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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LPBA 우승 후 수줍은 세리모니 김상아 “눈물 날줄 알았는데…, 아직도 실감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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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LPBA 2차전 우승후 기자회견
32강전 앞두고 뱀꿈 꿨는데 길몽이었다
“지더라도 모든것 쏟아붓자는 자세로 임해”
남편과 두 아들에게 항상 고마워


매일경제

김상아가 LPBA 2차전서 프로데뷔 5년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후 기자회견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김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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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옆돌리기로 우승을 확정지은 김상아는 수줍게 기뻐했다. 프로데뷔 5년만의 첫 우승인데, LPBA 우승 세리모니에선 흔한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실감이 안나서 그런거 같다.”

결승전 내내 차분하게 플레이했던 김상아(36)는 결승 무대가 두 번째인 만큼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마인드컨트롤을 했다고 했다.

김상아는 이번 대회에서 썩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스스로 마음에 드는 경기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이번 대회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정상에 올랐다. 7일 밤 24/25 LPBA 2차전(하나카드배) 결승에서 난적 김다희를 물리치고 프로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상아의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한다.

▲5년만에 프로 첫 우승인데, 소감은.

=이번 대회 64강부터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아 마음에 드는 경기가 거의 없었다. 결승전 상대인 김다희 선수가 잘 치는 걸 알고 있었다. 따라서 내 플레이만 생각했다. 처음 결승전(23/24시즌 5차전 김가영에게 1:4패) 보다는 덜 떨렸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결승전이 이번 대회 중 경기력이 제일 좋았다.

▲길몽을 꿨다고.

=32강전을 하기 전날 ‘뱀 꿈’을 꿨다. 뱀이 팔을 물었다. 뿌리치는데 계속 내 몸을 타고 올라왔다. 다음날 검색해보니 길몽이라고 하더라. ‘좋은 꿈을 꿨구나’ 싶었는데, 우승으로 이어졌다. 하하.

▲2번째 결승전이라 여유가 있어 보이더라.

=상대 선수도 그렇지만 나도 당연히 떨린다. 다만 나는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어떻게든 평정심을 가지려 노력했다.

◆첫 우승인데도 담담해 보였다.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안나왔다. 아마 실감이 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시상식 하기 전에도 뒤에 서 있을 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았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데, 내일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임정숙, 강지은 선수가 응원하러 왔다.

=(임)정숙 언니는 저랑 15년 가까이 지낸 사이다. 같은 당구장에서 지금까지 당구를 치고 있다. 정말 가족만큼 가까운 사이다. 당구 외적으로도 가깝다. 강지은 선수나 다른 선수도 동호인 시절부터 알게 됐고, 마음이 맞아서 같이 여행도 다니는 사이다.

◆우승후 임정숙 선수가 특별히 해준 말이 있나.

=‘5년 동안 고생했고, 너무 축하한다’고 해줬다. 시상식에서 소감을 말하는데 우승이 처음이라 횡설수설하다 정숙 언니에게 제대로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 언니가 제가 우승하는 거를 많이 바랬다.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첫 번째 결승과 두 번째 결승에서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첫번째는) 내가 결승까지 올라갈지도 몰랐다. 처음 경험했던 결승전이고, 상대가 김가영 선수였다. 스스로 ‘이 정도면 됐다’면서 만족했다. 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니 후회가 많이 됐다. 결승전 올라가기 쉽지 않은데, 모든걸 쏟아붓지 못하고 거기서 만족하며 그렇게 경기했다는 게 아쉬웠다. 응원하는 분들에게도 죄송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쏟아내겠다는 생각으로 결승전을 치렀다.

◆결승전 앞두고 남편이 특별히 해준 말이 있나.

=남편에게 ‘내가 결승전에서 우승 못하더라도 아쉬워하지 말고, 열심히 하겠다’고 하니 결승전까지 온 것도 대단하니 편하게 치고 오라고 했다.

◆상금을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

=이런 큰 상금은 나와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올해 상금이 4000만원으로 올랐다. 내가 주인공이 된 게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고마운 분들에게 소소하게라도 보답하려 한다. 남편과 시부모님께 조금 드리고, 곧 여름방학이니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갈 계획이다.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경기 끝나고 핸드폰을 켰는데, 아이들이 안 자고 결승전을 본 것 같다. 항상 내가 시합 하기 전에 메시지를 보내준다. ‘엄마. 최선을 다하면 돼, 경기에 져도 괜찮다’고. 항상 고맙고,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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