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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엔트리는 정규시즌보다 2명 많은 30명이다. 이 30명의 선수들이 모두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시리즈에 임한다. 정규시즌은 개인 성적도 걸려 있지만, 포스트시즌은 오로지 팀 성적을 보고 달린다. 모든 선수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톱니를 맞춰 돌아가야 한다. 특히 한국시리즈와 같은 무대는 뒤가 없다. 에이스도 조기 강판을 받아들여야 하고, 불펜 에이스도 상황에 따라 평소와 다른 시점에 나설 수 있다. 타자들도 마찬가지다.
보통의 팀들은 투수 12~14명, 그리고 나머지는 야수로 배분한다. 단기전이고 이틀 경기를 하면 하루 휴식일이 있어 사실 투수들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다. KIA도 이 사이에서 투수 엔트리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KIA는 이 엔트리에 들어갈 선수들, 그리고 이 선수들의 경기 내 보직을 놓고 정교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경기 흐름을 좌우할 수 있는 좌완 불펜 요원으로는 곽도규 김기훈 이준영 김대유 등 거론된다. 정규시즌 이들의 임무는 조금 달랐다. 김기훈은 선발이 일찍 내려갔을 때 길게 던지는 편이었다. 곽도규는 보통 1이닝을 소화했다. 이준영 김대유는 1이닝보다는 좌타자 스페셜리스트 쪽에 조금 더 가까운 임무가 예상된다. 여기서 주목받는 선수가 바로 최지민(21)이다. 올해 부진하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경기력이라면 가장 전천후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최지민은 올 시즌 53경기에서 2승3패3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5.36에 머물렀다. 지난해 5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성적이 많이 처지기는 했다. 올 시즌 부진과 부상으로 2군도 세 차례 경험했다. 부침이 심했다. 평균자책점과 별개로 시즌 초반부터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더니 결국 중반 이후 버티던 평균자책점마저 무너졌다. 당황스러운 대목이었다.
그런데 최지민이 주목받는 것은 지난해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는 장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준영 김대유는 물론, 곽도규 또한 스플릿상으로는 좌·우 편차가 있다. 올해 곽도규의 좌타자 상대 피OPS(출루율+장타율)는 0.546으로 낮은 반면, 우타자는 0.759다. 물론 곽도규의 우타자 상대 피OPS는 시간이 갈수록 계속 내려가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다. 8월 이후로는 우타자 상대 피OPS도 0.602다. 하지만 좌우를 가리지 않고 1이닝을 던질 수 있는 좌완이 하나 더 있으면 금상첨화다. KIA는 아직 최지민이 이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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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최지민의 올해 부진 원인으로 작년에 누적된 투구 이닝을 뽑는다. 이 감독은 “(작년에) 많이 던지고 한 건 사실이기 때문에 올 시즌 같은 경우는 조금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또 이런 시즌을 잘 경험해서 넘어가면 또 내년이나 내후년에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잘 던져주기를 바란다. 아마 그만큼의 능력이 있으니까 우리도 남은 경기에는 지민이가 컨디션이 올라올 수 있도록 잘 준비를 시키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남은 6경기에서 최지민은 다양한 상황에서 실험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구위와 자신감을 찾고 정규시즌을 마친다면 KIA로서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반면 최지민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KIA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최지민을 빼고 좌완 원포인트를 더 넣는 방안까지 고민할 수 있다. 엔트리 효율상 가장 좋은 건 최지민이 원래 모습대로 1이닝을 막을 수 있는 좌완 필승조로서의 확신을 가지고 한국시리즈에 들어가는 것이다. 한국시리즈에 대비한 KIA의 프로젝트 1탄으로 최지민이 낙점된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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