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0 (금)

이슈 김선호 사생활 논란

[인터뷰] 김선호가 '폭군' 통해 깨달은 '침묵'의 무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JTBC

김선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 김선호(38)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을 통해 새로운 배움과 자극을 얻었다. 지난 14일 공개된 이 작품은 사라진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극이다. 영화 '신세계', '마녀'를 선보인 박훈정 감독의 첫 시리즈 도전작,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꾸려졌다.

극 중 김선호는 국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대의를 위해 폭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죽을 수 있는 최연소 우두머리 최국장 역으로 연기 변신을 꾀했다. 이 작품에서 침묵이 주는 엄청난 의미를 깨달은 그는 말과 말 사이 행간에 그대로 정적인 것을 보여줬다. 작품, 캐릭터가 주는 무게감을 거뜬하게 견뎌낸 그는 다음 도전을 고대하고 있었다.



-작품을 마친 소감은.

"굉장히 기분이 좋다. (김)강우 선배님도 반응이 괜찮은 것 같다고 얘기하고 하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정말 재밌게 만든 작품을 다른 분들이 예쁘게 봐주는 건 기분 좋은 일인 것 같다. 처음엔 촬영하고 있어서 반응이 어떤지 못 봤다. 소속사 홍보팀에서 좋은 댓글, 글들을 취합해서 보여줬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두 시간 동안 읽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존경하는 선배들과 같은 작품 안에 담겨 있다는 게 행복했다. 차승원 선배를 TV로만 보다가 이번에 작품을 함께하게 됐다. 선배와 붙는 신이 많지는 않았는데 선배 분량 촬영할 때 빵 사서 들고 가 보곤 했다. 사담을 많이 나눴다. 배역과 일상생활을 분리하는 선배의 모습, 본인만의 루틴을 지켜야 연기에 좀 더 활력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존경심이 배가 됐다. 강우 선배랑도 영화 '귀공자' 때 함께하며 존경하게 됐는데 또 함께 하니 신이 나더라. 근데 반응까지 좋지 않나. 내겐 너무 기쁜 일이다."



-어떤 반응이 제일 기억에 남나.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잘했다' 등 칭찬해 주는 건 마냥 좋았다.(웃음) 호불호는 있겠지만 칭찬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해 주더라. 인터뷰 초반엔 기억이 잘 안 나는 것도 있었는데 조금씩 기억이 살아나고 있다."



-최국장 역을 소화하기 위해 집중한 점이 있다면.

"상황별로 임팩트가 있어야 했다. 가장 큰 숙제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캐릭터를 떠나 '이 신이 왜 이렇게 지루하지?' '목적이 없어 보이지?' 이런 걸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 툭툭 던져서 한다고 해도 '내면에서 이 인물이 여기 왜 앉아 있지?' '왜 움직이지 않는 걸 목표로 가지고 가지?' 고민했다. 시선의 무게나 대사 칠 때 움직임이 최소화되어야 무게가 실린다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신경전을 벌일 때 내색하지 말아야겠다는 걸 목표로 들키지 않으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날 선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간 했던 인물은 외적으로 표출하는 거라 교과서처럼 펼쳐졌다면 이건 내 안에 레퍼런스가 없었다. 다른 스파이 영화들을 참고하며 움직임을 최소화 활 때 어떻게 연기하는지 내 것과 접목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끝나고 보니 그 인물을 구축해 나가는 게 설레는 과정이었다는 걸 느끼고 있다."

JTBC

김선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떤 작품을 참고했는지 궁금하다.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시리즈물 '피키 블라인더스'를 참고했다. 거기 나오는 인물들의 움직임은 엄청나게 많지 않았다. 내가 느꼈던 건 정적인 인물들은 캐릭터성이 엄청나지 않다. 내적으로 움직였을 때 효과적인 건 움직임 하나하나가 갈무리가 되는 것이다. 그래야 손가락 하나 움직였을 때 그 힘이 엄청나지더라. 다듬고 노력했지만 부족한 게 많아 갈무리를 노력했고 움직임도 대사도 너무 딱딱하면 안 되니까 그런 점에 신경 쓰며 연기했던 것 같다."

