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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똑같이 생겼어" FA 벤탄쿠르 엄벌, 최장 12경기 중징계…포스테코글루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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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징계를 받게 됐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FA가 인종차별성 발언을 한 벤탄쿠르를 기소했다는 소식이 나온 뒤 14일(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벤탄쿠르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런던더비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당 질문을 받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벤탄쿠르에 대한 모든 사건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며 "두 선수 모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벤탄쿠르는 이미 자신의 말에 대해 사과했다. 손흥민은 가까운 팀 동료 중 한 명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단지 처벌에 관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배우고 속죄할 수 있는 기회"라며 "우리는 매일 벤탄쿠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기 때문에 그를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가 훌륭한 사람이고 환상적인 팀 동료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큰 실수를 저질렀고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그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 (벤탄쿠르는) 속죄해야 하며 다른 사람들도 (이번 일로)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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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당시 코파 아메리카 출전을 앞두고 고향에서 쉬고 있었던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식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곧바로 팬들의 큰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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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벤탄쿠르의 대처가 아쉬웠다는 평가가 받았다. 벤탄쿠르는 진지한 사과 대신 농담이었다는 말투로 사과했다. 이 사과문은 24시간 뒤에 자동으로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왔다. 이후 24시간이 지나자 사과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축구 팬들이 벤탄쿠르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이유다.

논란은 계속 커졌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정말 어리석은 발언이었고 축구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손흥민이 팀 동료들에게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라고 비판했다.

토트넘을 담당하는 '풋볼 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문제를 거론하며 "벤탄쿠르의 발언은 당연히 멍청했다. 물론 악의적이거나 비하 의도를 담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인종차별적 발언의 형태를 띄고 있는 건 분명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벤탄쿠르의 발언이 단순한 농담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우루과이 사람들의 문화처럼 여기기도 한다. 이러한 사고방식 자체가 끔찍하다"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골드 기자는 "이런 이슈를 쫓으면서 불필요한 관심을 쏠리게 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런 접근도 어리석다. 아마 손흥민이 다른 인종이나 국적이었으면 더 크게 논란이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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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단체까지 들고 일어났다.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 단체인 '킥잇아웃'은 "벤탄쿠르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상당수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이 제보들은 구단과 관련 당국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킥잇아웃은 "벤탄쿠르가 차별적 행동을 인정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것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이슈를 강조한다"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이런 주제에 대해 계속 다루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논란이 거세지자 손흥민이 나섰다.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았다면서 이 사건을 마무리하고자 했다. 리더로서 동료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하겠다는 의지였다.

손흥민은 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얘기했다. 그는 실수를 했고, 잘못을 인지해 내게 사과했다"면서 "모욕적인 말을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우리는 여전히 형제다.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이미 과거의 일이며, 계속 단결하고 있다. 우리 클럽을 위해 싸우는 걸 프리시즌부터 다시 함께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종차별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FA는 벤탄쿠르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검토했고, 13일 기소를 결정했다. 벤탄쿠르는 19일까지 반박할 수 있는데 혐의가 인정된다면 6경기에서 1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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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가 참고하는 선례는 에딘손 카바니에 대한 징계다. 2021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카바니는 SNS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팬에게 '네그리토(Negrito)'라는 단어를 썼다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해석되어 FA로부터 3경기 출장 정지,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 7586만 원) 처분을 받았다. 카바니는 인종차별이 아닌 애정이 담겨 한 말이라고 억울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지난 2020년 맨체스터시티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도 팀 동료 뱅자맹 멘디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1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5만 파운드 징계를 받았다. 당시 실바는 멘디의 어린 시절 사진과 함께 '누군지 맞춰 보라'는 문구를 적어 SNS에 올렸다. 문제는 옆에 스페인 초콜릿 브랜드 마스코트를 덧붙인 것. 흑인의 피부색을 초콜릿과 비교하면서 인종차별 의도가 있다고 FA는 해석했다.

실바는 논란이 커지자 해당 게시물을 지우며 "요즘은 친구와 장난도 못 친다"고 아쉬워했지만 FA는 실바에게 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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