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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3연속 QS’… 꼭 맞는 옷을 입고, 임찬규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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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LG 임찬규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후,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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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임찬규의 컬러로.

프로야구 LG의 우완 투수 임찬규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팀의 6-1 승리를 견인했다.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2회초 찾아온 1사 만루를 넘긴 게 결정적이었다. 선두타자 황재균의 안타, 배정대의 볼넷, 오윤석의 희생 번트로 만들어진 1사 2,3루에 심우준을 사실상 고의사구로 내보낸 결과였다. 흔들리지 않았다. 조대현에게 패스트볼로 병살타를 유도하며 큰 산을 넘었다.

팀이 4-0 리드를 잡은 4회초에도 짜릿한 병살 유도가 적중했다. 무사 1루에서 배정대를 삼진 처리한 후, 오윤석을 3루 방면 더블플레이로 돌려세웠다. 이후로는 탄탄대로였다. 5∼6회를 모두 깨끗한 삼자범퇴로 물들이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올 시즌 선발 등판으로는 두 번째 무실점 경기다. 5월 2일 창원 NC전에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후, 약 네 달 만에 달성한 쾌거다.

지난 15일 한화전(6⅔이닝 2자책점), 21일 SSG전(6이닝 1자책점)에 이은 3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행진이기도 하다. 커리어 하이(14승3패·평균자책점 3.42)를 찍은 지난해에도 만들지 못했던 호투 행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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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임찬규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환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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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임찬규는 “(선발 상대였던) 벤자민 선수를 의식하기보다는 KT 타선에 더 집중했다”며 미소 지었다. ‘LG 천적’ 이미지가 강한 벤자민과의 매치업이 주는 부담을 내려놓고 자신의 공에 집중한 결과를 승인으로 꼽은 것.

그는 “(박)동원이 형이 슬라이더 사인을 많이 냈다. 1회 로하스 상대로 2구째 슬라이더를 받고, 이걸로 키를 잡자고 얘기를 했다”며 “그걸 믿고 던졌던 게 앞 카운트에서 좋은 효과를 내면서 범타 유도를 많이 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무엇보다 지난 9일 NC전에서 2⅔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던 부진을 딛고 반등을 그리는 점도 반갑다. 생각의 전환이 만들어낸 상승세다.

그는 “점수 차 상관 없이 내 피칭을 하려 했던 게 통했다. 점수차가 많으면 빨리 승부를 보려고 했는데, 그게 오히려 저한테는 안 맞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여유 있는 상황에서 빠르고 쉬운 승부를 추구하는 스타일이 어울리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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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닝을 마친 임찬규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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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는 “초구에 변화구를 던져도 되니까, 내 피칭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쉽게 상대하려 하는 게 오히려 더 어렵더라. 빨리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된다는 생각에 조급해지고 (내 피칭이 아닌) 다른 피칭을 하게 됐다. 똑같이 어렵게 해야겠다고, 내 피칭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덧붙였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과 함께 남다른 각오로 임한 시즌이지만, 의도치 않은 부진과 부상까지 겹치면서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내는 중이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는 꾸준함으로 8승째를 빚어 어느새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넘본다.

그는 “승리는 진짜 운의 영역이다.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매일 경기를 나가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더 좋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올해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었는데, 부상 때문에 20경기 정도밖에 못 나갔다”며 “등판할 때마다 6이닝 이상 던지는 게 더 행복하고 좋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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