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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탁구 女복식 서수연-윤지유 “1등 저력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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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패럴림픽 12일간 열전 돌입

서수연 TT2-윤지유 TT3 세계 1위

처음으로 짝 이뤄 한국 첫 金 도전

동아일보

파리 패럴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장애인 탁구계 ‘삐약이’ 윤지유(왼쪽)와 서수연이 28일 프랑스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막바지 담금질을 하고 있다. 서수연은 장애로 악력이 약해져 붕대로 라켓을 감고 경기를 치른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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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의 저력이 무엇인지 보여드리겠다.”

한국 장애인 탁구 국가대표 서수연(37)은 파리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28일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파리 패럴림픽은 29일 오전 3시 열린 개회식을 시작으로 12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서수연은 휠체어에 앉아서 하는 TT2등급(숫자가 작을수록 장애가 심함)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다. 슈퍼모델을 꿈꾸던 대학 새내기 서수연은 ‘일자목이 심하다’는 얘기에 주사 치료를 받았다가 의료 사고로 ‘런웨이’를 걸을 수 없는 몸이 됐다. 의료 사고 후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 아니라 ‘어떻게 죽어야 할까’를 고민했다”는 그에게 탁구가 희망이 됐다. 서수연은 “탁구를 칠 때만큼은 모든 아픔이 사라졌다”고 했다.

서수연은 첫 패럴림픽 출전이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와 3년 전 도쿄 대회 두 차례 모두 결승에서 류징(36·중국)에게 패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결승 때는 류징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수연은 “그립을 바꾼 게 옳은 선택이 됐다”고 말했다.

서수연은 척수 장애로 물건을 오래 쥐고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손과 라켓을 붕대로 묶고 경기를 치른다. 이러면 공에 스핀을 먹이기가 쉽지 않다. 이 탓에 번번이 류징에게 패했지만 시행착오 끝에 자기에게 맞는 그립을 찾아낸 것이다.

서수연과 이번 대회 WD5등급 여자 복식에서 짝을 맞추는 윤지유(24)도 TT3 등급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다. 2016년 리우 대회와 2021년 도쿄 대회 모두 탁구는 물론이고 한국 선수단을 통틀어 최연소 선수였던 윤지유는 “무뚝뚝한 나에 비해 성격이 부드러운 언니가 있어 든든하다”면서 “수연 언니와 패럴림픽에 계속 같이 나왔지만 복식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이스끼리 하니까 자신 있다. 언니와 호흡을 잘 맞춰 첫 단추를 잘 끼우겠다”고 했다. 리우에서 여자 단식 동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땄던 윤지유는 이번 대회에선 여자 단·복식과 혼합 복식 3관왕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탁구 선수 대부분은 성인이 되어 장애인이 된 케이스다. 반면 윤지유는 세 살 때 하반신 마비가 찾아와 운동을 일찍 시작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탁구 신동’으로 통했다. 비장애인 탁구 대표 신유빈(20)을 따라 별명도 ‘장애인 탁구의 삐약이’다. 윤지유는 “비장애인 올림픽 때 탁구가 화제를 일으켰는데 패럴림픽 때도 많이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수연도 “이곳에서 뛰었던 신유빈 선수의 기를 받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파리=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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