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1 (월)

‘아쉽다 퍼펙트 게임!’…부활한 잠실예수, 확실한 반등 계기 마련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잠실예수 케이시 켈리(LG 트윈스)가 부활했다. 8회까지 퍼펙트는 물론이고 단 1안타 완봉승으로 삼성 라이온즈 타선을 잠재우며 확실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켈리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홈 경기에 LG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부터 거칠 것 없었다. 1회초 김지찬(중견수 플라이), 이재현(삼진), 구자욱(좌익수 파울 플라이)을 차례로 잠재웠다. 2회초에는 데이비드 맥키넌(중견수 플라이), 김영웅(우익수 플라이), 박병호(중견수 플라이)를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늘렸으며, 3회초 역시 윤정빈(2루수 땅볼), 강민호(유격수 땅볼), 안주형(1루수 땅볼)을 모두 잡아냈다.

매일경제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완벽투를 선보인 켈리.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LG 켈리는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9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완봉승을 달성했다.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중반에도 호투는 계속됐다. 4회초 김지찬(1루수 땅볼)과 이재현(3루수 땅볼), 구자욱(3루수 파울 플라이)을 돌려세웠다. 5회초에는 맥키넌(투수 땅볼), 김영웅(중견수 플라이), 박병호(삼진)를 범타로 이끌었고, 6회초에도 윤정빈, 강민호, 안주형을 좌익수 플라이, 유격수 땅볼, 1루수 직선타로 요리했다.

7회초에도 안정감을 보인 켈리다. 김지찬(1루수 땅볼)과 이재현(중견수 플라이), 구자욱(유격수 플라이)을 물리쳤다. 8회초에는 맥키넌(우익수 플라이)과 김영웅(1루수 땅볼), 박병호(삼진)를 차례로 묶었다.

매일경제

9회초 안타를 맞자 아쉬워하고 있는 켈리.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켈리가 9회초 안타를 맞자 포수 박동원이 다독이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BO리그 출범 43년 만의 퍼펙트 게임까지 아웃카운트 단 3개만 남은 상황. 하지만 퍼펙트 행진은 아쉽게 9회초 깨졌다. 선두타자 윤정빈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것. 그러나 켈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강민호를 3루수 병살타로 유도했고, 대타 김헌곤은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9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총 102개의 공을 뿌린 가운데 패스트볼(37구)과 더불어 커브(25구), 체인지업(19구), 슬라이더(16구), 포크볼(3구), 투심 패스트볼(2구)을 섞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km. 이런 켈리의 빛나는 쾌투를 앞세운 LG는 삼성을 4-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LG는 43승 2무 34패를 기록, 3위를 굳게 지켰다. 2000년 5월 손민한(당시 롯데 자이언츠) 이후 24년 만에 27타자 완봉승이 나온 순간이기도 했다.

매일경제

켈리가 완봉승을 달성한 뒤 포수 박동원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는 켈리.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후 켈리는 방송 인터뷰 도중 눈물을 참지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관중들이 보내준 응원에 감동했다”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9회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집중하려고 노력했는데 상대 타자(윤정빈)가 2구 체인지업을 잘 공략했다. 분명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포수) 박동원이 바로 마운드에 올라와 ‘퍼펙트 문전까지 온 것도 엄청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힘을 얻어 더 무너지지 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켈리는 “오늘 경기는 먼 미래에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등판에 이어 두 번째로 특별했던 경기였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매일경제

지난해 LG의 통합우승 후 기쁨을 표출하고 있는 켈리. 사진=천정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지난해 LG의 통합우승에 기여한 켈리. 사진=김재현 기자


2019시즌 처음으로 LG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올해까지 활약 중인 장수 외국인 투수다. 지난해까지 통산 144경기(875.2이닝)에서 68승 38패 평균자책점 3.08를 작성하며 에이스로 군림했다. 특히 2022시즌에는 27경기(166.1이닝)에 출격해 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 다승왕에 올랐고, 2023시즌에도 다소 부침이 있었지만,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을 작성하며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2023) LG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다만 올해에는 좋지 못했다. 이번 경기 전까지 성적은 15경기 출전에 3승 7패 평균자책점 5.37. 자연스레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됐을 때 운동 능력이 저하되며 기량이 하락하는 것) 우려가 나왔으며, 퇴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거론됐다. 실제로 차명석 LG 단장은 또다른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8승 2패 평균자책점 4.85)마저 부진하자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기 위해 미국행 항공기에 오르기도 했다.

다행히 이날 호투로 확실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켈리는 “올 시즌 초 구속이 예전처럼 나오지 않아 답답했고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제는 조금 실마리를 찾은 것 같다. 구속도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잠실예수가 부활했다.

매일경제

켈리는 앞으로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