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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공식발표] '6억 전액 보장' LG 에르난데스 영입…'굿바이 잠실 예수' 켈리 21일 웨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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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LG 트윈스와 장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의 동행은 여기까지였다. LG가 새 외국인 투수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영입했다.

LG는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 비로 노게임이 선언된 가운데 '외국인 선수 에르난데스와 19일 총액 44만 달러(약 6억원)에 입단 계약을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연봉 44만 달러로 전액 보장이다. 켈리를 대체할 외국인이다. LG 구단은 19일 켈리에게 이미 방출을 통보했고, 다만 이날 켈리의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어 공식 발표만 미뤄둔 상태였다.

에르난데스는 1995년생으로 베넬수엘라 출신 우완투수다. 키 185㎝, 몸무게 97㎏의 체격 조건을 자랑한다. 에르난데스는 2018년 마이애미 말린스에 입단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 통산 35경기에서 11승7패, 159⅔이닝,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9경기에서 1패, 15⅔이닝, 평균자책점 6.32를 기록했다.

LG 구단은 "에르난데스는 직구, 변화구 모두 보더라인 제구가 날카롭고, 뛰어난 피칭 감각을 지닌 완성형 우완투수다. 시즌 중에 팀에 합류했지만, 빠르게 적응하여 1선발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켈리의 고별전은 폭우로 급히 마무리되는 듯했다. 켈리는 2⅔이닝 38구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폭우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투구를 멈췄다. 오후 6시 50분에 우천 중단이 선언된 가운데 비가 그치길 기다리고 그라운드 정비 시간이 추가되면서 8시 35분에야 경기를 재개할 수 있었다. 그사이 어깨가 식은 켈리는 다시 공을 던지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그라운드 정비가 시작된 시점부터 켈리는 불펜에서 다시 몸을 풀기 시작했다.

LG 관계자는 "켈리가 일단 3회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는 스스로 책임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8시 22분쯤부터 다시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고, 결국 8시 39분 노게임이 선언되면서 켈리는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없었다. 켈리는 결국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선수단과 인사를 나눴다.

켈리는 구단의 배려 속에 팬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할 기회를 가졌다. 켈리는 현재 KBO리그에서 뛰는 최장수 외국인 선수다. 2019년 처음 LG 유니폼을 입고 한국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KBO리그 6년차였다. LG는 켈리가 6년 동안 팀에 공헌한 만큼 최소한 팬들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할 기회는 주고 싶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20일 경기에 앞서 "어제(19일) 새벽에 새 외국인 선수와 계약이 됐고, 나는 아침에 (경기장에) 오자마자 소식을 들었다. 듣자마자 켈리를 이날 선발투수로 안 쓰려고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켈리는 어쨌든 5년 이상을 우리 팀에서 함께한 선수 아닌가. 켈리한테 어떻게 마지막을 잘해주는 게 좋을까 생각해서 프런트와 상의했다. 안 던지는 것보다는 본인 생각만 있다면 마지막에 팬들 앞에서 던지게 해주는 게 가장 좋은 것 아니겠느냐. 우리는 (최)원태도 있고 여유가 있어서 켈리한테 권한을 줬다. 켈리한테 설명을 다 했고, 팬들하고 인사할 시간을 만들어 줄 건데 '마지막에 네가 멋있게 인사를 하고 갈래? 경기를 하고 갈래?'라고 물었다. 가족과 상의해 보겠다고 하고 어제 경기 끝날 때까지 말해주겠다고 하더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사실 대부분은 (교체가 된 선수를 경기에) 안 쓴다. 약간 김이 빠지기 때문에 안 쓰는데, 본인이 원하면 그래도 마지막 모습을 잘 보이고 가고 싶은 어떤 동기 부여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프런트와 상의해서 그런 결정을 했다. 우리 선수들하고 마지막으로 같이 경기를 하는 것이고,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처럼 그냥 인사만 하고 가는 것과는 분명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마 야수들은 엄청 열심히 할 것이다. 그러면 켈리도 열심히 던질 것이고, 그 동기부여는 있다고 생각한다. 켈리가 마지막으로 가는 데 좋은 모습으로 갈 수 있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팬들의 큰 박수와 함성 속에서 켈리는 1회초 마운드에 섰다. 켈리와 마지막을 알았기에 팬들은 더더욱 크게 켈리를 응원했고, 그 마음은 켈리에게도 잘 전달된 듯했다. 켈리는 1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조수행읠 헛스윙 삼진, 강승호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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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타선은 두산 선발투수 조던 발라조빅을 두들기면서 켈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말 1사 1루에서 오스틴 딘이 우월 투런포를 치고, 문보경이 우중간 담장 너머로 백투백 홈런까지 날리면서 3-0 리드를 안겼다.

켈리는 2회초에도 호투를 이어 갔다. 선두타자 김재환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다음 타자 양석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박준영에게 좌전 안타를 마자 1사 1, 2루가 됐을 때는 김기연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유격수가 2루주자 김재환을 태그아웃하고, 1루주자 박준영을 2루에서 포스아웃시켰다.

LG 타선은 2회말 추가점으로 켈리에게 더 힘을 실어줬다. 1사 만루 기회에서 오지환이 우중간 적시타를 때리고, 오스틴이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6-0까지 거리를 벌렸다.

켈리가 3회초 마운드에 올라서면서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2회쯤 한 차례 비가 내리다 그친 상황이었는데, 이번에는 쉽게 그칠 비가 아니었다. 순식간에 경기장 전체가 물바다가 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고 있어 경기를 진행하기가 어려웠다.

켈리는 1사 후 전민재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다음 타자 정수빈을 3루수 땅볼로 잘 돌려세우면서 3이닝을 채우기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있었다. 조수행과 승부를 앞둔 상황에서 심판진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염경엽 감독은 '2아웃'이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심판진의 우천 중단 결정에 분노했지만, 이내 심판진의 결정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우산을 쓰고 관중석에서 자리를 지키던 팬들은 천둥과 번개, 그리고 우산이 뒤집힐 정도로 센 강풍에 결국 경기장 밖으로 피신했다.

켈리는 KBO 통산 163경기에서 73승46패, 989⅓이닝, 753탈삼진,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두산을 상대로 개인 통산 74승째를 챙기며 유종의 미를 거두려 했으나 무심한 하늘에 막혔다. LG는 21일 KBO에 켈리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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