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3 (월)

일본 떨게 만든 ‘17살 여자 메시’ 최일선…북한 20살 월드컵 세번째 정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북한 20살 이하 여자축구 선수단이 23일(한국시각)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24 국제축구연맹 U-20 여자월드컵 대회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서 환호하고 있다. 보고타/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7살 축구 천재 최일선. 막내인 그가 북한을 20살 여자월드컵 정상에 올리는 데 일등공신 구실을 했다.



북한은 23일(한국시각) 콜롬비아 보고타의 에스타디오 네메시오 카마초에서 열린 2024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최일선의 골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북한은 2006·2016년에 이어 대회 세번째 우승컵을 챙겼다. 3회 우승 국가는 북한, 독일, 미국뿐이다. 이날 결승골을 올린 최일선은 대회 6골로 득점왕(골든부트 수상)을 차지했고, 최우수선수(골든볼 수상)로 뽑혔다. 북한의 벽에 막힌 일본은 2022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리성호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베스트’라는 말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팀이었다. 체력, 기술, 전술 등에서 이번 대회 참가팀 가운데 최고였다. 조별리그 3경기 17골, 16강과 8강, 4강전에서는 오스트리아, 브라질, 미국을 모조리 제압했다. 북한은 8강부터 결승까지 무실점 행진을 폈고, 우승에 이르기까지 대회 7경기에서 25골, 4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한겨레

최일선(15번) 등 북한 선수들이 23일(한국시각)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24 국제축구연맹 U-20 여자월드컵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보고타/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결승전에서도 북한은 공세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며 일본을 찍어눌렀다. 승패를 가른 주인공은 미국과의 4강전에서도 결승골을 터트린 ‘17살 여자 메시’ 최일선이었다.



최전방에서 공간을 확보하고, 자신감 넘치는 일대일과 스피드를 자랑하는 최일선은 전반 15분 벌칙구역 모서리 부근에서 반대쪽 골대를 향해 슈팅했고, 포물선 궤적을 그린 공은 일본 수비수 머리를 살짝 스치면서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북한의 강공은 이후에도 이어졌고, 활동량과 개인능력에서 일본에 앞서면서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일본은 올해 3월 열린 아시아대회 조별리그와 결승전에서 북한에 모두 패했기에, 이날 설욕을 노렸지만 북한을 넘어서지 못했다. 전반 슈팅 수(3-6), 유효슈팅 수(0-4)에서도 일본은 크게 밀렸다.



북한은 후반에도 좌우 측면돌파와 최일선을 향한 크로스로 일본을 흔들었고, 후방에서 올리는 롱패스를 활용한 공 전개, 선수들의 드리블과 패스 능력을 앞세워 일본을 압박했다. 막판에는 다리에 쥐가 나서 쓰러지는 선수들도 나왔지만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냈다.



한겨레

북한의 최일선이 23일(한국시각)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24 국제축구연맹 U-20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일본 선수들과 공 다툼을 하고 있다. 보고타/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은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기회에서 골키퍼까지 가세한 총공세를 폈지만, 북한의 수문장 채은경이 강한 집중력으로 골문을 지키면서 승리를 밀봉했다.



이날의 영웅 최일선은 경기 뒤 방송 인터뷰에서 “나를 낳아 키워주고 빛내어 준 사랑하는 어머니 조국과 부모·형제들에게 우승의 보고, 승리의 보고를 드린다 생각하니 정말 기쁨을 금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17살 최일선은 2년 뒤 폴란드에서 열리는 20살 여자월드컵에 또 출전할 수 있다. 북한의 어린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경험을 축적했다.



한겨레

북한 선수단이 23일(한국시각)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2024 국제축구연맹 U-20 여자월드컵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한 뒤 얼싸안고 있다. 보고타/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을 최강의 팀으로 조련한 리성호 감독은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자기 자신을 굳게 믿고 팀이 한 덩어리가 돼서 마지막까지 잘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우리 여자축구선수들을 사랑해주시고 여기까지 내세워주셔 우승의 월계관을 쓰게 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충성의 보고를 하루라도 빨리 올리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