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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휴지로 눈물 훔친 신유빈 "정말 메달 따고 싶었는데...지금은 내 실력이 이 정도" [올림픽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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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조용운 기자] '삐약이' 신유빈(20, 대한항공)이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을 눈앞에 두고 아쉬움을 삼켰다.

신유빈은 3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하야타 히나(일본)에게 2-4(11-9, 11-13, 10-12, 7-11, 12-10, 7-11)로 패했다.

앞서 임종훈과 합을 이뤄 해낸 혼합복식 동메달에 이어 단식에서도 동메달을 노렸던 신유빈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단식에서 메달을 딴 게 2004 아테네 대회 유승민(금메달)과 김경아(동메달) 이후 없었기에 이번 패배가 더 아쉽게 다가왔다.

신유빈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탁구 신동'으로 불렸다. 워낙 탁구 사랑이 대단해 방송 프로그램들이 가만히 두지 않을 정도였다. 여러 관심 속에 신유빈은 최연소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2019년 만 14세 11개월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 발 더 나아가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도 최연소 출전의 기록을 세웠다.

첫 올림픽 경험이었던 도쿄에서 빛과 그림자를 얻었다. 손에 쥔 건 없었다. 여자 단식과 단체전에 출전했던 신유빈은 각각 32강과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제 막 국제대회를 경험하기 시작한 어린 신유빈에게 당장의 결과를 바란 게 아니기에 큰 선수가 될 자양분을 얻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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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부상도 따라왔다. 쉼 없이 대회를 이어오면서 2021년 오른손 손목에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 손이 생명인 탁구 선수에게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그러는 사이 신유빈은 단식보다 복식에 치중해 성적을 냈다. 여자복식은 전지희와 호흡을 맞췄고, 혼합복식은 임종훈과 파트너가 돼 여러 결과물을 냈다. 함께할 때 더 밝은 에너지를 내면서 복식 천재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단식은 다소 아쉬웠다. 그런데 부상을 극복하면서 점차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스스로도 "단식에서 동메달을 확보해 정말 신기하다"라고 말할 정도였기에 나름의 갈망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이번 대회 신유빈은 단식과 복식 모두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서브가 날카로워졌고, 경기 운영에도 노련미가 붙었다. 마인드 컨트롤도 상당했다. 1시간이 넘는 혈투를 펼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히라노 미우(일본)와 단식 8강이 신유빈의 성장을 제대로 보여준다.

당시 신유빈은 3-0으로 일방적인 기세를 뽐내다가 잠시 주춤한 사이 3-3까지 만들어졌다. 심리적으로 단단해지지 않았다면 뒤집혔을지도 모른다. 역전패의 중압감이 컸을 텐데 잘 극복하면서 한뺨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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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의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겸 대한탁구협회장도 "신유빈이 정신적으로 더욱 강해졌다"라고 칭찬했다.

신유빈은 비록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3-4위전에서 지면서 단식은 빈손으로 끝나게 됐다. 언제나 늘 밝은 미소를 보였던 신유빈도 목표로 했던 단식에서 패하자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급기야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서 말을 잠시나마 잇지 못하기도 했다.

신유빈은 "후회는 없다. 나를 이긴 상대들은 나보다 더 오랜 기간 묵묵히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인정하며 배울점을 배워나가야 할 것 같다"라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승리가 간절했다. 신유빈은 "사실 메달이 목표였어서 조금 아쉽다. 이게 최선인 것 같다. 내 실력이 여기까지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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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비해 분명 발전한 성적표다. 신유빈도 "3년 동안 노력한 만큼은 나온 것 같다"면서도 "메달을 딴 선수들은 더 큰 노력을 했을 것이기에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성숙한 입장을 보였다.

두 번째 올림픽을 치르면서 많은 경험을 쌓고 있지만 아직 스무살인 신유빈에게 대회 내 굴곡은 이겨내기 쉽지 않은 요소다.

"혼합복식도 지고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고, 단식고 지고 동메달 결정전을 하는 게 조금 힘들긴 하다"며 "많은 경기를 하는 게 좋긴 한데 또 경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 정신적으로는 조금 지친다는 생각도 있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신유빈은 오는 5일부터 시작하는 여자 단체전을 통해 단식에서 놓친 메달을 노린다. 신유빈은 "정신력이 중요하니까 다시 재정비하고 남은 단체전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잘 쉬고 안 지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생각해서 밝게 만들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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