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과 황희찬의 희비가 엇갈렸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는 2부리그 팀인 코번트리 시티를 상대로 졸전을 펼쳤지만 후반전 막바지 동점골과 역전골이 연달아 터지면서 결과적으로 승리를 챙겼다. 반면 황희찬이 뛰고 있는 울버햄프턴은 경기 내내 다섯 골이나 주고 받는 난타전을 벌인 끝에 1점 차 패배를 당하면서 대회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 2년차를 맞은 토트넘은 호기롭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지금까지만 보면 불안한 게 사실이다. 프리미어리그(PL)에서는 연패에 빠졌고, 그나마 우승 가능성이 높은 카라바오컵에서도 몇 수 아래로 여겨지는 코번트리를 상대로 선제골을 내주는 등 고전했다.
지금의 경기력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우승과 멀어지는 건 물론 지난 시즌처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것조차 힘들 수 있다. 코번트리전은 토트넘의 경기력 개선이 시급하다는 걸 다시 증명하는 경기나 다름없었다.
울버햄프턴 역시 부진을 털어내야 하는 상황인 건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 개막 후 리그에서 1승도 챙기지 못한 울버햄프턴은 카라바오컵에서 챔피언십(2부리그) 팀인 번리를 만나 시즌 첫 승을 따내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이어진 세 경기에서 무승(1무 2패)을 기록 중이다.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지난 시즌의 성적인 14위를 차지하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은 19일(한국시간) 영국 코번트리에 위치한 코번트리 빌딩 소사이어티 아레나에서 열린 코번트리와의 2024-25시즌 카라바오컵 3라운드(32강)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토트넘을 홈으로 불러들인 코번트리는 4-3-3 전형을 사용했다. 벤 윌슨에게 골문을 맡겼고 밀란 판에위크, 바비 토마스, 루이스 빙크스, 비드웰이 수비를 책임졌다. 조시 에클레스, 제이미 엘런, 잭 루도니가 중원을 맡았다. 하지 라이트와 브랜던 토마스-아산테가 측면에서 최전방에 배치된 노먼 바셋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토트넘 역시 4-3-3 전형을 꺼냈다. 골문 앞에는 프레이저 포스터가 섰다. 데스티니 우도기, 벤 데이비스, 라두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루카스 베리발, 로드리고 벤탄쿠르, 파페 사르가 미드필드에 이름을 올렸다. 티모 베르너, 도미닉 솔란케, 윌송 오도베르가 상대 골문을 노렸다.
전반전 토트넘의 경기력은 말 그대로 졸전이었다. 게다가 악재까지 겹쳤다.
토트넘은 전반전 초반 골키퍼 포스터의 실책으로 상대에게 공을 넘겨줘 위기를 맞았는데, 다행히 포스터가 상대의 슈팅을 선방해 본인의 실수를 책임지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다시 경기에 집중하려고 하자 이번에는 선발로 나선 윙어 오도베르가 상대와의 경합 후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결국 토트넘은 이른 시간 브레넌 존슨을 교체로 투입해야 했다.
토트넘이 우왕좌왕했던 반면 코번트리는 조직적인 역습으로 토트넘 골문을 두드렸다. 점유율을 토트넘에 내주더라도 한 번의 역습으로 확실하게 찬스를 만들겠다는 전략이었다. 전반 37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루도니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우도기가 몸을 던져 막았다. 이어 전반 38분에는 바셋의 슈팅이 나왔지만 포스터가 선방했다.
우도기의 수비와 포스터의 선방이 없었다면 토트넘은 실점을 내준 채 전반전을 마칠 수도 있었다. 반대로 코번트리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 없이 전반전을 끝낸 게 아쉬울 법했다.
토트넘은 우도기를 대신해 제드 스펜스를 투입하며 후반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전반전과 비교했을 때 경기력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코번트리가 또다시 토트넘을 위협했다. 후반 10분 라이트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데이비스의 몸을 날리는 호수비에 슈팅이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토트넘은 또다시 선수의 수비로 실점 위기를 피했다.
사실상 한 골을 막은 데이비스는 3분 뒤 코너킥에서 날카로운 헤더를 선보였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득점에는 실패했다. 놀랍게도 데이비스의 헤더는 이날 토트넘의 첫 번째 유효슈팅이었다.
토트넘은 경기가 풀리지 않자 주전 선수들을 추가로 투입했다. 후반 16분 벤치에 앉아 있던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이 출전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의 클럽 레코드를 기록하면서 구단에 입성한 솔란케와 2007년생 유망주 베리발이 벤치로 들어왔다.
그러나 여전히 위협적인 쪽은 코번트리였다. 경기 내내 코번트리에 역습을 허용하던 토트넘은 결국 후반 18분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바셋의 크로스를 아산테가 밀어 넣으면서 토트넘의 골망이 출렁였다.
선제골로 기세가 오른 코번트리는 후반 33분에도 예리한 슈팅으로 토트넘 골문을 노렸으나 이번에는 골대에 맞고 나왔다.
토트넘의 경기력은 후반전 막바지가 되어서야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후반 34분 스펜스와 교체로 들어온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연계 플레이 끝에 쿨루세브스키의 슈팅이 나왔지만 골키퍼의 선방을 넘지 못했다.
한 차례 찬스를 만들었던 두 선수는 결국 후반 42분 동점골을 합작했다. 쿨루세브스키의 재치있는 패스를 스펜스가 받아 침착하게 골을 터트렸다.
스펜스의 동점골로 순식간에 분위기를 가져온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2분경 터진 존슨의 역전 결승포로 승부를 뒤집었다. 결국 경기는 토트넘의 2-1 승리로 끝났고, 토트넘은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프리미어리그 구단인 토트넘을 제압하는 기적을 꿈꿨던 코번트리의 도전은 아쉽게 끝났다.
같은 날 영국 브라이턴에 위치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 울버햄프턴의 경기는 난타전 승부 끝에 브라이턴이 웃었다.
브라이턴은 전반 14분 만에 선취골을 뽑아내고 전반 31분 추가골까지 터트리면서 승부의 균형추를 자신들 쪽으로 기울였다. 울버햄프턴은 전반전 막바지 곤살루 게데스의 추격골로 한숨 돌렸다.
후반전에도 치열한 싸움이 계속됐다. 후반 40분 브라이턴의 페르디 카디오글루가 추가골을 기록해 브라이턴이 승기를 잡았지만, 울버햄프턴의 미드필더 토마스 도일이 후반 추가시간 1분 다시 추격하는 골을 만들어내면서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공격수 '황소' 황희찬은 이날 4경기 만에 선발로 출전했으나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다 후반 27분경 마테우스 쿠냐와 교체되어 나갔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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