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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 (일)

노출로 빚은 여성서사…'우씨왕후', 동북공정보다 더한 아이러니[시선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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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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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우씨왕후'가 역사 왜곡 의혹에 이어 선정성 논란까지, 진정한 '문제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29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우씨왕후'는 공개 전부터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역사 왜곡 의혹에 자극을 위한 자극을 노렸다는 선정성 논란까지 보태지며 시청자들의 입길에 올랐다.

'우씨왕후'는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노리는 왕자들과 권력을 잡으려는 다섯 부족의 표적이 된 우씨왕후(전종서)가 24시간 안에 새로운 왕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추격 액션 사극이다. 토종 OTT인 티빙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사극 대작이라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관심만큼이나 논란도 뜨거웠다. 특히 최근 사극이 공개될 때마다 방송계에서 줄곧 화두가 되고 있는 '동북공정' 의혹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 2일 스틸을 통해 을파소(김무열) 의상이 역사 왜곡 의혹에 불을 붙였다. 고구려를 비롯해 백제, 신라 등 삼국은 조우관을 쓴 것으로 알려졌으나, '우씨왕후' 속 고구려인 을파소는 상투관을 쓰고 있었다. 또한 고구려는 의복을 여미는 방식이 '좌임'이지만, 을파소는 중국식인 '우임'으로 옷을 여몄다. 5대5 가르마 상투에 중국식 갑옷 역시 고구려의 의상 고증을 거치지 않고 오히려 중국식을 따랐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반면 제작진은 사료를 긁어모아 여러차례 고증을 거친 작품이라고 항변했다. 많은 자료가 남아있지 않은 시대인만큼 고증을 거친 창작도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정세교 PD는 "저희가 만들었던 상투관, 의상은 고구려 시대의 벽화나 남아있는 자료를 가지고 참고를 많이 했다. 우씨왕후는 197년, 2세기였는데 그 시절 자료는 거의 없다. 지금 고분 벽화도 4세기, 5세기 것이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삼국사기 자료가 있기 때문에 그걸 무조건 지켜야 된다고 생각했다. 현존한 자료 중에서는 광개토대왕비가 가장 많은 역사적 진실을 가지고 있어서 저희 뿐만 아니라 스태프분들도 공부를 많이 했고, 자문 교수님들에게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형태로 평가받는다는 것은 가슴이 아프다. 그런 부분은 고려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극본을 쓴 이병학 작가 역시 "고구려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보여주려고 했다"라며 "동북공정과 전혀 상관이 없는 드라마다. 그렇게 봐달라"라고 강조했다.

'우씨왕후'가 공개된 후 논란은 다른 곳으로 불이 옮겨 붙었다. 선정성 의혹이다. '우씨왕후'는 왕후가 직접 왕을 선택하기 위해 궐밖으로 나왔다는 대담하면서도 도전적인 여성 서사를 택하면서도, 반대로 작품 내에서 여성을 소비하는 방식은 한없이 구시대적인 영역에 머물렀다.

19금(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애초에 파격적인 장면을 담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극을 위한 자극을 위해 의미없이 소비되는 노출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전종서는 '우씨왕후'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어느 회차에 촬영을 하다가 갑자기 정신을 차렸는데 저 빼고 모든 배우 분들이 다 남자 선배들인 거였다. 저밖에 여자 배우가 없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싶더라. 내가 이런 여성을 연기를 하고 있구나, (우씨왕후가) 이런 여성이었구나 체감을 한 순간이었다. 이 여성이 어떤 여성이었을까 그때부터 진지하게 고민했다"라며 남성뿐인 궐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 우씨왕후의 서사에 포인트를 뒀다고 설명했다.

선택당하는 대신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인생의 개척자가 된 여성을 그린 '우씨왕후'의 아이러니는 이곳에 있다. 이런 생각으로 작품을 선택한 주연 전종서 외에 출연하는 대다수의 여성은 주연부터 단역까지 싸그리 벗긴 제작진의 한없이 얄팍한 생각을 들여다보게 한다.

고남무(지창욱)를 유혹하려다 물약을 먹고 고남무의 환각을 보며 사비(오하늬)와 일을 치르는 우순(정유미)의 파격 노출신부터 고남무의 열을 내리기 위해 얼음으로 몸을 핥는 시녀들의 장면 등 무엇을 위한 노출인지 의문이 들게 한다. 물론 우순 신의 경우 고남무의 사망으로 모든 이야기가 출발한다는 점에서 "대본상에 필요한 신이었다"는 정유미의 말에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그러나 잔혹함, 욕망 등 그 인물들을 대표하는 키워드를 고작 베드신, 노출신으로만 범벅한 제작진의 시대착오적 선택이 옳은지를 묻는다면 답은 '아니오'다.

'우씨왕후'는 파트2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아쉬움만을 남긴 파트1에 이어 파트2가 진정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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