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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죽음을 이겨냈다! 손흥민 동료…기적의 골+MVP 선정→"경기 뛰는 게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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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인간 승리 주인공'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심정지를 딛고 돌아온 유로 무대에서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덴마크는 17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슬로베니아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덴마크는 전반 17분에 터진 에릭센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덴마크의 스로인 상황에서 공이 페널티 박스에 있던 요나스 빈에게 연결됐고 빈은 뒷발로 감각적인 패스를 건넸다. 에릭센은 빈의 패스를 가슴 트래핑 후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슬로베니아의 골망을 갈랐다.

덴마크는 후반 중반까지 리드를 지켰으나 후반 32분 슬로베니아 코너킥 상황에서 에리크 얀자에게 중거리 동점골을 허용해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당시 페널티 박스 밖으로 흐른 공을 얀자가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그의 슈팅이 덴마크 미드필더 모르텐 히울만 엉덩이 맞고 굴절돼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불운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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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덴마크와 슬로베니아는 승점 1점을 나눠가졌다. 이후 같은 C조에 속한 잉글랜드가 세르비아 상대로 1-0 진땀승을 거두면서 잉글랜드가 조 1위에 올라갔고, 덴마크와 슬로베니아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잉글랜드에 패한 세르비아는 4위에 위치했다.

한편 이날 경기를 보던 많은 팬들이 덴마크의 선제골이 터지자 크게 흥분했다. 득점을 터트린 선수가 다름 아닌 '인간 승리의 주인공' 에릭센이었기 때문이다.

에릭센은 과거 토트넘 홋스퍼와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해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이다. 리그에서 가장 창조적인 플레이메이커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손흥민, 해리 케인, 델리 알리와 함께 일명 'DESK' 라인을 형성해 유럽 최고의 공격진의 일원으로 활약했다.

2020년 1월 토트넘을 떠나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에릭센은 지난 2021년 여름 덴마크 대표팀 일원으로 유로 2020에 참가했다. 이때 조별리그 경기를 뛰다 심정지가 오면서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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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지난 유로 2020 덴마크와 핀란드와의 B조 조별 예선 1차전 경기였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토마스 델라니와 중원을 구성한 에릭센은 전반 41분 심정지로 쓰러졌다. 에릭센으로 인해 경기는 중단됐고 CPR(심폐소생술)이 진행됐다. 에릭센은 15분간 치료를 받은 후 들것에 의해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도 에릭센은 빠른 대처 덕분에 살 수 있었다. 에릭센은 당시를 떠올리며 "나는 5분간, 이 세상을 떠났다"고 말할 정도의 위험한 순간이었다. 경기는 에릭센의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 2시간 동안 멈췄고 에릭센이 무사하다는 소식과 함께 경기는 재개됐다. 이날 경기에서 덴마크는 핀란드에 0-1로 패했다.

무사히 건강을 회복한 에릭센은 이후 제세동기를 체내에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로 인해 제세동기가 삽입된 선수는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세리에A 규정에 따라 인터밀란을 떠나야 했다.

죽을 위기를 넘긴 에릭센은 축구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다시 커리어를 이어갔다. 인터밀란을 떠난 후 2022년 1월 브렌트퍼트와 6개월 단기 계약을 맺어 다시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한 그는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시즌 종료 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또 다시 대표팀에 승선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도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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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맨유에서 44경기 2골 10도움을 기록하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던 에릭센은 올시즌 주전 경재에서 밀려 28경기 1골 3도움만 기록했다. 부진한 한 해를 겪었지만 유로 2024 덴마크 최종 명단에 포함됐고, 다시 돌아온 유로 대회에서 득점까지 터트리며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날 에릭센은 선발로 나와 90분 풀타임을 뛰면서 슈팅 4회, 기회 창출 3회 등을 기록해 '덴마크-슬로베니아' 경기 MVP로 선정됐다.

에릭센도 기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의하면 그는 "이번 유로에서의 내 이야기는 지난번과 매우 다르다"라며 "난 경기에 임할 자신감을 느꼈고, 경기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유로에서 뛰는 건 언제나 특별하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난 유로에서 득점한 적이 없다는 걸 염두에 뒀지만 내 마음엔 축구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라며 "내 골로 팀을 도울 수 있어서 기뻤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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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과 축구 전문가들도 에릭센이 심정지를 딛고 다시 유로에 돌아와 득점까지 터트렸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매체에 의하면 전 스코틀랜드 공격수 팻 네빈은 "이는 거의 꿈이다. 이 골 뒤에는 여러 감정과 이야기가 있다"라며 "에릭센이 다시 이 수준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난 활짝 웃는다"라고 말했다.

맨유 레전드 수비수 게리 네빌도 "전반전 최고의 순간이며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며 "축구는 인지도를 높이는 측면에서 매우 강하지만, 이는 축구가 무의미해진 순간이었다"라며 모두가 한 마음으로 에릭센의 득점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에릭센의 유로 2024 활약은 계속된다. 덴마크는 오는 21일 우승 후보 잉글랜드와 26일 세르비아와의 조별 예선 2, 3차전을 치른다. 에릭센이 또 다른 감동적인 서사를 써 나갈 수 있을지 이번 대회 그의 활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UEFA 유로 2024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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