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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수)

'케인 결승전 전패→또 우승 실패' 잉글랜드, 스페인에 1-2 패배…2회 연속 유로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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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결승만 가면 다 진다.

잉글랜드는 15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202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1-2로 졌다.

스페인은 12년 만에 유럽 정상을 탈환했다. 스페인은 1964년과 2008년, 2012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유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독일(3회)을 제치고 유로 대회 역대 최다 우승 국가가 됐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로드리에게 돌아갔다. 베스트 영 플레이어는 17세 1일의 나이로 유로 2024 결승에 선발로 뛴 라민 야말이 꼽혔다. 야말은 유로 대회와 월드컵 통틀어 축구 역사상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잉글랜드는 유로 2020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결승전에서 좌절했다. '축구 종가'로 꼽히지만 늘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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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케인은 또 준우승에 머물렀다. 3골로 대회 공동 득점왕에 올랐지만 웃을 수 없었다.

잉글랜드 간판 공격수인 케인은 지독히도 우승과 인연이 없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며 우승을 노렸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준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해 여름엔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우승컵을 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뮌헨은 12년 만에 무관에 그쳤다.

케인은 이번에도 빈손이었다. 프로 데뷔 후 아직까지 정상에 오른 경험이 없다. 결승전 전패다.

이번 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케인은 "유로2020 결승전 패배 후 모두가 상심했다. 다시 결승에 오르기까지 긴 여정이었다. 내가 우승 트로피가 없는 건 비밀이 아니다. 이는 내게 동기부여를 준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을 얻고 잉글랜드와 새로운 역사를 써 내 경력을 모두 바꾸겠다"고 했지만 그의 염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손흥민의 응원도 소용없었다. 경기 전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응원 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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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 손흥민은 "내 생각에는 스페인이 지금까지 토너먼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하지만 잉글랜드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잉글랜드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케인이 우승해야 하니까"라며 전 동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바랐다. 손흥민과 케인은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다인 47골을 합작한 영혼의 파트너다.

유로 2024 결승에서 두 팀 다 꺼낼 수 있는 최정예 카드를 내세웠다. 세계랭킹 8위이자 루이스 데라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4-2-3-1 포메이션을 썼다.

알바로 모라타를 최전방에 내세우고 니코 윌리엄스, 다니 올모, 야말이 뒷선에 배치됐다. 로드리, 파비안 루이스는 중원을 지켰다. 마크 쿠쿠렐라, 에므리크 라포르트, 로뱅 르 노르망, 다니엘 카르바할이 포백을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우나이 시몬이 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지도하는 세계랭킹 5위 잉글랜드는 3-4-2-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케인을 원톱에 두고 주드 벨링엄, 필 포든이 양쪽 윙어로 뛰었다.

그 뒤로 루크 쇼, 데클란 라이스, 코비 마이누, 부카요 사카가 합을 맞췄다. 마크 게히, 존 스톤스, 카일 워커가 스리백을 이뤘다. 골문은 조던 픽포드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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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은 양 팀 다 소득이 없었다.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으로 득점 없는 공방전이 이어졌다.

그래도 주도권은 스페인이 쥐고 있었다.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잉글랜드를 압박했다.

스페인의 볼 점유율은 66%에 달했다. 다만 페널티박스 안으로 가는 패스가 부정확했다.

골문 앞에서 공을 잡더라도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볼 점유율만 높았지 위협적인 장면은 별로 없었다.

잉글랜드는 전반 내내 수비하느라 바빴다. 케인까지 수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골 기회를 엿볼 여유는 부족했다.

전반 막판 양 팀의 첫 유효슈팅이 나왔다. 잉글랜드의 프리킥 상황에서 포든이 골문 쪽으로 슛을 때렸다. 공은 스페인 골키퍼 시몬에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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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시작 2분 만에 윌리엄스가 스페인의 선제골을 터트린 것.

오른쪽 측면에서 패스 몇 번으로 스페인은 잉글랜드 수비를 무너트렸다. 공은 어느새 왼쪽 골문 앞에 있던 윌리엄스에게 갔다. 윌리엄스는 실수 없이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기다리던 골이 터지자 스페인 공격은 한층 더 뜨거워졌다. 후반에도 60%가 넘는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계속해서 잉글랜드 골문을 두드렸다. 페널티박스 안과 밖 가리지 않고 많은 슈팅을 때렸다.

잉글랜드는 전반보다 더 열세였다. 급기야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후반 16분 케인을 빼고 올리 왓킨스를 넣었다. 이른 시간대에 꺼내든 교체카드였다. 이어 후반 28분엔 마이누를 빼고 콜 파머를 투입했다.

파머 교체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28분 역습 상황에서 파머에게 완벽한 오픈 찬스가 났다. 거리는 상당히 멀었지만 파머가 정확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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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에도 볼 점유율은 쭉 스페인이 압도했다. 스페인은 침착하게 공을 돌리며 득점을 노렸다. 그리고 후반 40분 기다리던 골이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쿠쿠렐라가 올린 땅볼 크로스가 후반전 교체 투입으로 들어간 미켈 오야르자발에게 갔다. 오야르자발은 골문으로 쇄도하며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이 득점은 결승골이었다. 이후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고 종료 휘슬과 함께 스페인 선수들은 포효했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좌절했다. 현지 중계 카메라는 케인을 주목했다. 지독한 '무관 징크스' 앞에 케인이 또 한 번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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