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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정효 감독, 작심 발언 그 이후…침울한 엄지성-정호연 “안일했다, 간절함으로 뭉쳐야” [MK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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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원정에서 패한 이정효(광주FC) 감독의 작심발언이 선수들에게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 광주의 핵심임 엄지성, 정호연은 침울한 마음속 다시 한번 팀이 뭉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는 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9라운드 수원FC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광주는 한 골로 수원FC와 희비가 엇갈렸다. 주고받는 흐름 속 후반 30분 수원FC의 정승원의 결승골에 광주는 패했다. 이로써 7승 1무 11패(승점 22)가 됐다. 광주는 시즌 절반이 지난 가운데 19경기 11패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3위를 기록했던 모습과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일경제

사진=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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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이정효 감독은 아쉬운 경기력에 허망함을 표출했다. 이정효 감독은 “우리가 올해 몇 위를 할지 예상간다. 그동안 거품이 많이 끼어있었다. 나도, 우리 선수들도 거품이 많다. 작년 ACL에 나갈 수 있는 3위 성적이 기적이었다. 이제는 알아야 한다. 우리가 잘한 게 아니라 운이 좋았던 것이다”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이어 “이제 구단도, 선수도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팬들께 죄송하지만, 이제는 알아야 할 것 같다. 광주라는 팀이 다시 3위라는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없을지 오늘 밝혀진 것 같다. 나부터 정신 좀 차려야 할 것 같다”라고 이어갔다.

이정효 감독은 ‘강등’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광주의 현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처럼 돌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기적이 일어나서 다이렉트 강등만 피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는 여름에 영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선수들도 당연하게 더 많은 경기에 나설 것이라는 생각도 들 것”이라며 “선수들이 안주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 몇몇은 이적 루머가 있다. 안타깝게도 팀에 대한 애착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서 그런 부분을 많이 느끼게 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정효 감독은 “내가 이렇게 많은 것을 짊어져야 하나 싶다. 나도 이제는 내려놓고 싶다. 이제 12시가 되면 그만 집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카페에서 새벽 3,4시까지 고생하는 것이 우리 선수들에게 과분하다. 앞으로는 내 건강을 생각하면서 여유 있게 선수단, 구단에 맞춰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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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감독은 계속해서 싸늘한 반응만 보였다. 그는 “정말 위기다. 이제는 내가 힘들다”라며 “바라는 것은 없다. 지금처럼 해왔던 대로 하면 된다.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인터뷰를 하냐고 하실 수 있지만, 과분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간이고, 쓸개고 쥐어짜 내면서 가식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기적적으로 (승강)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는다면 선수들에게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했다.

작심발언 후 이정효 감독은 선수단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그리고 선수들은 이정효 감독의 발언에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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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공격의 핵심인 엄지성은 “저희가 부족해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단 전체가 지금은 감독님의 말씀처럼 미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기인 것 같다. 돌아오는 제주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모두가 미쳐서 하나로 뭉쳐야 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정효 감독의 작심발언에 대해 “감독님께서는 별 말씀을 하지는 않았다. 기사로 확인하라고 하셨다”라며“아무래도 선수단이 감독님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다 보니 강하게 말씀하신 것 같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기다”라고 했다.

팀에 대한 애착을 강조했던 이정효 감독의 말에 엄지성은 “이적설에 있어서는 관심이 있다는 팀이 있다고 들은 상태이긴 하지만, 광주에 애착이 떨어지지 않았다. 경기장에서 해야 할 부분을 프로선수로서, 광주FC 소속으로서 절실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던 부분은 선수단 전체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두둔했다.

그러면서 지난 경기들을 돌이켜봤다. 그는 “감독님께서 늘 일관성 있는 모습을 강조하시는데, 그런 부분을 이번 시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선수단이 이제 해내야 할 부분이 있다”라며 “경기를 하다보면 이기는 상황, 지는 상황이 있다. 지난 경기에서는 이기고 있었음에도 동점골을 내주고,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해당 경기에서도 감독님께서 일관성을 강조했다. 오늘도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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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연 또한 같은 마음이었다. 광주 중원의 주축인 정호연은 “감독님께서 선수단에 많이 실망하신 거 같다. 코칭스태프들과 준비하시는 거에 비해 저희가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할 부분을 잘 하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선수단끼리 주고받은 대화에 대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만 차고, 전술적인 것을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외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필요하다. 상대를 잡아먹으려는 그런 절심함이 많이 부족해졌다고 팀원들 모두가 느끼고 있다”라고 했다.

이정효 감독의 작심 발언에 대해서는 엄지성과 같은 답을 하면서 “매일 열정적으로 준비하신다. 잠도 못 주무시고, 코치님들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이번 경기를 치러야 할지 인지해줬는데, 선수단이 안일했다. 간절함을 갖고 정신을 차려야 할 때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많이 힘드신 것 같다. 준비하시는 것에 비해 선수단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2022, 2023년을 지나면서 많이 성장해왔고, 저희를 바라보는 시점도 많이 달라졌는데, 너무 안주했던 것 같다”라며 “하나하나 달라져야 한다. 저희 모두가 좋은 선수들이 아니고, 개개인이 모두 이름이 없는 선수다. 한 팀으로 모였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데, 그 시너지가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정호연은 팬들에게 “계속해서 사소한 부분에서 일어난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두가 다같이 준비하고 있고, 일관성을 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며 “팬들께서 늘 응원을 보내주시고 있다. 감사하다. 꼭 반등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각오했다.

수원=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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