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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쾌속질주…마침내 만개하는 손호영의 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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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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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활짝 폈다.

3월 30일. 내야수 손호영에겐 잊지 못할 날이 될 듯하다.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개막 후 5경기를 막 치른 시점이었다. 더욱이 손호영을 품기 위해 롯데는 사이드암 투수 우강훈을 내줬다. 150㎞대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은 리그 내에서 굉장히 귀하다.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손호영을 향한 기대치가 컸다는 의미다. 현장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당시 손호영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왔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타격 재능은 확실했다. 한때 미국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드렸을 정도. KBO리그 입성 첫 해인 2020년에도 23경기서 타율 0.367을 때려냈다. 다만, 탄탄한 LG 선수층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 확실하게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크고 작은 부상 악재도 손호영이 극복해야할 과제였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3일 대구 삼성전 이후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이전부터 좋지 않았던 오른쪽 햄스트링에서 긴장 증세를 보인 것. 한 달 가까이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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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가 있었지만 결코 꺾이지 않았다. 복귀 후에도 맹타를 이어갔다. 4월 17일 잠실 LG전부터 16일 잠실 LG전까지 무려 2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1997년 김기태(당시 쌍방울)를 밀어내고 단독 5위에 자리했다. 최장 기록은 박종호가 가지고 있다. 두 시즌에 걸쳐 39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했다. 현대 시절인 2003년 8월 29일 수원 두산전에서부터 삼성으로 이적한 이듬해 4월 21일 현대전까지다. 롯데에선 1999년 박정태의 31경기가 최장(전체 2위)이다. 3위는 김재환의 30경기 연속 안타. 공동 4위는 박재홍(2008년), 이명기(2014년)가 기록한 28경기 연속 안타다.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장타다. 42경기서 장타율 0.552를 기록 중이다. 팀 내 가장 높은 수치다. 홈런 6개에 2루타 11개, 3루타 2개를 때려냈다. 16일 경기에서도 짜릿한 손맛을 봤다. 5회 초 2사 1,2루 찬스에서 LG 불펜투수 김대현의 6구를 공략했다. 138.4㎞짜리 포크볼이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으로 형성됐지만 힘차게 퍼 올렸다. 타구 속도는 168.6㎞에 달했다. 거포는 아니지만 중장거리 유형으로서 자리매김한다면 롯데 타선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자신의 야구인생의 커다란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커리어하이를 작성하고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미 한 시즌 최다 출전은 넘어선 지 오래다. 종전까진 2022시즌 마크한 36경기다. 손호영이 든든하게 3루를 지켜주면서 내야 교통정리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모습이다. 주전으로서 한 시즌을 오롯이 소화하는 경험은 손호영이 성장하는 데 커다란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손호영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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