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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SW포커스] 장담할 수 없는 마운드·흐트러진 계산… ‘백척간두’에 선 KIA의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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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범호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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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닝포인트가 절실하다.

프로야구 KIA는 우승 후보 타이틀과 함께 시작한 2024시즌, 그에 걸맞은 모습과 함께 선두가 가장 익숙한 팀으로 군림했다. 자연스레 구단의 목표, 팬들의 기대치 모두 정점을 찍었다. 2017년 만들어낸 KBO리그 최다 우승인 ‘V11’ 영광을 이을 7년 만의 12번째 우승 트로피를 향한 희망이 부풀어 올랐다.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계산이 무너져버린 마운드 때문이다. 지난 25일 사직에서 경험했던 충격의 무승부가 시발점이었다. 14-1로 앞서다가 무려 14점을 내리 잃는 수모를 겪었다. 8회초 홍종표의 동점 적시타가 아니었다면, 연장 승부도 펼치지 못하고 역대 최다 점수 역전패로 남을 뻔했다. KBO리그는 물론 일본, 미국의 최다 점수 차 역전패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희대의 굴욕이었다.

KIA의 마운드가 눈에 띄게 힘을 잃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한판이었다. 여파는 컸다. 이어진 경기에서도 6-11-17실점이 터져 나오며 속절없는 패배가 계속됐다. 시즌을 거듭하며 경기력이 현저히 떨어진 불펜이 제1원인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평균자책점 4.54, 리그 3위 수준으로 버티던 구원진의 성적표는 30일 현재 평균자책점 5.05, 리그 7위 수준으로 폭락했다. 6월로만 한정하면 평균자책점 6.17(9위), 71실점(공동 8위)으로 크게 힘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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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IA 최지민, 전상현, 곽도규.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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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이브로 구원왕 레이스를 펼치던 정해영이 어깨 염증과 함께 전반기를 조금 일찍 마치며 구멍이 뚫렸다. 허리를 받치던 필승조도 문제다. 심각한 제구 난조를 겪는 최지민, 구위 하락 속 커리어 로우 페이스를 보이는 전상현이 예전 같지 않다. 올해 혜성처럼 떠오른 좌완 곽도규도 늘어나는 이닝 속에 고전 빈도가 늘었다. ‘홀드왕’ 출신 장현식이 마당쇠 역할을 하는 중이지만, 그 또한 팀 불펜 최다 39⅔이닝이 불안 요소다.

그나마 선발진의 성적표는 평균자책점(4.02), 다승(31승) 1위, 최소 실점(218점) 2위 등으로 준수하다. 하지만 역시 최근 페이스가 문제다.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던 ‘외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은 최근 다실점 빈도가 늘었다. 홀로 1점대를 지키던 평균자책점도 2점대로 상승했다. 대체 외인 캠 알드레드가 부상 이탈한 윌 크로우의 자리는 어느 정도 채워주고 있지만, 또 다른 이의리의 공백을 메우는 임기영, 황동하 등은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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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단이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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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이 망가지는 방패 속에 선두 수성도 불안하다. 어느 때보다 많은 팀이 얽혀 리그 주도권 쟁탈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삼성-LG-두산의 추격이 매섭다. 하락세를 이겨낼 한 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일단 KIA는 칼을 꺼냈다. 이범호 감독을 보좌할 수석코치로 손승락 2군 감독을 불러들였다. 퓨처스 팀을 지도하며 숱한 투수 유망주들을 키워온 그의 노하우에 기대를 걸기 위함이다.

이달 초 LG에 1위 자리를 한 차례 내주기도 했던 KIA는 늦지 않게 왕좌 재탈환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때와 달리 여러 부문에서 감지된 비상 신호를 정상화 시켜야 하는 난제를 안았다.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음에도 시즌 최고의 위기로 평가받는 이유다. ‘V12’를 위한 발걸음, 중대한 기로에 선 KI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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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선수단이 플레이볼 전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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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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