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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1 (월)

"집 나갔던 샷감이 돌아왔다" 日시즌 첫 30대 우승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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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노부타그룹 마스터스 GC 레이디스 정상에 오른 이민영이 우승컵을 들고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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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신장암을 극복한 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챔피언에 등극해 인간 승리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던 이민영(33)이 다시 한번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20일 막을 내린 노부타그룹 마스터스 GC 레이디스에서 JLPGA 투어 올 시즌 첫 30대 우승자가 됐다. 베테랑 선수들의 희망이 된 이민영의 우승을 일본 언론도 앞다퉈 조명했다.

2022년 8월 훗카이도 메이지 컵 이후 2년2개월 만에 JLPGA 투어 통산 7승째를 올린 이민영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매일경제와 인터뷰한 이민영은 "지난 2년2개월간의 노력이 쌓여 이번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 더 나은 골프를 하기 위해 1년 365일 중 365일을 골프에 빠져 살았다. 33세가 된 지금도 내 실력이 아직 통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우승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10살 가까이 차이 나는 어린 선수들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서다. 올 시즌 JLPGA 투어에서는 다케다 리오, 야마시타 미유(이상 일본) 등 20대 초반 선수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33세는 사회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초년생에 불과하다. 그러나 여자 프로골퍼들에게는 다르다. 20대 초·중반에 대부분 전성기를 맞이한 뒤 20대 후반부터 경기력이 떨어지는 만큼 30대 초반에 대부분 은퇴를 결정한다.

이민영은 "JLPGA 투어에는 공을 멀리 똑바로 치면서 숏게임까지 잘하는 실력 있는 어린 선수가 많다. 그들의 능력이 부럽기도 했지만 따라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했다. 이번 우승으로 내 또래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민영은 이번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페이드를 다시 구사하게 된 것을 꼽았다. 샷 난조로 지난 6월 어스 몬다민 컵 이후 톱10에 들지 못했던 이민영의 구질은 페이드에서 드로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민영에게 포기란 없었다. 이를 악물고 연습에 매진한 이민영은 노부타그룹 마스터스 GC 레이디스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페이드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이민영은 "어느 날 갑자기 스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느낌을 잃어버려 한동안 힘들었다. 임팩트 순간 상체를 열어주고 10g 가벼운 샤프트로 교체하면서 연습했는데 지난주 집 나갔던 샷감이 돌아왔다. 앞으로도 내가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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