘부치지 않은 편지’로 불화가 알려졌던 클론 강원래와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계속 미워하고 싫어하는 감정을 가지고 가는 게 더 힘들더라. (강원래와는) 이전에도 왔다갔다 하면서 마주쳤는데 되게 서로 불편했다. 그런 가운데 송이(강원래의 아내이자 그룹 콜라 출신 김송)가 자연스럽게 인사할 수 있는 분위기를 계속해서 조정해준 거다. 너무 옛날 일이기도 하고, 다 소모되어서 아무 감정이 남아있지 않기도 하다. ‘이 사람 미워해야 해’, ‘진짜 싫고 미워’ 같은 생각은 다 소모되었다.

-유튜브 콘텐츠가 온라인상에서 꽤 화제인데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제안도 다시 들어오나.

△아직은 안 온다. 조금 더 콘텐츠의 인기가 올라가야 할 거 같다. (웃음). 그런데 사실 제가 방송에 적합한 성격이 아니다. 낯을 엄청 가려서 여러 출연자들과 티키타카를 하는 게 쉽지 않다. 거짓으로 재미있는 척하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요즘 TV를 잘 안 보는 이유도 그런 거다. 그래서 방송 섭외가 들어오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방송이 있을지 잘 모르겠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반면 유튜브 콘텐츠 촬영은 편하다. 재미가 있던 없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꾸미지 않고 소통할 수 있어서 좋다.

-과거 부다사운드, 슈퍼잼레코드 등을 통해 여러 후배 뮤지션들을 이끌었는데 요즘은 어떤가.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동생들이 있는 반면, 해줘도 부족하다고 느끼는 동생들도 있다. 갑자기 하나 못해준 걸로 서운하다고 생각하는 동생들이 있었고, 그로 인해 인간관계까지도 틀어지는 경험을 해봐서인지 후배 양성에 대한 의지는 솔직히 예전 만큼은 크지 않다. 지금 몸 담고 있는 회사(펑키타운)에는 디렉터이자 프로듀서 역학을 맡고 있는데, 적당히 선 넘지 않는 수준으로 챙겨주려고 하는 편이다.

-데뷔 30주년 소회와 앞으로의 활동 각오를 듣고 싶다.

△모든 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던 시기가 있었다. 한창 활동할 땐 하고 싶은 것과 갖고 싶은 것에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었으니까. 그땐 당연하게 느꼈는데, 이제야 그게 참 감사하고 좋았던 거구나 싶더라. 그리고 요즘은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느끼는 법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저를 객관적으로 봤을 때 예전만큼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충분히 지금 컨디션에서 무언가를 재미있게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새 앨범을 준비해서 내놓은 뒤 예전의 10분의 1밖에 안되는 성공이라고 해도 그때보다 더 재미있게 놀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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