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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9 (금)

“홍명보, ‘원팀’ 만드는 리더십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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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가 밝힌 대표팀 감독 선임배경

“빌드업 등 한국팀 철학과 맞아

울산·연령 대표팀 성과도 다수

외국인 후보, 체류 등 문제 산적”

이임생 이사, 8가지 근거 제시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빌드업 등 전술이 적합하다”.

세계일보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공석이었던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선임했다. 홍 감독이 4월1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K리그1 경기를 지휘하는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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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외국인 지도자 선임에 방점을 두고 5개월간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했다. 하지만 결론은 ‘국내파’ 홍명보 울산 HD 감독. 소모한 시간에 비해 축구팬들의 격렬한 반발이 나올 수 있는 결과였다. 축구협회는 홍 감독이 리더십, 경기 철학, 현실적인 요건 등에서 외국인 감독 후보군보다 더 적합한 사령탑이라고 설명하면서 홍명보호를 향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임생(사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해 브리핑을 가졌다. 축구협회는 전날 홍 감독의 국가대표팀 감독 내정을 발표했다. 이 이사는 지난주 유럽에서 거스 포예트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 다비트 바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과 대면 면접을 보고 돌아왔다. 그리고 또 다른 최종 후보였던 홍 감독을 만나 설득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했다. 5일 밤 홍 감독의 자택 앞에서 이 이사는 설득 끝에 홍 감독의 결심을 받아냈다. 홍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다. 전술 강화를 위해 유럽 출신의 코치도 2명이 보좌하기로 했고, 연봉도 외국인 지도자 수준으로 크게 올려 협상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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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는 이날 홍 감독을 선임한 8가지 근거로 △빌드업 등 축구협회 철학 및 게임 모델에 맞는 플레이 스타일 △원팀을 만드는 리더십 △연령별 대표팀과의 연계성 △지도자로서 성과 △촉박한 대표팀 일정 △대표팀 지도 경력 △외국 지도자의 철학을 입힐 시간적 여유 부족 △외국인 감독 국내 체류 시간 확보 리스크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 이사는 “협회의 게임 모델을 고려했을 때 홍 감독의 경기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빌드업 시 상대 측면 뒷공간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고,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 역습과 크로스 공격이 뛰어나다”며 “작년 데이터 기준 울산은 K리그1에서 빌드업 1위, 압박 강도 1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감독은) 외국인 감독 후보와 비교했을 때 더 성과를 보여줬다. K리그1 2연패와 올림픽 동메달 등 연령별 대표팀 성공 경험도 있다”며 “A대표팀,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끈 경험, 협회 전무이사로 행정에 대해 폭넓은 시야를 갖고 있다는 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이사는 외국인 감독을 선임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위험 요소에 대해서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미국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재택근무 논란에 휩싸였다. 이 이사는 “외국인 지도자들의 국내 체류 시간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었다”며 “또 9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까지 외국인 감독이 선수를 파악하는 데 시간도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또 그들의 철학을 한국 대표팀에 제대로 입히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홍 감독의 리더십이 높게 평가됐다. 클린스만 전 감독 체제에서 선수단 내분 논란 등 대표팀은 곤욕을 치렀다. 그는 “홍 감독은 그간 ‘원팀’을 강조했는데, 현재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사항”이라면서 “앞서 2명의 외국인 감독(파울루 벤투, 클린스만)을 경험하면서 우리 대표팀에는 자유로움 속 기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 이사는 감독 선임과 관련해 절차적 문제가 없고 어떤 외압도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 결정도 정몽규 회장님께 보고하지 않았다”며 “최종 후보자 명단을 받고 회장님은 ‘지금부터 모든 결정을 다 하라’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조만간 울산의 지휘봉을 내려놓고 A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다. 한국은 9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앞두고 있다. 대표팀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린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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