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9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요르단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요르단 기자의 다소 도발적인 질문에 담담히 답변했다. 질문의 내용은 한국 축구 감독 선임과정에 대한 부패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오후 요르단 암만 국제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3차전을 치렀다.

요르단은 지난 2월 7일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한국에 0-2로 패배를 안긴 팀으로, 한국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B조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경기 전날인 9일, 암만 메리어트 호텔에서는 양 팀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홍명보 감독과 부주장 이재성이 참석했으며, 약 20명의 요르단 기자들이 참석하여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기자들은 손흥민의 공백이나 한국과 요르단의 상대 전적 등 경기와 관련된 질문을 쏟아냈고, 그 과정에서 요르단 국영TV 방송국(JRTV)의 기자가 예기치 않은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은 최근 홍명보 감독의 선임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된 부패 문제에 대한 것이었다.

“한국 축구에 ‘부패’가 있다는데 홍명보 감독의 입장을 말해달라”는 질문이 던져지자, 기자회견장 분위기는 순간적으로 긴장감이 돌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지만, 홍 감독은 침착하게 대처했다. 통역을 통해 질문의 내용을 전달받은 홍 감독은 “그건 경기 외적인 부분”이라고 언급하며,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다. 나는 감독으로서 내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이후 요르단 기자들은 손흥민의 부재에 대한 질문도 이어갔다. 손흥민은 현재 부상으로 인해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축구를 하다 보면 모든 환경이 좋은 상태에서 할 수 없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극복해 나가야 월드컵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빈자리는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대신하고 있으며, 부주장인 이재성(마인츠)은 손흥민과 동갑내기로 팀의 맏형 역할을 맡고 있다. 대표팀의 무게 중심이 조금 뒤로 옮겨가면서, 승리의 열쇠는 정승현(알와슬) 등 김민재의 센터백 파트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기는 한국이 조 선두에 오르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중요한 경기이다. 현재 한국은 1승 1무, 3골로 조 2위에 위치해 있으며, 조 1위 요르단(1승 1무, 4골)을 꺾어야 조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 한국은 올해 초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요르단과 두 차례 만나 1무 1패를 기록한 바 있어, 이번 경기에서의 승리는 더욱 간절하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