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 규정이 애석하다.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남김 코모(이탈리아)와 해당 선수는 특별한 조치를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황희찬읜 소속팀 울버햄튼은 16일(한국시간) 스페인 메르바야에서 세리에A 승격팀인 코모1907과 친선경기를 벌였다.

결과는 울버햄튼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맷 도허티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황희찬.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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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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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 울버햄튼은 다가오는 2024-25시즌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경기였다. 프리시즌에 돌입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단합하는 자리였지만, 상대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논란이 됐다.

피해를 입은 선수는 다름 아닌 한국 대표팀의 공격수 황희찬이었다. 이날 황희찬은 후반전 교체 투입돼 경기를 치렀는데, 경기 도중 상대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듣게 됐다.

이에 팀 동료 다니엘 포덴세가 상대 선수 얼굴에 주먹을 휘두르며 퇴장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프리시즌 첫 경기 승리로 시작했으나 울버햄튼은 분노에 빠졌다. 경기 후 게리 오닐 감독은 “차니(황희찬 애칭)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 정말로 나쁜 일이다. 그와 대화를 나눴고, 휴식을 권했지만 그는 팀에 더 도움이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팀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차니의 태도가 자랑스럽다”라며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정말로 안타깝다. 그와 다시 이야기를 나눠볼 것이다”라며 황희찬의 태도를 치켜세우며, 상대 행동을 비판했다.

소속팀 울버햄튼도 강경하게 나설 것이라고 알렸다. 울버햄튼은 “어떠한 차별도 용납할 수 없다.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구단은 이번 일에 대해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알렸다.

황희찬 인종차별을 알린 울버햄튼. 사진=울버햄튼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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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게리 오닐 감독.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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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친 인종차별에 대한 코모1907의 공식 입장문. 사진 =코모1907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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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코모 구단이 인종차별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밝혔는데, 오히려 공분만 사게 됐다. 코모는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우리 구단은 인종차별을 절대적으로 비난한다”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해당 문제를 두고 변호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해당 선수는 경기 중 ‘신경 쓰지 마라. 그는 자신이 재키 찬(성룡)인 줄 안다’는 말을 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구단의 선수들은 의도적으로 그를 폄하하기 위해 말을 내뱉지 않았다. 일부 울버햄튼 선수들이 과민 반응을 보인 것에 실망스럽다”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영화배우 성룡을 닮았다는 발언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없지만, 넓게 해석하면 동양인의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이에 울버햄튼과 선수들이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일에 영국 반인종차별 자선단체인 ‘킥 잇 아웃’도 나섰다. ‘킥 잇 아웃’은 “의도와 관계없이 코모와 울버햄튼 프리시즌 경기에서 일어난 황희찬에 대한 인종적 고정관념에 대한 발언이 많은 이들에게 불쾌함을 줬다. 축구장을 넘어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울버햄튼이 이번 사건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것에 박수를 보내며 황희찬에게 전적인 지지를 보낸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UEFA 로고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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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모 구단과 해당 선수에 대한 UEFA의 처벌이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울버햄튼이 UEFA와 FIGC(이탈리아축구협회)가 조사에 착수하길 바라고 있지만, 친선 경기에 대한 권한이 속하지 않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UEFA 대변인의 말을 통해 “축구에서 인종차별, 차별, 편협적인 사고를 없애기 위한 싸움은 UEFA의 우선순위 업무다. UEFA 대회에서 차별적인 행동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 이는 UEFA 징계 규정 제14조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는 UEFA가 주관하는 대회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서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며 코모 구단에 대한 조사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통상적으로 이런 경우 구단 자체 징계가 내려지는 경우가 다수지만, 코모 구단이 해당 선수를 감싸는 듯한 입장문을 내놓으며, 어떠한 처벌 및 징계 없이 넘어갈 가능성이 생겼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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