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인전’서 승승장구 기대감 높여
달라진 공격적인 기풍도 관전포인트
27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쏘팔코사놀 2024 레전드리그’(우승상금 3,000만 원)에 수소도시 완주팀 소속으로 출전한 이창호(왼쪽) 9단이 의정부 행복특별시팀 주장인 유창혁 9단에게 승리한 직후, 복기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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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둑계 ‘살아있는 전설’인 이창호(49·9월 랭킹 81위) 9단이 통산 1,900승을 달성했다. 1,900승 돌파는 K바둑 황제인 조훈현(71) 9단에 이어진 두 번째 대기록이다.
27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쏘팔코사놀 2024 레전드리그’(우승상금 3,000만 원)에 수소도시 완주팀 소속으로 출전한 이 9단은 의정부 행복특별시팀 주장인 유창혁(58·69위) 9단에게 예상 밖의 공격적인 기풍을 선보이면서 132수 만에 완승했다. 이날 대국은 의외의 단명국으로 조기 종료됐다. 정확한 수읽기를 동반한 이 9단의 전투력에 유 9단의 좌하귀 대마가 몰살, 급격하게 기울어지면서다. 바둑TV에서 이 대국을 해설한 김만수 8단은 “이창호 9단이 안정적인 기풍을 보여줬던 예전과는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이라며 이 9단의 변화된 반상(盤上)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승리에 힘입어 이 9단의 통산 전적은 2,695전 1,900승 1무 794패(승률 70.52%)로, 1,900승대에 진입했다. 현재 국내 바둑계의 통산 최다승 보유자는 조 9단(2,816전 1,963승 9무 844패, 승률 69.93%)이다. 다만 1,900승 고지 점령까지 조 9단이 입단 이후 반세기 만에 오른 반면 1986년 8월에 입단한 이 9단은 38년 2개월 만에 달성했단 측면에선 속도의 차이는 있다.
이 9단의 1,900승엔 '넘사벽' 기록도 즐비하다. 1992년 만 16세 6개월 만에 세운 최연소 세계 챔피언(제3회 동양증권배 우승) 기록은 32년이 지난 현재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통산 141회 우승 속엔 국내기전 사이클링히트(한 시즌 모든 대회 우승)와 세계대회 그랜드슬램(모든 세계대회 우승)도 포함됐다.
이창호(왼쪽) 9단은 27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쏘팔코사놀 2024 레전드리그’(우승상금 3,000만 원)에 수소도시 완주팀 소속으로 출전, 의정부 행복특별시팀 주장인 유창혁 9단에게 승리하면서 통산 1,900승을 달성했다. 한국기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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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록 달성과 더불어 이 9단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 최고 권위의 프로바둑 기전인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우승상금 7,000만 원)에선 ‘회춘’을 연상케 할 정도다.
실제 ‘제47기 명인전’ 예선 결승에선 안정기(27·23위) 9단을 꺾고 본선에 합류한 이 9단은 최근 상승세인 김정현(33·11위) 9단도 제압, 승자조 8강에 안착했다. 8강전에선 세계랭킹 1위인 신진서(24) 9단에게 치열한 접전 끝에 초유의 무승부(3패빅)까지 연출, 재대국을 벌였지만 아쉽게도 체력적인 열세 등으로 패했다. 패자조로 밀려난 상황에서도 이 9단은 3개의 명인전 우승컵을 소유한 베테랑 박영훈(39·22위) 9단에게 승리, 여전히 ‘제47기 명인전’에선 생존한 상태다. 이 9단은 명인전에서만 총 13번의 최다 우승을 차지했다.
허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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