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황인범이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별들의 전쟁'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하지만 팀이 완벽하게 무너지면서 불안한 출발을 하게 됐다.

황인범은 20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페예노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의 강호 바이엘 레버쿠젠을 만났다. 이적 후 첫 챔피언스리그 무대였지만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풀타임을 뛰었다. 팀 내 최고 평점을 받으며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팀이 전반전에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0-4로 졌다.

올여름 세르비아의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이적한 황인범은 페예노르트에서 첫 번째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출전했다. '신입생'이었지만 팀의 중원에서 활발한 움직임과 패스로 공격 전개에 힘을 보탰고,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 전담 키커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불안한 페예노르트 수비 조직력과 레버쿠젠의 강력한 공격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레버쿠젠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중원에서 볼을 가로챈 플로리안 비르츠가 페널티 아크까지 볼을 몰고 간 후 날린 왼발 슈팅이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황인범은 중원에서 최선을 다해 공수 전환을 시도했지만, 레버쿠젠의 압박과 빠른 역습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페예노르트는 곧바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9분, 라미즈 제루키가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밀어넣으며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취소됐다. 황인범도 전반 15분 박스 바깥에서 날린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 전반 29분 측면에서 돌아서 시도한 왼발 중거리 슈팅 등을 위협적이었는데 공격 포인트로 연결되지 않았다.

레버쿠젠은 득점 후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30분, 비르츠의 패스를 받은 제레미 프림퐁이 빠른 역습을 전개했고, 알레한드로 그리말도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6분 뒤에는 다시 한 번 비르츠가 추가골을 기록해 무려 3-0으로 벌어졌다.

전반전 종료 직전인 42분, 레버쿠젠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코너킥을 통해 네 번째 골을 만들었다. 중앙 수비수 에드몽 탑소바가 헤더로 연결한 공이 페예노르트 골키퍼 티몬 벨렌로이터의 몸을 맞고 굴절되며 자책골로 이어졌다. 페예노르트는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4골을 내주며 사실상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후반전에 돌입한 페예노르트는 만회골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후반 11분, 황인범은 왼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감아차며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려 했지만, 골키퍼 흐라데츠키가 잘 막아냈다. 이후에도 황인범은 중원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팀의 공격을 주도했지만, 레버쿠젠의 강력한 압박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레버쿠젠은 후반전에도 경기의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빅터 보니페이스와 제레미 프림퐁이 연이어 골문을 위협했으나 마무리에 실패하며 추가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페예노르트는 후반 28분, 교체 투입된 우에다 아야세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또다시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취소되며 고개를 숙였다.

경기는 결국 0-4 페예노르트의 대패로 마무리됐다. 페예노르트는 레버쿠젠 화력에 고개를 떨궜지만 황인범의 활약만큼은 빛났다. 축구통계전문매체 '풋몹'에 따르면, 황인범은 90분 동안 슈팅 3개, 패스 성공률 82%, 리커버리 5회, 볼 경합 5회 성공, 공중볼 경합 100%를 기록하며 팀 내 최고 평점(6.7점)을 받았다. 페예노르트는 완벽하게 졌지만 황인범은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경기 후 네덜란드 매체 '리더커크스다그블라드'와 인터뷰에서 황인범은 "경기장에 찾아와주신 팬들께 죄송하다. 팀으로서 더 발전할 것이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아직 새로운 팀과 나라에 적응 중이지만, 홈에서 데뷔전을 치를 수 있어 기뻤다"라고 말했다.

한편 페예노르트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불안한 출발을 하게 됐다.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은 바이엘 레버쿠젠 외에도 유럽 강호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향후 일정이 더욱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첫 경기에서 대패를 당하며 하위권으로 밀려난 페예노르트는 다음 경기에서 승점을 확보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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