-신예 조윤수 역시 굉장히 연기를 잘하던데 어떤 후배로 봤나.

"쉬는 시간조차 말을 걸지 못하겠더라. 쉬는 시간마다 액션 합을 맞추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하다 보면 언젠가는 되는 날이 있다. 그 친구의 노력이라면 더 빠르고 더 멋지게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응원하고 싶은 배우다."

-이 작품을 통해 배운 점 혹은 깨달은 점이 있다면.

"사실 실제 난 그렇지 못한 사람인데 침묵이 주는 의미가 엄청나구나 이번에 연기하며 깨달았다. 말과 말 사이 행간에 보통 무언가를 표현하고 채워주는 걸 많이 고민했다면, 이번엔 정적인 것으로 말 행간에 비워도 이 안에 그 감정이 끓고 있다면 어떻게든 보이는구나, 관객들이나 보는 사람을 상상하게끔 하는구나 느꼈다. 정적인, 말이 없는 침묵의 무게를 어떻게 표현하고 보여주는지 고민하는 것도 훌륭한 지점이란 걸 느꼈다. 그간 멋있는 선배들이 왜 그렇게 말이 없고 그렇게 갈무리가 됐는지 알겠더라. 배움과 자극이 됐다."

-처음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박훈정 감독님 작품에 연달아서 나온다는 걸 염두하고 연기한 게 아니다. 신이 나서 ('귀공자') 연기했는데 찍고 나서 볼 때쯤이었나 '폭군' 대본을 보고 감독님이 다른 인물로 만들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둘이 산책하며 재밌는 작품들에 대한 얘기를 나누곤 했다. 어느 날 '폭군'을 얘기하다 '그거 재밌겠네요' 이랬다. '마녀'처럼 판타지 중심에 있지만 약간 누아르적인 게 강한 걸 보여주고 싶다면서 감독님이 '할래?'라고 물어보며 대본 보내준다고 했고 난 '진짜요? 좋아요'라고 답했다."

-박훈정 감독 작품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평소 마블 세계관과 만화책을 엄청 좋아한다. 감독님 작품은 판타지 세계관에 만화 같은 요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볼 때마다 흥미롭다. 만화책 넘기는 것처럼 설명을 듣는다. 설명을 들을 때 '마녀' 액션신이 떠올랐다. 그 액션신은 내 취향인데 (감독님과) 함께하며 두근거리는 포인트였다."

-'박훈정의 페르소나' 타이틀에 욕심이 나나.

"욕심은 나는데 감독님이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아 아직 난 페르소나까지는 아닌 것 같다.(웃음)"

-극 중 국장이란 직급이 주는 무게감도 상당했을 것 같다.

"직급, 수장이란 무게감과 능구렁이 같은 최국장의 면모는 타고난 사람과 비교했을 때 내가 표현하기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내 목소리, 생김새는 이미 바꿀 수 없지 않나. 여기 안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최대한 만들고자 했던 것 같다. 과거 오디션 볼 때 '너 진짜 평범하게 생겼다'란 얘길 많이 들었다. '큰 특색이 없으니까 의연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며 그게 장점이지 않을까 싶었다. 선역이나 악역이나 위트 있는 장면들을 어느 정도 넘나들 수 있는 게 아닐까."



-최국장은 왜 그렇게 프로젝트에 집착했을까.

"이너서클로 발탁된 국정원 요원이다. 엘리트로 발탁되어 그것밖에 없다는 생각 속 키워졌기에 신념과 나라, 민족과 가족을 위해서라고 여긴 것 같다. 여기에 자길 믿고 선배들이 희생하지 않았나. 신념이 강한 사람에게 무게까지 겸해졌으니 애초 죽음까지 생각하고 있었을 것 같다."

JTBC

김선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결말에 대한 만족감은.

"진짜 다행이었던 건 윤수가 앞에서 연기하는데 됐다는 만족감이 느껴졌다. 최국장은 알고 있다. 이너서클이 끝나도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니까 끝내도 되겠다, 마무리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마지막 연기를 하는데 (김)주헌 선배의 연기 내공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스스로 총구를 들이대는데 무섭더라. 겁이 많아서, 평소에도 겁쟁이라 그런지 상상만 해도 무서웠는데 실제로 그런 장면을 찍으니 만감이 교차하더라."

