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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SPO 피플]복귀 자체가 의미…손준호의 울컥했던 37분 '이제 다시 시작해봐, 눈물을 감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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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다시 시작하기 위한 37분(교체 출전 30분, 추가시간 7분)은 손준호(수원FC)에게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손준호는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8라운드 FC서울전에 교체 명단에 있었다.

경기 전 김은중 감독은 손준호 활용법을 두고 "팀에 합류해 짧은 기간이지만, 훈련을 같이했다. 기존 선수들과 조합을 해서 손준호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 (출전 시간은) 20분 전, 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본인도 경기를 뛰어봐야 컨디션을 더 잘 알 수 있지 않겠냐고 하더라. 수준 있는 선수고 선수들과 호흡도 문제가 없다"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2020년 전북 현대의 우승을 이끌었던 손준호는 2021년 산둥 타이산을 통해 중국 슈퍼리그에 진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중국 공안 당국으로부터 구금됐다. 뇌물 혐의가 적용됐지만,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지난 3월 전격 귀국했다.

전북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하며 사실상 전북행이 확정적이었던 손준호는 수원FC에 전격 합류했다. 마지막까지 전북이 양보하기 어려웠던 조건 하나를 손준호 측이 수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을 확인한 수원FC가 빨리 움직여 손준호 영입에 성공했다.

0-1로 지고 있던 후반 15분 강상윤을 대신해 들어간 손준호다. 윤빛가람 아래에서 공수 연결 고리 역할에 충실했다. 손준호가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 수원FC 원정 팬들은 물론 서울 팬들도 박수를 쳐줬다. 2만 5,157명의 관중이 하나된 순간이었다.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와 몸을 만들며 뛸 수 있는 무대가 생겼다는 그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다.

수원FC는 0-3으로 패했지만, 손준호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민감한 격차가 많이 있었다. 그곳(=중국)에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견디면서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대한민국 축구 팬들과 국민 여러분이 걱정해 주시고 많은 응원과 격려해 주신 것을 알고 있다. 사랑과 응원에 보답을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 저보다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손준호와 포항 스틸러스 시절 인연을 맺었던 김기동 서울 감독은 "오랫동안 본인에게 어려움이 있었고 (복귀에 대한) 상당한 의지가 있었다고 봤다. (손)준호와 한 팀에 있었지만, 축구에 진심이고 성실한 선수다. 자기의 꿈을 찾을 것이라 본다. 준호가 특별한 활약 하지 않아 도움이 됐다"라며 농담을 섞어가며 경기에 나선 것에 대한 감동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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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구금되면서도 몸을 계속 만들었던 손준호다. 국내로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경기를 뛰면서 경기 체력을 얼마나 빨리 올리느냐에 따라서 상태가 달라질 것 같다"라며 선발로 뛸 수 있는 체력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팬들이 박수를 쳐주며 손준호의 그라운드 복귀를 환영하고 격려한 느낌은 어땠을까. 그는 "경기장에 올 때까지는 잘 느끼지 못했고 조금 어색했었다. 많은 사람 앞에서 약 1년 만에 섰다는 그 자체가 떨렸다"라면서도 "눈물을 흘릴 것 같았지만, 조금 참으려고 했다.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많은 팬이나 고생한 아내, 가족에게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선수다움을 보여주려 애를 썼다고 밝혔다.

A대표팀에서도 활약했던 손준호다. 지난 2월 끝난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손준호가 있었다면 수비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많았다. 언제 최고 수준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김은중 감독은 이날 경기 손준호를 평가하면서 "교체 타이밍을 봤고 30분을 뛰었지만, 별 무리가 없었다.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잘했다. 좋은 모습이 나왔고 컨디션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라며 '경기 체력'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오늘 팀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지만, 7월이 지나면 80%에서 90%는 돌아올 것 같다. 감독님께서 경기장에 기회를 주셨다. 그 기회에 보답하기 위해 더 많은 준비를 해야겠다"라는 계획을 전했다.

평범한 일상을 되찾은 손준호는 수원FC의 성적 향상을 우선했다. 그는 "다시 예전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수원FC가 조금 더 높은 위치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합류하는 선수 중에 가장 크게 팀에 도움 되는 선수로 기억 남고 있다"라는 의지를 보였다.

A대표팀 귀환도 가능할까. 그는 "거기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정말 사소한 것부터 감사하다는 것만 생각난다. 다시 경기장에 발을 디딜 수 있어서 행복했다. 차근차근 좋은 모습을 보이면 A대표팀은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팀을 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맞을 것 같다"라며 태극마크는 수원FC에서 잘해야 따르는 일이라고 결론 내렸다.

마지막에 울컥했던 손준호다. 그는 "많은 격려의 응원을 받아 기억 남지 않지만, 가족들이 하는 말들이 기억 남는다. 아내는 제가 축구하는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고 했는데 그 소원이 이뤄져서 기쁘다. 가족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남편과 아빠로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라며 강하게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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