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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만에 멈춰선 추추 트레인… SSG 추신수, 눈물의 작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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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참으며 마지막 인사를 하는 SSG 랜더스 추신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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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추 트레인'이 멈췄다. 추신수(42·SSG 랜더스)가 인천 팬들 앞에서 눈물의 고별전을 치렀다.

추신수는 3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정규시즌 최종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8회 말 하재훈의 대타로 타석에 섰다. 그의 눈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흐를 듯 했다. 관중석에 자리한 추신수의 아내 하원미씨와 딸 소희양은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추신수는 헬멧을 벗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했다.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그의 응원가를 불렀다. 추신수는 3구째를 때렸으나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팬들도 기립박수를 보냈고, SSG 선수단은 일렬로 서 하이파이브를 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추신수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추신수는 관중석을 향해 다시 한 번 인사를 건넨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추신수는 경기 뒤 "(메이저리그)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마지막 경기에 나섰을 때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져 아쉬웠다. 관중들의 응원을 받으며 마지막 타격을 하는 이런 상황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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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타석에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SSG 랜더스 추신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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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갑자기 후배들이 더그아웃 앞으로 나와서 깜짝 놀랐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하다가 온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줬고,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동기를 줬다. 참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를 앞두고 아내와 통화했는데, 울었다. 미국 생활을 할 때 아내와 자녀들이 많이 고생했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2001년 미국으로 떠난 추신수는 타자로 전향해 2005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후 한국인 메이저리거로서 수많은 발자취를 남겼다. 한국인 야수 최초로 올스타전에 나섰고, 오타니 쇼헤이가 깨기 전까지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힛 포더 사이클을 기록했고, 20홈런-20도루를 세 차례나 작성했다. 2020년까지 1652경기에 나서 타율 0.275(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올렸다. 모두 한국인 최고 기록이다.

추신수는 2021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SSG 창단 멤버로 합류했다. 전성기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여전한 출루 능력을 뽐냈다. 한국에서 통산 4시즌을 뛰면서 타율 0.263, 54홈런 205타점 51도루 OPS(장타율+출루율) 0.812를 기록했다.

2021년엔 최고령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고, KBO 최고령 타자 출장·안타·타점·홈런 기록도 세웠다. "한국 야구를 경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승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던 그는 2022시즌 생애 첫 우승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하지만 고질적인 어깨 통증이 심해졌고, 지난 겨울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즌 내내 부상으로 힘들어했던 추신수는 지난달 10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엔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이숭용 감독은 "어깨 통증이 심하다. 하지만 어떻게든 추신수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다. 때마침 우천 취소로 순연된 최종전이 안방에서 열렸고, 이숭용 감독은 추신수를 대타로 기용해 약속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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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간의 프로 생활을 끝마치는 마지막 타석에 선 추신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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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5위 결정전 성사 여부가 걸린 중요한 경기였다. 추신수는 "경기가 접전 양상을 보이면 출전을 안 하려고 했다. 기회를 준 이숭용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홈런 2개를 쳐서 점수 차를 벌린 최정에게 참 고맙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하지만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5위 결정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날 경기가 끝장 승부이기 때문에 막판 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숭용 SSG 감독은 "추신수 타격 연습을 지켜보니 너무 감이 좋다. 본인은 다른 선수를 쓰라고 했지만,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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