-연륜이 쌓이는 게 두렵나.

"20살 때도 '네가 지금 하고 싶은 연기는 마흔이 넘어서야 할 수 있다'라고 얘길 들었다. 그때부터 이면에 슬픈 게 있으면 그보다 더 밝은 걸로 보여주는 연기를 좋아했던 것 같다.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속 홍반장이 더 끌렸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연륜 쌓이는 게 무섭기도 하고 기대감도 있는 것 같다. 거기에 못 따라갈까 봐, 단점이 보일까 봐, 빨리 고쳐지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연기에 도달하지 못할 것 같아서 두려움이 있는 것 같아 요즘 발성에 꽂혀 있다. 영상들 계속 찾아보며 연습하고 있는데 언젠가 좋아지지 않겠나. 일상생활에서도 연기란 게 답이 없더라. 정의 내릴 수 없다. 어느 순간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더니 모든 것과 연결되더라. 여러 가지 문을 두드려보며 고민하고 있다."



-다시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좋다. 사실 연기에 대한 칭찬은 한번 기쁜 거고 나에 대한 안 좋은 평도 있을 텐데 발전할 수 있는 자양분으로 쓰길 바란다. 쉴 새 없이 달린다는 표현은 좀 그렇고 좋아서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해지려고 하는 것 중 하나가 이 일에 대한 몰두다. 그거 외적으로 엄청나게 집중하지 않으려고 한다. 근데 어렸을 때부터도 그랬지만 직업을 가지기 위해선 직업에 대한 확고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더라. 모든 게 부합해야 하지 않나. 믿을 수 있는 건 실력이고 즐겁게 놀 수 있는 판이 만들어지려면 실력이 밑바탕 되어야 하니까 계속 그 부분에 신경 쓰며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근본적으로 연기 잘하는 게 맞지만 팬분들이 응원해 주니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팬분들께 감사하다."

-차기작 '이 사랑 통역 되나요?'로 로맨스물에 복귀한다.

"이거 말고도 특별 출연한 것들도 로맨스를 했었는데 마음가짐이라기보다 누아르에서 침묵을 즐기고 미니멀하게 연기하다가, 리액션을 정확하게 해야 템포감이 사는 로맨스물을 하니 장르 상관없이 왔다 갔다 하는 선배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로맨스물에서 그 인물이 온전히 진짜처럼 보이려면 상대를 어떻게 바라봐주느냐가 중요하다. 이걸 캐치하는 과정이 누아르보다 어려운 지점이란 생각이 든다. 이번엔 정돈되어 있는 젠틀한 인물을 소화한다. (고윤정 씨를) 바라봐 주는 걸로, 리액션으로 빛나게 해주고 있다. 정도를 조절하는 게 즐거우면서도 쉽지 않은데 이러다 보면 또 늘겠지 싶다."

-요즘 관심사는.

"산책하고 영화 보고 친구들과 수다하고 그거 외엔 없다. 아참, 우리 강아지 건강에 관심이 많다. 올해 2살인데 원형 탈모가 와서 최근에 검사를 받았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요즘엔 딱히 어떤 작품이나 인물적으로 욕심을 내지 않는다. 다만 '김선호가 슬슬 그 인물로 빛이 나는 것 같은데?' 혹은 '저 역할을 김선호한테 맡기면 훌륭하게 해내겠지?' '또 보러 가야지' 같은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예능에도 도전 의지가 있나.

"지금은 작품 촬영으로 바쁘지만 쉬는 타임이 생기거나 텀이 있거나 누군가 좋아하는 분들이 제안해 준다면 즐겁게 또 참여하고 싶다. 예능을 재밌게 하고 다시 배우로 잘 돌아올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엔 예능이 무서웠는데 즐겁고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는 느낌이다. 지금은 언제든 좋다."

-끝으로 아직 '폭군'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승원 선배가 '폭군'은 재밌는 오락 영화라고 하더라. 박훈정 감독님의 트레이드 마크인 액션과 그 판타지 분위기를 느끼면 어떨까 싶다. 강추(강력 추천)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황소영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