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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현장 불만 잠재울 수 있을까? 허구연 총재·선수협 사무총장 참석 피치클락 회의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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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가 피치클락 등 제도 도입과 ABS 시스템 운영에 대한 현장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까.

KBO는 24일 오후 KBO 총재와 선수협 사무총장 및 자문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 정식 도입 예정을 앞둔 피치클락 운영 및 도입과 관련한 2차 준비 회의를 갖는다. 이를 위해 지난 3일 심판위원, 경기운영위원, 운영사를 포함한 KBO 내부 TF 1차 회의가 있었다는 게 KBO측의 설명이다.

2차 회의에는 다양한 야구 관계자 및 피치클락 운영 및 시행사를 비롯해 선수협도 참석한다. 이날 오후 3시부터 KBO에서 KBO 허구연 총재, 박근찬 사무총장과 함께 장동철 한국프로야구 선수협회 사무총장, 정민철 MBC스포츠+ 해설위원 겸 야구대표팀 코치, 심판, 기록 위원장 및 팀장, 경기운영위원이 참여하는 2차 피치클락 준비회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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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영구 기자


피치클락은 투수가 일정 기간 내에 투구하도록 해 경기 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보는 제도다. 올해 시범경기부터 상반기까지 시범 도입하고 하반기부터 정식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개막 직후부터 피치클락 위반 사례가 쏟아지고, 현장의 불만이 다수 제기되자 내년 정식 도입으로 시행 시기를 늦췄다.

피치클락이 이미 거의 반 시즌 가까이 시행 됐지만 현장과 구단별 반응은 엇갈린다. 내년 상황을 대비해 피치클락을 준수하고 있는 구단이 있는 반면, 일부 구단은 거의 피치클락을 신경쓰지 않고 위반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로선 시범경기 운영인만큼 제재할 부분이나 강제성이 없다.

동시에 피치클락을 비롯해 올 시즌 도입된 ABS(자동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에 대해선 현장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ABS의 경우엔 구장별 스트라이크존의 편차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현장의 불만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

이외에도 피치클락과 ABS 도입을 비롯해 최근에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휴식기를 기존 7일에서 4일로 줄인 것에 대해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현장과 소통하지 않는다”며 작심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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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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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18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올스타 휴식기가 줄어들어 피로를 회복하고 후반기를 시작할 수 없다. 최소한 일주일 정도 시간을 주어야 한다. 선수들을 올스타전에 내보내는 것도 부담이 된다”며 “특히 지방 구단들은 제대로 못 쉰다. 감독을 비롯해 현장의 의견이 반영 안 됐다. 올스타전 감독 회의를 통해 여러 안건을 KBO에 건의할 생각인데, 올스타 브레이크를 7일로 다시 늘리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염 감독에 이어 이강철 KT 위즈 감독과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등 현장의 베테랑들도 일정 축소에 대한 불만과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올해 11월 열리는 프리미어 12를 위해 KBO는 오는 7월 5일~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을 비롯해 시즌 개막 시기를 앞당겼다. 올스타전 휴식기도 4일로 3일 축소했다.

이에 대해 KBO는 지난해 9월 실행위원회를 앞두고 올스타 휴식기 단축에 대한 방안을 구단에 미리 전달했다고 20일 오전 밝혔다. 지난해 9월 실행위원회에서는 10개 구단 단장 전원 만장일치로 우천 순연에 대한 대비로 개막일 조정과 올스타 브레이크 단축을 의결했다. 시즌 막바지 더블헤더 증가에 따른 부상 위험 및 체력 소모 등이 논의 과정에서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그리고 10월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보고됐고 반대 의견 없이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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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염경엽 감독은 “KBO가 본질을 모르는 것 같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안건, 일정을 만들 때 먼저 현장의 의견을 물어봐 달라는 것이다. 10개 구단 모두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다. 선수협 대표에게 물어보면 되고 감독 간담회 회장에게 여쭤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염경엽 감독은 20일 “일정 등을 바꿀 때 실행위원회에서 하는 것을 모르나. 다 안다. 구단하고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현장과 소통을 해달라는 것이다. 공정성과 신뢰성을 위해 구단에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첫째로는 팬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면서 “두 번째는 구단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 야구인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구단과 선수, 감독들에게 인정 받아야 팬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염 감독은 “현장은 다 배제하고 있다. KBO와 우리는 노사관계, 갑을관계가 아니다. 정말 소통이 잘 될 수 있는 관계인데 안 되고 있다. KBO와 싸우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 리그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소통하자는 것이다. 프로야구와 관견된 일정, 규정, 규약을 논할 때 현장과 상의가 필요하다. 그래야 그 신뢰성, 공정성이 인정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올 시즌부터 적용되고 있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와 내년 도입 예정인 피치클락을 예로 들기도 했다. 염 감독은 “ABS를 시작한 지 4개월이 지났다. 현장에서는 느끼는 문제점이 분명히 있다. 처음이니 당연히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점이 발생하면 시스템 상 문제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 문제점을 받아들이는 것이 KBO가 할 일”이라며 “현장 의견을 들어 체크 및 수정해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현장 사람들과 상의해 맞춰가면 좋은 ABS를 만들 수 있다. (KBO는) 항상 대응하는 방식이 이렇다”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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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클락 도입에 대한 TF 2차 회의가 열린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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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염 감독은 “피치클락을 내년부터 도입 한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가장 위반이 많고 어떤 것이 합리적인지 조사도 하지 않는다”며 “기술위원회와 규칙위원회 위원장들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나와서 물어야 한다. 이런 과정없이 한다면 누가 도입을 찬성할까”라고 반문했다.

해당 발언이 나온 이후 염 감독이 프로야구 현장에서 느끼는 소통 부재에 대한 불만을 잘 표현했다는 반응과 함께 KBO와 각 구단 프런트의 역할을 무시하고 현장에서 일종의 월권을 하고 있다는 반응도 함께 나왔다.

문제는 어쨌든 간에 현장에선 새로운 제도 시행과 계획에 대해 불만과 아쉬움이 존재한단느 사실이다. 이에 KBO도 내부 TF 1차회의에 이어 2차 회의에선 선수협을 포함한 다양한 인사들을 초청해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과정에 대해 KBO는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KBO리그 맞춤형 피치클락 모델을 준비중”이라며 “ABS 7차 운영회의도 24일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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