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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네가 뛰면 나도 뛰지…두산의 ‘50도루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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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두산은 넓은 잠실구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동력 있는 야구를 펼친다. 정수빈(사진)과 조수행(아래 사진)이 그 선봉에 서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한 팀에서 두 명의 선수가 50도루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건 처음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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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50도루 듀오’가 탄생했다. 두산 베어스의 정수빈(34)과 조수행(31)이 그 주인공이다.

정수빈은 지난 23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데뷔 16년 만에 처음으로 시즌 50도루 고지를 밟았다. 지난 시즌 도루 39개로 도루왕을 차지했던 그는 이날 2회와 5회 각각 2루를 훔쳐 올 시즌 50·51호 도루를 잇달아 해냈다.

이에 앞서 조수행은 24일까지 도루 64개를 기록해 압도적인 1위로 치고 나갔다. 정수빈까지 그 뒤를 이어 50도루 고지에 오르면서 두산은 KBO리그 43년 역사상 최초로 단일팀 동반 50도루 기록을 작성하게 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누상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인 정수빈과 조수행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역대 최초의 동반 50도루 기록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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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넓은 잠실구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동력 있는 야구를 펼친다. 정수빈(위 사진)과 조수행(사진)이 그 선봉에 서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한 팀에서 두 명의 선수가 50도루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건 처음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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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는 한 팀에서 두 타자 또는 세 타자가 나란히 40도루를 달성한 게 역대 최다 기록이었다. 1997년 두산의 전신인 OB 소속이던 정수근(50개)과 김민호(46개)가 최초로 이 기록을 세웠다. 이어 18년 만인 2015년 NC 다이노스의 박민우(46개)·김종호(41개)·에릭 테임즈(40개) 트리오가 최초로 단일 팀 세 타자 40도루 고지를 밟았다.

그 후 9년 만인 올해 정수빈과 조수행이 동반 50도루를 해내는 새 역사를 쓰면서 이들을 뛰어넘었다. 조수행은 특히 올 시즌 도루왕을 사실상 예약했다. 팀 선배인 정수빈에게 왕좌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도루왕 타이틀은 일부 발 빠른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차지하는 자리로 여겨졌다. 도루왕 타이틀을 2년 이상 연속 거머쥔 선수도 김일권(1982~1984년, 1989~1990년)·이순철(1991~1992년)·이종범(1996~1997년)·정수근(1998~2001년)·이대형(2007~2010년)·박해민(2015~2018년) 등 6명이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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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左), 조수행(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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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같은 팀 소속의 다른 선수가 연속으로 도루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2002년의 김종국과 2003년의 이종범(당시 KIA 타이거즈), 2014년의 김상수와 2015년의 박해민(당시 삼성 라이온즈)이 전부다. 올해 조수행이 정수빈과 도루왕 바통 터치를 하면 역대 세 번째 사례를 남기게 된다. 두산 외야의 두 기둥이 다시 ‘두산표 발야구’를 그라운드에 꽃피우는 모양새다.

정수빈은 “동일 팀 동반 50도루라는 쉽지 않은 기록을 달성해서 기분 좋다. 무엇보다도 ‘역대 최초’의 기록을 우리 두산이 만들어서 뜻깊다”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두산에서 도루왕이 나올 것 같다는 점도 무척 기쁘다”고 했다.

정수빈은 24일 잠실 SSG전에서 시즌 52호 도루를 추가해 황성빈(롯데 자이언츠·51개)을 밀어내고 이 부문 단독 2위가 됐다. 1위 조수행과는 12개 차여서 남은 경기에서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그는 시즌 중에도 틈날 때마다 “조수행과 도루왕 경쟁을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열심히 따라가는 입장”이라고 말해왔다. 정수빈은 “올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매 경기가 중요하다는 걸 선수 모두 알고 있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후배인 조수행 역시 정수빈과 함께 일군 대기록에 뿌듯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는 “역대 최초라는 것도 기분 좋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정수빈 형과 함께 기록을 세워서 더욱 의미가 큰 것 같다”며 “다음 시즌에도 형과 함께 좋은 기록을 많이 만들어내고 싶다”고 했다.

2016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조수행은 9시즌 만인 올해 처음으로 타이틀 홀더 등극을 앞두고 있다. 그는 “정수빈 형이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과 주루에서 정말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며 “전력분석팀과 고토 고지 코치님, 김동한 코치님, 2군에 계신 정진호 코치님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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