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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메이저퀸 박지영 "노력은 배신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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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5일 KLPGA 투어 한화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지영이 환하게 웃고 있다.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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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에 비거리가 늘고 내 골프도 더 좋아지고 있다. 비결은 딱 하나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맹장수술을 하고 열흘도 안 돼 바로 재활을 했고 통증을 이겨내며 훈련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셋업부터 스윙 템포까지 철저하게 맞춤 전략을 세웠고 철저하게 지켜냈다."

1996년 3월생으로 28세에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지영이 '최대 상금'이 내걸린 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한화클래식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이 3억600만원이나 걸린 초대형 대회라 기쁨이 배가됐고 상금 랭킹과 대상포인트 부문 2위로 올라섰다.

박지영은 25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GC(파72·679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이며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2위는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기록한 황유민이 차지했다.

박지영은 시즌 우승 횟수를 '3승'으로 늘렸고 개인 통산 10승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KB금융 챔피언십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도 2승째다. 또 시즌 상금을 9억5610만2717원으로 늘린 그는 상금 랭킹 2위로 올라섰고, 대상포인트 100점을 받아 374점을 만들며 이 부문에서도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내가 은퇴하기 전에 과연 '이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그만큼 상금도 크고 코스 세팅도 까다로워 도전 의식이 생긴다"고 말한 박지영은 "꿈에 그리던 한화클래식에서 우승했으니 이제 또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도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화려한 부활쇼다. 박지영은 올 시즌 희로애락을 다 겪었다. 시작은 좋았다. 동계훈련을 혹독하게 한 덕에 비거리가 늘고 자신감이 생겼다. 지난 4월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5월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시즌 2승을 거두며 상금과 대상포인트에서 선두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곧바로 시련이 닥쳤다. 맹장염. 좋은 흐름이 끊겨 아쉽긴 했지만 곧바로 수술대에 오른 박지영은 약 한 달간 필드를 떠나야 했다. 하지만 복귀하지마자 펄펄 날았다. 이유가 있다. '독한 훈련' 덕분이다. 박지영은 "수술을 받은 뒤 2주 차에 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하루하루 좌절감을 느껴야 했다"며 "'과연 나아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했는데 꾸준한 훈련과 시간이 해결해주더라. 그런데 다시 그 상황이 된다면 2주쯤은 푹 쉴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포기하지 않은 독한 노력 덕분에 박지영은 복귀 이후 두 번째 대회인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공동 6위, 더헤븐 마스터즈 공동 5위 등 식지 않은 샷 감각을 과시했다. 그리고 복귀 후 첫 우승을 '최다 상금'이 걸린 메이저 대회에서 이뤄내며 올 시즌 '골프퀸 경쟁'에 불을 붙였다.

28세 나이에 가장 활짝 피어난 꽃. 박지영의 전성기에서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박지영의 스윙 코치인 염동훈은 "박지영은 본인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곧바로 변화를 가져간다. 방 안에서 양말로 공을 만들어 연습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우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지영은 올해 드라이버샷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스윙도 교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백스윙을 가파르게 들어 올린 뒤 회전하는 일명 '투 플레인' 스윙을 했다. 하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을 때 오른쪽으로 밀리는 실수가 빈번하게 나왔다. 좋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 이를 위해 과감하게 스윙을 교정했다. 백스윙을 완만하게 하고 백스윙 높이를 낮춰 '원플레인' 스윙으로 만든 것이다. 그 결과 최근 3개 대회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냈다.

박지영의 우승으로 올 시즌 타이틀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박현경, 이예원에 이어 박지영까지 세 명이나 시즌 3승의 고지를 밟아 불꽃 튀는 다승왕 경쟁을 예고했다. 또 상금 랭킹 1위 박현경과 2위 박지영의 차이는 단 375만3368원밖에 되지 않는다.

[춘천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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